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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8월 13일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 장병들이 파병 임무를 위해 부산작전기지에서 해군 장병들의 환송 속에 출항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9년 8월 13일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 장병들이 파병 임무를 위해 부산작전기지에서 해군 장병들의 환송 속에 출항하고 있다.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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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3함대 강감찬함 소속 일병이 선임병들의 구타·폭언·집단 따돌림을 당했으나 가해자와의 분리 등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됐다가 전입 4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 3함대는 함내 관계자들의 신상을 확보하기는커녕 함장·부장 등을 인사조치 없이 청해부대로 보냈다. 주요 수사 대상자들이 아직 제대로 된 조사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어학병으로 해군에 입대한 고(故) 정모 일병은 올 2월 강감찬함에 배속됐다. 전입 열흘 뒤 정 일병은 사고를 당한 부친의 간호를 위해 2주 동안 청원휴가를 받았고, 복귀 후 3월 9일까지 2주간 격리됐다.

센터는 복귀 직후 선임병들의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정 일병이 갑판 근무 중 실수를 하자 선임병 2명이 가슴과 머리를 밀쳐 넘어뜨렸고,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정 일병의 질문에 '뒤져버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센터는 "승조원실에서도 폭행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했다. 선임병들은 또 면전에서 폭언하거나 정 일병이 승조원실에 들어오면 우르르 나가는 등 집단 따돌림도 했다고 센터는 전했다.

센터는 "정 일병은 3월 16일 함장에게 휴대전화 메신저로 선임병들의 폭행·폭언을 신고하고 비밀 유지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함장은 피해자를 선임병들로부터 분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3월 26일에는 배 안에서 자해 시도까지 했지만, 함장은 '가해자들을 불러 사과받는 자리를 갖는 게 어떻겠냐'며 선임병들과 마주 앉게 했다고 한다.

전입 직후 강감찬함 부장으로부터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정 일병은 이런 괴롭힘 속에 구토·과호흡 등 공황장애 증세를 보이며 갑판에서 기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장은 4월 6일에야 정 일병을 하선시켜 민간병원 위탁진료를 보냈고, 정 일병은 6월 8일까지 입원했다. 퇴원 후 휴가를 받아 귀가한 정 일병은 6월 18일 집에서 숨졌다.

함장과 부장 등은 수사나 인사조치 없이 6월 27일 청해부대로 이동했다.

센터는 "군사경찰은 진술 오염의 가능성이 우려됨에도 주요 수사 대상자인 함장과 부장을 '배가 돌아오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며 "유가족에게는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입대 전 자해 시도 등이 식별됐다'는 등 사건과 무관한 내용을 브리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일병은 살기 위해 여러 차례 지휘관에게 'SOS'를 보냈지만, 이들은 정 일병을 방치했다"며 "해군은 즉시 가해자들의 신상을 확보하고 강감찬함 함장·부장을 소환해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해군은 "현재 사망 원인과 유가족이 제기한 병영 부조리 등에 대해 군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해군, #병영 폭력, #강감찬함, #군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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