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도쿄 신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개막식을 시작으로 도쿄에서의 새로운 열전이 시작되었다.

이번 패럴림픽 개막식은 '우리에게 날개가 있다'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 '파라 에어포트'를 주요한 콘셉트로 삼은 이번 개회식은 지상파 방송 3사의 생중계로 전파를 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연출과 구성으로 혹평에 휩싸였던 지난 도쿄 올림픽 개막식보다 나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패럴림픽의 취지에 맞는 명확한 주제, 공항을 바탕으로 만들어 낸 축제 분위기로 올림픽 개막식보다 더욱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패럴림픽 '관심'의 바람 불러일으킨 개막식

2020 도쿄 패럴림픽 개막식의 주제는 "우리에게 날개가 있다"(We Have Wings)다. 개최의 시작을 알린 것은 바람이었다. 공항 직원으로 분한 연기자들이 일본 전통 태엽공예 인형인 카라쿠리(カラクリ)콘셉트로 공연을 했다.

선수 입장에서도 명확한 메세지가 없었던 올림픽과는 달리, 패럴림픽에서는 공항의 전광판을 활용해 통일성을 보여줬다. 신국립 경기장의 전광판에는 각 나라에서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 4천여 명의 이름이 영문으로 흘러나왔고, 탈레반의 국가 장악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된 아프가니스탄 국기도 입장했다. 

한 쪽 날개만 있는 꼬마 비행기가 하늘 위로 날아오르는 공연은 "우리에게 날개가 있다"는 패럴림픽 주제를 상기하게 했다. '파라 에어포트'에서 잘 날아오르는 다른 비행기와는 달리 용기가 없어 날지 못하는 꼬마 비행기이지만, 길쭉한 비행기, 날개가 작은 비행기, 한 쪽 바퀴가 없는 비행기 등 다른 비행기들이 용기를 복돋아주고, '수화도수도' 병풍을 두른 트럭 역시 꼬마 비행기가 하늘 위로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내용이었다.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IPC), 국제장애연합(IDA)이 마련한 섹션이었던 "#WeThe15" 캠페인도 충분한 관심을 이끌기 충분했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장애가 동정의 대상이 아닌 평범한 우리의 일상 중 하나임을 알렸다. 전세계 인구 중 15%에 달하는 사람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상기시켰다.

'세계인의 축제'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던 올림픽 당시의 개막식보다 더욱 나았던 패럴림픽 개막식이었다. 실제로 개막식 시청률은 방송 3사를 합쳐 5.7%를 기록하는 등, 올림픽 이후 꺼지지 않은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투영됐다.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보다 낫네"

'올림픽보다 패럴림픽이 낫다'는 반응은 일본 내에서도 나왔다. 24일 <마이니치 신문>은 패럴림픽 개막 직후 "SNS를 통해 패럴림픽의 개회식에 대해서 호의적인 평가를 많이 볼 수 있었다"면서 트위터 사용자들이 남긴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한 이용자는 "올림픽 폐회식 때의 정신없었던 잔상이 아직 남아있어서 패럴림픽 개회식 연출이 굉장히 통일감 있어 좋다"는 의견을 남겼다. 올림픽 개막식 당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13분에 달하는 연설에 비해 앤드류 파슨스 IPC 위원장이 남긴 6분 가량의 연설이 더욱 좋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닛칸 스포츠>는 24일 패럴림픽 개막식 당시 트위터에는 '올림픽보다 나은'이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고 소개했고, <주니치 스포츠>도 SNS에 "올림픽 개막식보다 패럴림픽 개막식이 더욱 구성이 좋다", "올림픽 개막식이 재미없었던 것은 주제 선정이 컸기 때문"이라고 반응을 소개했다. 

다만 '올림픽 개막식에 대한 반사 효과'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비지니스 저널> 지에는 익명의 광고대행사 관계자의 "일본 엔터테인먼트에서의 발상 부족이 세계에 노출된 것은 올림픽과 똑같다"면서, "퍼포먼스 시간이 짧았고, 올림픽 개막식의 평이 워낙 나빴기 때문에 '올림픽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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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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