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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학교 등교 방법, 시간표, 시정표가 바뀐다. 안 그래도 적응이 어려운데 잦은 변화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적응을 더 힘들게 하는 요소다. 1학년 아이들이 하루 중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다.

1. 선생님, 지금 무슨 시간이에요?
2. 지금 몇 시예요?

그것도 그럴 것이 교실에는 아날로그시계가 달려 있긴 하나 1학년 아이들은 아직 시계 배우는 법을 배우지 않았다. 시계 보는 법은 수학 1학년 2학기 5단원에 나온다. 1학년 말 정도 시계 읽기를 배우는 것이다. 재구성을 하여 먼저 배우면 모르겠으나, 교과서 순서대로 가르친다면 1학년 아이들이 시계를 못 보는 것은 당연하다.

교과서 5단원 내용을 보면 1학년 때는 몇 시, 몇 시 30분만 배운다. 1학년에게 분침의 이동에 따라 시침이 움직이는 것도 어렵고, 띄어 세기를 해야 분침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침의 이동에 따라 시침이 이동하여 시각을 읽기가 쉽지 않다. 분침을 읽기 위해서는 띄어세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우리반 기존 벽시계 분침의 이동에 따라 시침이 이동하여 시각을 읽기가 쉽지 않다. 분침을 읽기 위해서는 띄어세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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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시계는 그래도 친절한 편이어서 분을 나타내는 수 옆에 5분, 10분이 표시되어 있지만, 그래도 많은 아이들이 시계를 읽지 못한다. 미리 선행학습을 하거나, 구구단 5단이 익숙하거나, 집에서 연습한 몇 아이들을 빼고는 교실에 있는 시계는 아이들에게 장식에 불과하다.

학기 초부터 학교에 1학년 교실에는 전자시계를 사달라고 했지만, 미리 계획된 것이 아니고 학교 기본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도 줄어 지금은 살 수 없고 2022년도 2월에 경비가 남아 있다면 내년도 1학년을 위해 구입해 준다고 하였다.
 
아날로그 시계보다 전자시계가 아이들이 시각을 읽기에 쉽다.
▲ 새로 구입한 전자시계 아날로그 시계보다 전자시계가 아이들이 시각을 읽기에 쉽다.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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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에게 학급 용품, 학급 행사비로 사용할 수 있는 학급 운영 경비가 있어 전자시계 구입을 하고자 기안을 올렸더니 학급 운영비에서 전자시계는 구입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시계'는 학급에 기본적으로 비치되어 있는 물품이기 때문에 학교 기본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에서 사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면 기본 운영 경비에서 사달라고 했더니 올해는 예산이 줄어서 없다며 올해는 어쨌든 학급 운영비에서 사라고 하여 결국 전자시계를 구매하게 되었다.

학급운영비 예산도 적게 남아 있어 적은 예산 안에서, 그래도 아이들이 보기 적당한 시계를 구매하여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두었더니 아이들이 더 이상 지금이 몇 시인지 질문하지 않았다. 대신 시계를 읽고 그 시각에 맞게 스스로 다음 시간을 준비하였다. 단지 시계를 바꿨을 뿐인데 아이들 생활은 꽤 많이 변한 것이다.
 
불빛이 들어 온 곳을 읽으면 되는 시계로 아이들이 시각을 알기에 좋다.
▲ 옆반 선생님이 3D프린터와 아두이노로 제작한 시계 불빛이 들어 온 곳을 읽으면 되는 시계로 아이들이 시각을 알기에 좋다.
ⓒ 오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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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반 시계를 봤더니 옆반은 선생님께서 3D프린터와 아두이노(간단한 디지털 장치를 만들기 위한 도구)로 시계를 직접 만드셨다. 한글을 읽을 줄 알면 불이 들어오는 곳을 읽으면 시각을 알 수 있다.

내년도에는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는 물품으로 전국 1학년 교실에 전자시계를 설치했으면 좋겠다. 1학년 아이들에게 시간 읽을 권리를!

태그:#교실 시계, #1학년 교실, #전자시계, #시각 읽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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