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KBO리그는 일부 선수들이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음주 행위를 하면서 코로나19에 걸려 1주 일찍 마감하게 됐다. 이 여파로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재개된 KBO리그는 연장전까지 한시적으로 생략하면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여러 팀의 선수들이 이와 관련되어 징계를 받았고, 각 팀들은 징계 선수들을 제외한 채 후반기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일과 관련되어 가장 많은 선수들이 연루되었던 NC 다이노스도 구단 자체 징계를 발표했다.

NC는 8월 30일 구단 징계위원회를 개최했고, 지난 7월 5일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불필요한 사적 모임을 열어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4명의 선수에 대한 자체 징계를 발표했다. 이미 황순현 전 대표이사가 구단 대표이사에서 사퇴했고,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김종문 단장과 배석현 본부장도 사퇴하게 됐다.

선수 4명에 대한 추가 징계... 이동욱 감독도 10경기 징계

이들 4명에 대해서는 이미 KBO 상벌위원회에서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각각 7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NC 구단에 대해서는 선수단 관리 소홀로 인한 리그 중단을 초래하여 리그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판단으로 KBO 규약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로 제재금 1억 원을 부과했다.

KBO리그 정규 시즌의 절반에 해당하는 중징계였으나 구단에서도 자체 징계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이에 대하여 NC 구단이 1개월 반 동안 징계위원회를 준비했고, 이에 대한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사적 모임에 참여했던 권희동, 박민우, 이명기 3명의 선수는 25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가 추가됐다. 이미 KBO 상벌위원회의 징계만으로 4명의 선수는 올해 정규 시즌 후반기를 뛸 수 없는 상태이며, 내년 시즌의 첫 2경기도 출전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여기에 25경기 출장 정지가 추가되면서 내년 개막 후 첫 달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선배로서 사적 모임을 주도했던 베테랑 박석민에게는 더 무거운 징계가 추가됐다. 박석민에게는 50경기 출장 정지가 추가되면서 내년 개막 후 적어도 한 달 반을 출전할 수 없다. 징계가 해제된 이후에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5월까지 정상적으로 시즌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감독에게도 징계를 부과했다. 선수단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어 10경기 출장 정지에 벌금 500만원을 부과한 것이다. 이동욱 감독에 대한 벌금은 코로나19 지역 방역당국에 기부할 예정이며 징계는 8월 31일 경기부터 적용된다. 이동욱 감독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경기는 강인권 수석코치가 임시로 지휘를 맡는다.

구단 대표이사에 이어 김종문 단장과 배석현 본부장도 사퇴

NC는 이미 지난 달에 황순현 전 대표이사가 구단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이번 징계위원회 개최와 더불어 김종문 단장과 배석현 본부장도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했다. 구단에서는 김종문 단장과 배석현 본부장에 대한 사퇴를 수리했음을 알렸다.

NC는 지난 달 KBO 상벌위원회에서 엄중한 징계를 내렸고, 선수들은 자택에서 대기하며 반성하고 자숙 중임을 알렸다. 그러나 선수 계약서에 있는 의무와 선수단 내규 위반, 사회적 물의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구단 징계위원회를 통하여 자체 징계를 추가했음을 설명했다.

NC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국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하여 야구 팬들과 리그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를 했다. 이후 KBO 클린 베이스볼에 대한 적극 실천과 팬들로부터 사랑 받는 구단이 될 수 있도록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이 합심하여 노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사실 NC는 경찰 조사의 결과에 따라 자체 징계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의 조사가 예상보다 늦게 진행되면서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기에 구단이 먼저 징계를 부과하게 됐다. 남은 시즌과 다음 시즌에 대한 구상에 있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경찰 조사를 기다리면서 자체 조사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소명할 기회를 줬다. 다만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 구단이 선수와 접촉하진 않았다. 이후 8월 중반에 자체 조사와 소명의 기회를 줬고 30일 징계위원회를 열기 전에도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징계를 발표한 것이다.

징계 선수 없이 치르는 후반기, NC의 운명은?

황순현 전 대표이사와 김종문 단장 그리고 배석현 본부장까지 사퇴하는 것으로 봤을 때 팀의 프런트부터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전 선수 4명이 한꺼번에 징계로 빠졌기 때문에 NC의 입장에서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중심 타자 4명이 징계로 이탈했는데도 불구하고 NC는 8월에 추락하지 않았다. 8월 팀타율 0.275, 장타율 0.411. OPS 0.770로 각각 리그 1위를 기록했다. 팀 홈런에서도 12개로 리그 2위를 기록하는 등 NC는 시즌 43승 4무 42패(0.506)를 기록하며 리그 5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징계로 4명의 선수가 빠졌으나 그 빈 자리를 채우는 선수가 있었기에 NC가 추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주장 양의지는 8월 타율 0.425에 OPS 1.125를 기록하며 올림픽에서의 부진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팔꿈치 부상 여파로 포수 수비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이 여파로 올림픽에서 부진했으나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면서 타격 지표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민우의 징계 이탈로 최정원이 주전 2루수가 되었는데, 최정원은 8월 타율 0.385에 OPS 0.878로 활약하며 박민우의 공백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했다. 강진성의 8월 타율 0.359에 OPS 0.995도 인상적인 활약이었고, 나성범은 통산 200홈런을 돌파했다.

투수 쪽에서는 구창모가 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이탈하게 되었으나 그 이외에는 징계로 이탈한 선수가 없어서 전력을 보존했다. 원종현이 부진하게 되면서 마무리투수의 역할은 이용찬에게 넘어갔다.

사실 권희동과 이명기는 햄스트링 부상, 박민우는 교통사고 등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이 있었다. 박석민도 재계약 후 182경기에서 24홈런 104타점에 타율 0.290 OPS 0.883에 그쳤다. 사실상 4명의 선수 모두 팀에 그렇게 큰 보탬이 되진 못했던 상황이었다. 특히 박석민은 2+1년의 계약 중 2번째 시즌이었는데, 징계로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옵션 실행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재까지 NC는 4명의 징계 이탈로 분위기가 잠시 흔들렸지만 경기력 자체가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물론 순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올해 최종 성적은 어떻게 마무리될지 알 수 없다. 팀이 창단한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2021년 NC가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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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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