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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가지, 토마토 등 야채와 채소(자료사진)
 옥수수와 가지, 토마토 등 야채와 채소(자료사진)
ⓒ 박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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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SNAP)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식품 지원 프로그램이다. SNAP은 식품이나 식사 등 현물을 지원하지 않고, 직불카드 형태의 EBT(Electronic Benefit Transfer)카드로 지원금이 지급된다. SNAP 참여자들은 이 카드를 이용하여 식료품점에서 과일과 채소, 빵과 시리얼, 유제품, 육류와 생선, 씨앗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식품과 음료를 구매할 수 있으나 주류, 담배, 비타민, 의약품, 조리 식품 등은 구매가 제한된다.

SNAP 참가자에게는 식품 구매를 위한 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영양교육이 제공된다. 영양교육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며 한정된 예산을 이용해 건강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SNAP 참여자 중 근로 가능한 성인에게 고용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하여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16년 기준으로 SNAP 참가자들의 84%는 빈곤선 이하의 소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수혜자의 64%는 청소년, 노인 그리고 장애가 있는 성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SNAP 참가자들은 지정된 곳에서 지원금을 통해 식품을 구매할 수 있으나 지정된 곳이라는 한계가 접근성을 낮추는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형마트(super stores)의 출현은 지정된 소매점들이 사라지는 결과와 함께 SNAP참가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식품 구매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1994년부터 2015년까지 대형마트 한 개가 입점함에 따라, 평균적으로 반경 5km 이내에 있는 0.25개의 슈퍼마켓, 0.05개의 식료품점, 편의점 등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반경 5km 내에 있는 소매점들에서 사용되던 191,000달러에 달하는 SNAP 지원금이 대형마트로 이전되어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인하여 소매점들이 폐업하지만, 소비자들의 접근성은 감소하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대형마트를 통한 저렴한 상품 구매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서의 구매비용이 3% 저렴하다고 가정했을 때, 2015년 기준 전체 SNAP 수혜자들은 2015년에 1억 860만 달러의 구매력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이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의 SNAP 사용을 증가시켰고, 현재 대형마트에서 사용되는 금액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다.

과거에는 대형마트에서 과일, 채소, 신선육류 등 영양분이 많은 식품을 판매하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슈퍼마켓이나 지역 식품점처럼 건강한 식습관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판매한 것도 영향을 주었다. SNAP 매장에 대한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하여 온라인 구매에서도 SNAP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인하여 주변 소매점이 사라진 경우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한 구매로 접근성 부족을 해결하였다.

지금까지 미국의 SNAP에 대해 알아보며 대형마트의 출현은 주변 소매점들을 사라지게 만드는 위험 요인인 동시에 저소득층의 접근성은 유지하면서 식료품을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한국에서도 대형마트를 지역 상권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저소득층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로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형마트와 주변 소매점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상생'의 관점으로 활발한 정책 운영과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은 SNAP처럼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 제도를 운용하여 생계급여로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SNAP와 다른 점은 지정된 식료품점 없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고 품목 제한 없는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생계급여로서 제한이 있는 지원금보다 유연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혜자에 따라 남용하는 사례도 발생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SNAP에서 영양교육을 제공하는 것과 고용지원을 하는 것처럼 지원금 수혜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힘써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 출처
-최슬기, 2020, 미국 보충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의 구매 식품 제한과 관련 쟁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제사회보장리뷰 2020년 봄 12호, pp.55-69
-김수석, 김상현, 김령임, 국제 농업 정보(2021. 8.) : 미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e-세계농업] 제10호, pp.29-30


태그:#식품, #식료품, #미국, #한국, #저소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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