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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3일 부산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9.13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3일 부산 부전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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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대량 누출 논란에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원전의 과학적 안전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국제신문> 등 지역 일간지 인터뷰와 13일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를 부각하며 현 정부와 각을 세웠다. 환경단체는 "월성1호기에서 방사성 물질 샜다는 것을 보고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며 발끈했다.

부산에서 문재인 정부와 각 세운 최 전 감사원장

13일 오후 부산시의회 기자실을 찾은 최 전 원장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불량식품에 빗댔다. 그는 "원전을 수출하면서 원전이 위험하다. 또 사용후핵연료 처리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짓지 않는 것은 외국에서 보기엔 불량식품을 자신의 아이한테는 안 주면서 너는 사 먹으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라며 "이런 탈원전 정책은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 내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원전 기술의 안전성을 부각했다. 최 전 원장은 "지역 주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안전 문제인데 우리나라 원전 기술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안전성과 기술적인 면에서 최고 수준에 있다" "APR1400은 미국 원자력위원회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라며 원전 업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최 전 원장은 하루 전 <국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대폭 수정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 정부의 탈원전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국민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정해야 한다"라고 비난한 그는 계속 원전 건설과 가동을 시사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추진에 대한 태도는 최근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참여한 '국민 시그널 면접' 때와 달라진 게 없었다. 당시 면접관인 뉴스톱 김준일 대표가 "어디에다가 어떻게 지어서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는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이 SMR을 짓겠다고 하면 끝이냐"라고 질문하자 최 전 원장은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국제신문>도 "SMR이 부울경에 건설되는 것이냐"라고 물었고, 최 전 원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짓겠다고 위치까지 결정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똑같이 대답했다. 그는 "부울경은 지금도 원전이 밀집해 있어 더 하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그가 애매하게 언급한 SMR이 필요한 지역은 '전력 수요가 많은 곳 주변'이었다. 원전의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작은 원자로를 말하는 SMR 또한 안전사고 문제와 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 논란이 만만치 않다.

원전을 동원해 문재인 정부와 차이점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지만, 정작 월성원전의 방사성 물질 누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에 따르면 월성 1호기 부지 내 물과 토양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 검출 사실이 드러났다. 언론보도로 최종 보고서 내용이 알려지자 원자력안전위원회도 10일 자료를 공개했다.

환경단체 측은 최 전 원장의 발언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의 부산에너지정의행동 정수희 활동가는 "최근 월성 핵발전소에서 삼중수소와 감마핵종인 세슘-137 등 방사성 물질이 오랫동안 누출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안전' 등 뻔뻔한 이야기를 어떻게 반복할 수 있는지 이해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는 "핵발전소는 사고와 은폐의 역사로 얼룩져왔다. 월성 핵발전소의 문제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핵발전의 위험성 지적에 귀를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2021년 1월 18일 월성원전 홍보관 앞에서 삼중수소 누출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2021년 1월 18일 월성원전 홍보관 앞에서 삼중수소 누출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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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최재형, #부산 방문, #월성원전, #방사성물질, #탈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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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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