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가 지난 12화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10% 이상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이어가며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착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은 드라마는 마지막화에서 최고시청률을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닐슨코리아 기준 14.1%).

시즌 2는 다음을 약속했던 시즌 1과는 달리 시즌 3를 기약하지 않은 채 종영되었다. 시즌 1보다 각 회차 간의 연결성이 좀더 두드러졌던 점을 뺀다면 두 시즌은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이대로 시즌이 이어진다면 감동을 줄 수 있겠지만 새로운 재미를 보장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매 화 노래와 연주를 병행하는 것도 주요 출연진에겐 부담도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시즌 2에서 끝나는 것이 또 하나의 유종의 미가 될 수도 있을 터였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포스터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포스터 ⓒ tvN

 
어쩌면 진짜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최종화인 12화는 작정을 한 듯 '독한' 에피소드들로 가득했다. 단장증후군을 가진 승채, 시급히 심장 수술을 해야 하는 척추후측만증 환자 은담과 같은 어린 환자부터 간이식 수술을 앞두고 응급 상황에 빠진 배종섭 환자,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장정길 환자와 74세 노인 환자까지, 그 어떤 경우도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에 반해 사랑에 빠진 슬의들의 모습엔 행복이 가득했다. 제대로 콩깍지가 쓰인 익준(조정석 분)과 송화(전미도 분)의 달달한 모습부터 헤어지기 싫은 석형(양대명 분)과 민하(안은진 분)의 진한 키스에 겨울(신현빈 분) 어머니와 만남을 약속하는 정원(유연석 분)의 수줍은 모습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그뿐인가. 긴 이별 끝에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는 준완(정경호 분)과 익순(곽선영 분)의 포옹도 빠트릴 수 없는 해피한 엔딩 중 하나였다.

이러한 '양극화(?)'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평소 사람이 많은 엘리베이터 탑승을 피하던 석형이 민하의 모습을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에 몸에 실었다. 곰돌이 석형이 변한 것이다. 그러나, 석형이 듣는 음악을 듣고 고등학교 영어듣기평가를 출제하는 성우를 흉내내는 익준은 여전하다. 친구들의 커피를 챙기는 익준의 모습도 여전하지만, 그가 송화의 커피에 남기는 메모는 특별하다. 짧은 오프닝은 변화된 것과 여전한 것의 대비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최종화, '독한' 에피소드들

처절한 상황에 빠진 환자들의 상황 역시 서로 다른 두 가지의 대비 속에서 드러났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슬의들은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며 그저 최선의 선택을 하려 노력한다.

정원의 단장증후군 환자 승채의 엄마는 소장 이식 수술을 고민한다. 전체 소장의 50% 이상이 소실되어 마음껏 먹지 못하는 승채에게 점점 음식을 제어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먹는 것을 욕심내기 시작하는 승채에게 엄마는 밥 한번 먹이고 싶다는 소망도 가진다. 그러나, 소장 이식 수술의 성공 확률이 채 50%도 되지 않기에 정원은 깊은 고민에 빠진다. 한계를 가진 유지와 위험을 가진 수술, 그 어느 쪽도 쉽지 않다.

4년 전 준완으로부터 승모판역류 수술을 받은 은담은 대동맥판막역류와 승모판역류가 동시에 진행되어 가쁜 숨을 쉬고 있다. 척추후측만증으로 제대로 눕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찾은 은담을 보며 준완은 빠른 수술을 결정한다. '판막보전대동맥근부치환술'을 최적의 수술로 결정한 준완은 그 수술에 자신보다 경험치가 많은 다른 교수를 섭외한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 tvN

 
수술 자리에 나타난 교수는 뜻밖에도 환자보다는 언제나 자신의 이익이 먼저인 천명태(최영우 분) 교수이다. 준완과 함께 은담을 수술하는 명태의 모습은 묘한 여운을 전한다. 환자를 차별하고 불성실한 명태의 평소 모습은 당연히 실력도 별로인 의사일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 했다. 그런 그가 늘 환자에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베테랑 심장외과의 준완과 마주 섰다. 그리고, 은담을 위해 함께 수술을 한다.

3일 후 간 이식 수술을 앞둔 익준의 배종섭 환자가 식도정맥류 출혈로 응급 상태에 빠진다. 오늘을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 속에서 출혈의 직접적 원인이 간에 있음을 파악한 익준은 그날 저녁 바로 이식 수술에 들어간다. 다른 장기의 출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배종섭 환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상황에 처한다.

송화의 경우는 극명한 대비가 좀더 두드러진다. 율제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과 심장 수술을 받은 장정길 환자에게 뇌출혈이 발생한다. 숨골 부분에 발생한 뇌출혈을 확인한 송화는 깨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가족에게 전한다. 아내의 발인일에 뇌출혈로 쓰러진 75세의 환자도 응급실로 실려오지만, 며칠 후 그는 의식을 회복한다.

중환자실 양쪽에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버지를 보며 우는 가족과 깨어난 아버지를 보며 활기를 찾는 가족의 모습은 묘한 대비를 이룬다. 뇌출혈로 쓰러진 두 아버지들에게 송화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한 가운데서 상반된 두 가족의 모습을 바라보며 의사인 송화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신이 하는 일이 죽음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삶을 그저 조금 연장시키려 노력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지 않았을까.

석형의 경우는 어떠한가. 석형이 있는 시간에 꼭 출산을 하려 오겠다는 산모의 약속에 석형은 그저 웃는다. 잠이 부족하면 요즘 힘들다는 말을 남기며 다음날 예정된 학회를 위해 석형은 바로 퇴근한다. 그러나, 시간을 잘 맞춰 낳겠다는 강서주 산모를 비롯해 응급하게 수술을 해야 할 산모까지 발생해 석형은 한밤은 물론 다음 아침까지 급하게 병원을 오가야만 한다. 세상 일이란 게 원래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늘 최선을 다하는 착한 드라마

예상하지 못했던 당황스런 상황들 앞에서 슬의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승채의 수술을 성공시키고도 소장 이식 수술을 더 배우기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하는 정원처럼, 명태에게 은담의 수술을 부탁하는 준완처럼, 긴 시간 수술대 앞에서 환자의 출혈이 멈추기 위해 애를 쓰는 익준처럼 말이다.

그들 곁에는 그들을 돕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며, 혼자만의 힘으로는 환자를 살릴 수 없다. 펠로우 석민(문태유 분)과 겨울·선빈(하윤경 분)처럼 든든한 제자가, 이제는 동료가 되어 힘을 보탠다. 수술실의 간호사들 역시 그들처럼 몇 시간의 긴 수술을 견뎌낸다. 슬의들은 결코 자신들의 능력을 최고라고 과신하며 자신만만해 하지 않는다. 그들도 누군가를 통해 배우며 도우며 성장한 것이라는 것을, 지금도 성장 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6화 한 장면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6화 한 장면 ⓒ tvN

 
슬의들의 이러한 모습은 일견 의사를 미화하거나 출중한 소수가 다수를 이끈다는 엘리트주의를 옹호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시즌 1보다야 덜했지만, 판타지라는 비판 역시 늘 슬의를 따라다녔다. 늘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인간미 넘치는 매력적인 의사들은 호감과 동시에 반감을 불러 일으킨다. 세상에 저런 의사는 없다는 결론이나 저런 의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나 미심쩍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좋은 사람들을 보고 있지만,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다른 이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지 않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슬의들을 보면 어쩐지 세상 탓이 쉽지 않아진다. 드라마가 매 화 한결같이 풀어내는 감춰진 사연들은 알고 보면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는 감상을 이끌어낸다. 아직은 좋은 사람들이 많은 살 만한 세상이라는 '달달한 마비'가 어쩌면 지녀야 할 현실적인 책임감을 외면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저간의 사정'만으로 덮을 수 없는 일도 숱하기 마련이다. 숨겨진 사정을 헤아리는 좋은 사람 일색의 드라마는 이유없는 제 탓과는 또달리, 반성없는 자기 위로나 연민의 늪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이토록 마음이 아프고 상처받은 건 세상 탓인 것만 같다. 

드라마 밖 세상이 그리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내가 그리 선한 사람도 아닌 것처럼 말이다. 착한 드라마는 자신과 세상을 향해 선한 시선과 마음을 갖게 해주지만 현실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감당해야 재미를 보장받을 수 있다.

시즌 2, 이 삶에 지지 말라는 독려

그래서였을까.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는 시즌 1과 비슷하지만 살짝 결이 다르다. 두 드라마는 공통적으로 몸이 아픈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가진 마음의 상처를 드러낸다. 슬의들의 치료 과정과 일상을 통해 드러나는 이 상처들은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위안이 된다.

시즌 2 역시 그 위로에 충실하지만, 상처를 드러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시즌 2는 그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보다 더 집중한다.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위로를 주거나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입체적이며 능동적이다. 때문에 시즌 2는 위로보다는 이 삶에 지지 말라는 '독려'의 기운이 좀더 강하다.

가정의 문제와 전처와의 이혼으로 받은 상처 때문에 세상과 담을 쌓고 살던 석형이 민하를 받아들이고, 더이상 가정 폭력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겨울의 이야기에는 더이상 어두운 과거에 붙잡히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6화에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고 전과 같은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황두나 환자와 보호자의 모습은 밝은 과거를 되찾으려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하루를 살아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자식들이 반대하는 수술을 하겠다고 나서는 8화의 77세 노인 환자의 모습은 또 어떤가.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 tvN

 
그들의 모습이 보여주는 것은 판타지보다는 치열한 삶 그 자체이며, 그 치열함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가의 고민으로 나타난다. 이 과정에서 위로의 힘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주는 데에서 찾아지며, 드라마는 결과를 낙관하지 않는다. 그러자,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오롯이 남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을 하고 좋은 결과를 위해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이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물론, 최선을 다한다 해도 모든 결과가 좋을 수만은 없다. 2화에서 희박한 가능성을 가지고 석형은 용기를 내지만 김수정 산모의 아기는 끝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 7화에서 준완을 찾은 아기 엄마는 아기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눈물을 흘린다. 아무리 의사라 해도 찾아온 죽음은 어찌할 수는 없다. 

어찌할 없는 것이 죽음뿐만은 아니다. 점점 쇠약해지는 노화나 이미 지나간 버린 과거의 일, 뜻밖의 불행들도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다. 드라마는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 지극히 수동적인 일들에 대해서도, 그렇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는 매화 노년의 로사(김해숙 분)와 종수(김갑수 분)의 일상을 비춘다. 이들은 젊음을 부러워 하며 노화를 탓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지금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병듦과 외로움을 두려워하고 나이가 가져온 자신들의 한계를 받아들이지만,  그 안에서 가능한 것들을 해내려고 한다. 종수는 요리를 배워 로사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로사는 멈추었던 피아노 연주를 다시 시작한다. 

물론, 이들의 곤궁하지 않은 노년은 부럽지만, 경제력만이 삶에 대한 이들의 태도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로사와 종수가 보여주는 삶에 대한 적극성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발적인 힘인 능동은 최선을 다할 때만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노화와 같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우리가 가진 능동은 더욱 빛날 수도 있다.

이것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무책임이나 회피·희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겸허한 수용은 체념이나 포기와는 구분된다. 드라마는 가능한 것들을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 절망을 경계한다. 5화의 최현숙 환자가 당하는 가정폭력은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분명히 벗어나야 하는 일이다. 가정폭력을 당하는 엄마에게 눈을 감았던 겨울이나 임신과 동시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도재학의 아내는 두려움 속에서 가능한 다른 방법을 찾지 않으려 했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 tvN

 
갑작스러운 불행은 누구에게든 찾아온다. "때때로 불행한 일이 좋은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다"는 2화의 메세지는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삶 속에 포함된 많은 것들 중 하나임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절망에 빠진 어떤 이들은 그 고통은 혼자 짐지려 한다. 자신들의 고통을 나눌 수도 있다는 것을,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잊고 만다.

혼자 감당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혼자서 모든 것을 짐질 수는 없다. 좋은 것만을 나누는 관계는 있을 수 없다. 사노라면 고난을 맞이하게 되고, 연결된 마음의 깊이만큼 고통의 몫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괜한 걱정을 끼치는 만큼 괜한 기쁨을 주는 것이 '서로'이다.

준완을 힘들게 하기 싫다는 이유로 준완의 오해를 방치한 채 이별을 선택했던 익순은 실은 그 이별이 상처받고 싶지 않은 자신의 이기심과 두려움 때문이라는 걸 깨닫는다. 자신이 책임질 일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겠지만, 상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배려일 때도 있다. 

어찌할 수 있는 일들은 어찌하면 된다. 참으로 간단하고 쉬운 문제 같지만, 사는 것이 힘겹고 절망적일 때 어찌할 수 있는 일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의 최종화에 나온 은담의 상황은 가혹해 보이기까지 하다. 숨을 몰아쉬지만 제대로 눕지도 못한 채 보조침대에 무릎을 얹고 엎드려 자는 모습은 가슴이 아프다. 그런 은담에게는 남은 것은 절망밖에 없는 것일까.

수술이 끝난 후 옆으로 누워 자게 된 은담은 준완을 향해 힘겹게 엄지를 치켜든다. 은담은 제 삶의 고통에 맞서고 있는 것이다. 단번에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을 뿐더러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은담에게 달려 있다. 누워 잘 수 있다는 한 가지 변화는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죽을 때까지 이 삶이 요구하는 것은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이다.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 2> 12화 한 장면 ⓒ tvN

 
어떤 환자는 완치되어 병원을 나가고 어떤 환자는 또다시 병원에 들어선다. 깨어나지 못하는 환자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가족 곁에는 의식을 되찾은 환자를 보며 기뻐하는 가족이 있다. 사경을 헤매는 환자의 생사가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 삶에는 고통만큼이나 행복이 존재한다. 최종화의 독한 에피소드들 뒤로 행복에 겨운 슬의들이 모습이 대비되는 것은 그들이 의사이기 때문에 행복해서가 아니다. 상처와 아픔 뒤 숨겨진 사연처럼 행복 역시 남겨져 있음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아픈 환자와 치료하는 의사가 존재하듯, 이 삶에는 늘 상반되는 이면이 존재한다. 절망 속에 빠져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이면을 결코 볼 수 없다. 남겨진 다른 것을 보기 위해선 고개를 들어야 한다. 어쩌면 그 고통 속에서 무언가를 하며 행복을 찾아내는 것이 이 삶의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사기를 당했던 전세금을 되찾는 재학의 일화는 그야말로 초현실적인 엔딩처럼 느껴지지만, 그러한 기적도 무언가를 한 누군가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그 힘을 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당신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양선영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평범한 그녀'(https://m.post.naver.com/sungyuji3)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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