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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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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자국 프랑스로 소환했던 주미 프랑스대사를 미국에 복귀시키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전화 통화를 하고 공동 성명을 통해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10월 말 유럽에서 만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주미 프랑스 대사가 미국으로 돌아가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협의를 심도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미국은 영국, 호주와 인도·태평양에서의 안보 협력과 정보 공유 강화를 목표로 새로운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결성하면서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호주는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으로부터 최대 12척의 디젤 잠수함을 공급받기로 했던 560억 유로(77조 원) 규모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 과정에서 전혀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프랑스는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과 호주에 있는 대사를 자국으로 소환하는 등 전례 없는 초강수를 던졌고,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주 유엔 총회에서의 화상 연설도 취소했다.

골 깊어진 미국-프랑스... "등에 칼 꽂았다" vs. "프랑스의 참여 중요해"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는) 프랑스의 등에 칼을 꽂은 것"이라며 "동맹들로부터 철저히 배신당했다"라고 미국과 호주를 비난했고, 유럽연합(EU)도 회원국인 프랑스를 편들고 나섰다.

미국은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오커스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프랑스를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성명에는 "양국 정상은 프랑스와 유럽 파트너국과의 전략적 관심에 대해 공개적인 협의를 했더라면 유용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프랑스와 유럽의 참여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대서양 및 세계 안보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동맹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더 강력한 유럽 방어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라는 등 프랑스가 주장해온 내용이 상당히 반영됐다.  

앞서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도 "프랑스의 실망을 이해한다"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할 기회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했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로 미국-프랑스 관계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놓고 대립했던 2003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라며 "이례적으로 미국이 실수를 인정한 것은 이번 갈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요제프 보렐 EU 외교정책 담당위원은 "마크롱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처럼 미국과 유럽이 더욱 강한 신뢰를 구축하길 바란다"라며 "나는 우리가 함께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