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보치아 강국 대한민국 4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페어(BC3) 결승 대한민국 정호원, 김한수, 최예진과 일본의 가와모토 게이스케, 다카하시 가즈키, 다나카 게이코의 경기.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대한민국 정호원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 [패럴림픽] 보치아 강국 대한민국 4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페어(BC3) 결승 대한민국 정호원, 김한수, 최예진과 일본의 가와모토 게이스케, 다카하시 가즈키, 다나카 게이코의 경기.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한 대한민국 정호원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 정호원, 최예진 그리고 김한수가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세계에 길이 남을 역사의 한 장면을 써냈다.

4일 도쿄 어리아케 체조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BC3 페어 결승전에 출전한 정호원, 최예진 그리고 김한수는 일본에 5-4의 스코어로 연장전 끝에 승리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2016 리우 패럴림픽의 같은 종목에서 '홈 팀' 브라질을 상대로 은메달을 땄던 아쉬움을 씻었다.

'패럴림픽의 양궁'이라 불리는 보치아 종목 역시 길이 남을 대기록을 이었다. 보치아는 서울에서 열렸던 1988년 하계 패럴림픽 이후 리우까지 8번의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던 상황. 한국 대표팀이 이번 패럴림픽에서도 금 사냥에 성공하며 아홉 번의 대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선취점, 하지만 찾아온 위기

홈통을 활용해 표적구에 가깝게 공을 굴리는 보치아의 BC3등급. 2일부터 펼쳐진 페어 예선에서 영국, 태국 등을 누르고 조 2위로 4강 레이스에 진출한 대표팀 선수들은 5일 오전 펼쳐진 홍콩과의 준결승전에서 5-2의 스코어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홈 팀 일본.

세 선수들은 5년 전 리우 패럴림픽에서도 같은 종목에 함께 출전했던 바 있었다. 당시 기록은 은메달이었다. 공교롭게도 결승전에서 홈 팀이었던 브라질을 만난 선수들은 5-2의 스코어로 패배하며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5년만에 다시 결승전에 선 선수들은 다시 '홈 팀'을 만나 홈 어드밴티지에 맞서 경기를 펼쳐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첫 엔드. 한국의 선공으로 시작한 1엔드는 정호원 선수의 투구가 빛났다. 이문영 코치와 경기 파트너로 나선 정호원은 1엔드 던진 마지막 공이 한국의 공을 맞고 표적구에 가까이 배치되며 단숨에 석 점을 올리는 데 성공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어진 2엔드에서는 최예진이 해결사 노릇을 했다. 최예진은 표적구 가까이에 여러 공이 몰려있던 상황 5구를 던졌다. 최예진이 던진 공은 표적구에 맞고 그대로 멈춰섰다. 최예진의 좋은 투구가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대한민국은 4-0의 스코어로 리드를 지켰다.

하지만 3엔드가 되자 경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일본이 다량득점의 기회를 잡으며 한국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 한국이 공 하나를 방어 목적으로 쓰는 등 다급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일본의 마지막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며 한 점을 쫓아가는 데 그쳤지만, 아리아케 경기장에 위기가 감돌기에는 충분한 공격이었다.

4엔드에도 표적구를 쥔 일본은 표적구를 경기장 끄트머리에 보내며 공격 기회를 잡았다. 한국 선수들이 공을 가까이 붙이지 못한 사이 일본은 다량 득점에 성공하며 단숨에 점수를 4-4 동점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한국이 리드를 잡았던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 기록 이어갔다
 
[패럴림픽] 도쿄 대회 대한민국 두번째 금메달 4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페어(BC3)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최예진, 정호원, 김한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손으로 투구하기 어려운 사지마비 뇌성마비 장애인을 포함한 사지 마비 장애인이 출전하는 BC3 등급에서는 선수들이 홈통 등의 도구를 사용하며, 경기 파트너의 도움을 받는다. 김한수와 최예진은 어머니가, 정호원은 이문영 코치가 경기 파트너로 나섰다.

▲ [패럴림픽] 도쿄 대회 대한민국 두번째 금메달 4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페어(BC3) 시상식에서 대한민국 최예진, 정호원, 김한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손으로 투구하기 어려운 사지마비 뇌성마비 장애인을 포함한 사지 마비 장애인이 출전하는 BC3 등급에서는 선수들이 홈통 등의 도구를 사용하며, 경기 파트너의 도움을 받는다. 김한수와 최예진은 어머니가, 정호원은 이문영 코치가 경기 파트너로 나섰다. ⓒ 연합뉴스

 
코트 정중앙에서 시작된 타이브레이크는 초반 한국에 불리하게 흘러갔다. 일본이 표적구에 공을 가까이 붙였던 상황. 해결사는 최예진이었다. 최예진이 투구한 공은 표적구 앞에 가까이 붙는 데 성공하며 경기를 한국 쪽으로 끌고 오는 데 성공했다.

일본 역시 공격을 시도하려 했으나 한 번의 공격은 실패, 그리고 두 번째 공격마저도 한국의 공을 타고 넘으면서 역시 실패했다. 이어지는 세 번째 공격에서 일본은 표적구를 노리는 것을 시도했지만 표적구가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여전히 한국이 리드 상황을 지켜냈다.

일본의 마지막 네 번째 공격. 느리게 굴러간 일본의 마지막 공이 표적구 방향으로 가는가 싶더니 한국의 공을 맞고 그대로 힘을 잃었다. 공 한 개가 남아있던 대한민국은 한 번의 투구를 더 하지 않고도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도쿄 패럴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 나온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임광택 감독과 이문영 코치는 정호원 선수를 번쩍 들어올리며 헹가래를 쳤다. 코로나19, 동료 선수의 중도 귀국 등 어려움을 뚫고 출전한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무려 아홉 대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이어간 선수들은 서로를 축하하며 기분 좋게 대회를 마쳤다.

메달 시상식 역시 인상 깊은 장면이 나왔다. 정호원 선수의 경기를 보조했던 이문영 코치, 최예진 선수의 손발이 되어주었던 최예진 선수의 어머니 문우영씨, 그리고 김한수 선수의 경기 파트너가 되어주었던 김한수 선수의 모친 윤추자씨도 세 선수와 함께 메달을 획득한 것. 모두가 기뻐하는 가운데 아리아케 경기장에 애국가가 흘러나오며 선수들은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가 끝나면서, 한국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0개, 그리고 동메달 12개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13일간의 열전에서 감동을 안긴 패럴림픽 선수들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올림픽 못지 않은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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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한일전 금메달 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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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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