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통증을 털고 돌아온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복귀전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기준)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네 번째 투수로 불펜 등판, 2.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사구만 2개를 내주면서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빅리그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등판한 것은 지난해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이후 1년 1개월 만이었다.

복귀 과정에 있어서 마이크 쉴트 감독은 여러 팀 사정을 고려해서 김광현의 보직을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위력을 뽐내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디트로이트 상대로 무실점투 펼친 '불펜투수' 김광현

지난 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던 김광현은 팔꿈치 염증으로 인해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다행히 주사 치료 등 재활에 집중하면서 공백이 그렇게 길어지지 않았고, 지난 20일 트리플A 경기에 등판하면서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김광현은 총 2이닝을 소화했고, 34구를 던지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솔로포 두 방을 얻어 맞으면서 실점을 기록하긴 했으나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고, 세인트루이스는 23일 피츠버그전을 앞두고 김광현을 26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25일 디트로이트전에서 팀이 0-4로 끌려가던 6회 초, 김광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그레이슨 그라이너, 데릭 힐, 빅터 레이예스 세 명의 타자를 차례로 범타 처리하면서 산뜻하게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7회 초에도 등판해 아킬 바두, 조나단 스쿱, 로비 그로스먼을 모두 땅볼로 잡아내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8회 초 투구 내용이 조금 아쉬웠다. 선두타자 미겔 카브레라를 볼넷으로 내보낸 이후 하이머 칸델라리오와 해롤드 카스트로와의 승부에서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솎아냈지만, 그레이슨 그라이너에게 다시 한 번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자 세인트루이스 벤치가 움직였고, 김광현은 T.J. 맥파랜드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다. 2사 1, 2루에서 등판한 맥파랜드는 데릭 힐을 1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승계주자가 홈을 밟지 않았다. 덕분에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3.36에서 3.27로 소폭 낮아졌다.

선발진에서 밀려났지만...그래도 팀은 김광현이 필요하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은 포화 상태에 가깝다. 베테랑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김광현이 빠진 가운데서 부상으로 이탈했던 잭 플래허티와 마일스 마이콜라스, 두 명의 주축 선발 투수가 돌아왔다.

여기에 지난 달 31일 트레이드를 통해 J.A. 햅, 존 레스터를 품으면서 선발 자원을 보강했다. 누군가 한 명이 빠지더라도 선발진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됐고, 2주 만에 돌아온 김광현에게 무조건 선발 한 자리가 주어질 상황이 아니었다.

선발진에서 힘을 보태고 싶었던 김광현의 바람과 달리 마이크 쉴트 감독은 우선 김광현에게 불펜 롱릴리프 역할을 맡겼다. 부상 이후 첫 경기서 2.2이닝이나 소화할 만큼 보직이 바뀌긴 했어도 팀 전력에서 김광현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부상과 부진 등을 이유로 선발진에서 이탈하는 투수가 발생할 경우 선발 경력이 있는 김광현에게 다시 선발진 진입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로선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세인트루이스와 2년간 최대 1100만 달러 규모(보장 금액 800만 달러, 인센티브 3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던 김광현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한다. 팀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남은 시즌 활약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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