올림픽 이후 고전한 LG 마무리 고우석

올림픽 이후 고전한 LG 마무리 고우석 ⓒ LG 트윈스


8월 17일~19일간 펼쳐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3연전은 올시즌 정규리그 1위를 다투고 있는 두 팀이 만났기 때문에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매치업이었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고도 표현될 만큼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됐는데 양 팀은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일진일퇴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이번 3연전 승부에서 위닝시리즈를 따내지 못해 아쉬운 것은 2위인 LG였다. 3연전 첫 경기인 지난 17일, LG는 에이스 수아레즈의 호투와 주장 김현수의 선제 홈런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직전 시리즈에서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인 kt 역시 강백호와 호잉의 적시타로 추격했지만 LG는 7회초 오지환의 투런 홈런 등을 보태며 5-3 앞선 상황에서 9회말 수비에 나섰다.

마지막 순간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선 것은 역시 마무리 고우석이었다. LG 벤치는 선두 다툼에 중요한 7연전 일정의 첫 경기이자, 1위 경쟁팀인 kt를 상대로 마무리 고우석이 완벽하게 승리를 지키는 그림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고우석은 첫 타자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심우준과 송민섭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에 장타력이 있는 강타자인 황재균과 강백호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세이브를 눈 앞에 뒀다.

하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다음 타자 호잉에게 빗맞은 중견수 쪽 타구를 허용했고, 중견수 홍창기가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이 글러브에 맞고 튕겨나가 2아웃 이후 스타트를 끊었던 2루주자와 1루주자까지 모두 홈을 밟아 동점이 되고 말았다.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의 블론세이브로 인해 LG는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LG가 이 경기를 잡아냈다면 선두 kt에 반 게임차로 추격할 수 있었다.
 
 LG 고우석 주요 투구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고우석 주요 투구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17일 승리를 지키지 못하며 치명적인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고우석이지만, 당시 구위에 문제는 없었다. 실제로 그가 동점을 허용하는 과정에서는 한 번도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할 때 배정대가 때려낸 우익수 뜬공이 가장 잘 맞은 타구일 정도였다.

결국 고우석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볼넷이 문제였다. 더구나 볼넷을 허용한 상대 타자인 심우준과 송민섭은 크게 장타력이 돋보이는 타자는 아니다. 구위가 좋은 고우석이기 때문에, 힘으로 우직하게 밀어 붙였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고우석에게 악몽으로 남은 도쿄 올림픽에서도 구위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준결승인 일본전에서 더블 플레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베이스 커버를 제대로 하지 못해 패배의 단초를 제공하고 말았다. 고우석은 KBO 마무리 투수 중 구속과 구위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긴장감이 고조된 승부처에서 스스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즌 20세이브째를 기록한 고우석

시즌 20세이브째를 기록한 고우석 ⓒ LG 트윈스

 
하지만 블론세이브 이후 다시 만난 19일 kt와의 경기에서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살얼음판 같은 1-0 리드에서 9회말 등판한 고우석은 최고 154km/h의 패스트볼을 자신감있게 뿌리며 오윤석, 박경수, 허도환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한점차 승리를 지켰다. 지난 6월 무실점 세이브 행진을 펼치며 리그 타자들을 압도하던 모습을 되찾았다.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노리는 LG로서는 마무리 고우석의 안정감있는 활약이 필수적이다. 이번 kt와의 3연전처럼 상위권 팀과의 매치업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압감이 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상황이 많을 것이다. 올림픽 악몽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고우석이 향후 좀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이며 LG의 선두 탈환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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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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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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