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이 시리아전에서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 대표팀의 귀중한 승리를 견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7일 오후 8시 경기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무(승점 7)를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나갔다. 시리아는 1무 2패(승점 1)에 머물렀다.
 
황인범, 창의적인 패스와 선제골로 공격 주도
 
한국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이용-김민재-김영권-홍철로 구성됐다. 허리는 정우영-황인범, 2선은 송민규-손흥민-황희찬, 원톱은 황의조가 포진했다.
 
한국은 빠른 좌우 패스 전개와 측면 공간을 십분 활용하며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10분 홍철이 올린 코너킥을 송민규가 머리로 돌려놨지만 크로스바 상단을 맞고 나갔다.
 
전반전의 옥의 티는 17분에 나온 1차 빌드업에서의실수였다. 수비 진영에서 패스 미스를 가로챈 뒤 알소마의 중거리 슈팅을 김승규 골키퍼가 몸을 날려 선방했다.
 
이후에는 별다른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20분 중원에서 협력 압박을 통한 볼 탈취와 빠른 역습은 벤투 감독이 박수를 칠만큼 인상적이었다.
 
전반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져가지 못한 것은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전반 22분 손흥민의 헤더 패스를 받은 송민규가 황희찬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내줬지만 황희찬의 마무리 슈팅은 높게 떠올랐다. 2분 뒤에는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다.
 
전반 중반에는 패스를 하는 선수와 받으려는 선수의 불협화음으로 실수가 속출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황인범의 날카로운 패싱감각이 살아나면서 수차례 기회를 생산했다. 이번에도 골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전반 40분 황인범의 크로스를 송민규가 머리로 떨궈주면서 황희찬이 프리 상황을 맞았다. 정작 황희찬의 오른발 슈팅은 골문을 크게 넘겼다.
 
전반 42분 황인범의 스루패스가 황의조에게 전달됐지만 골키퍼를 제치는 과정에서 공이 길었다. 전반 45분에도 결정적인 기회를 무산시켰다. 황인범의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황희찬이 골키퍼와 맞섰으나 오른발 슈팅이 골문 위로 벗어났다. 전반은 득점없이 0-0으로 종료됐다.
 
첫 번째 유효 슈팅은 후반 1분 황희찬의 중거리 슈팅에 의해 나왔다. 시리아의 밀집 수비를 뚫은 해결사는 황인범이었다. 후반 3분 수비 타이밍을 빼앗은 뒤 왼발 중거리 슈팅이 골문 오른쪽 하단으로 꽂혔다.
 
동점골 허용한 한국, 종료 직전 손흥민의 결승골로 기사회생
 
한 골을 뒤진 시리아는 공격적인 전술로 전환했다. 후반 7분 하르빈의 날카로운 슈팅은 김승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후반 11분 송민규 대신 이재성을 교체 투입했다. 후반 22분 손흥민이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손에 걸렸다. 두 번째 교체 카드는 이동준이었다. 황의조 대신 투입된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에 포진함에 따라 손흥민이 최전방, 이재성이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했다.
 
한국은 후반 25분 위험한 상황을 맞이했다. 시리아는 기습적인 스로인을 시도해 박스 안에서 알 소마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다행히 공은 옆그물을 맞았다.
 
한국은 시리아가 올라오는 틈을 타 엷어진 상대 수비진영에서 지속적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30분 황인범의 패스에 이은 손흥민이 슈팅은 또 다시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37분에도 손흥민의 감아찬 슛은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공격적인 교체를 통해 동점골 사냥에 나선 시리아는 결국 한국에게 일격을 가했다. 후반 39분 김민재와 시리아 공격수가 공중볼 경합 도중 옆으로 흐른 공을 하르빈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가른 것이다.
 
이에 벤투 감독은 황인범을 불러들이고, 조규성을 넣으며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후반 44분 한국은 극적인 득점으로 기사회생했다. 세트피스에서 홍철이 띄어준 패스를 김민재가 머리로 떨궈주고, 손흥민이 왼발로 마무리지었다. 결국 한국은 한 골차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을 획득했다.
 
유럽파들의 컨디션 저하 극복한 승리
 
한국은 지난 9월 열린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에서 1승 1무에 그치며 목표로 했던 홈 2연전에서 승점 6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가운데 첫 경기 이라크전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 점유율 증대, 느린 패스 전개로 일관하며 무득점 무승부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상대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 세부 전술은 실종됐고, 슈팅을 아끼고 패스에 의존하면서 적극성이 결여된 플레이에 머물렀다.
 
그나마 레바논과의 2차전에서는 과감한 전진 패스, 빠른 쇄도, 적극적인 슈팅 시도를 통해 조금이나마 개선점을 찾았다. 그럼에도 35개의 슈팅을 쏟아내고도 2경기 1득점은 실망스러웠다.
 
시리아도 한국을 상대로 라인을 뒤로 내리며 밀집수비 블록을 형성했다. 한국은 전반에만 10개의 슈팅 기회를 창출했다. 특히 황인범이 2선과 3선을 넘나들며 창의적인 패스를 찔러주는 등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한국은 전반전에 세밀하게 만들어가는 플레이로 일관했다면 후반 들어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것이 적중했다. 황희찬이 박스 밖에서의 슈팅으로 첫 번째 유효슈팅을 기록한데 이어 후반 3분에는 황인범이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중반 이후에는 손흥민이 불꽃 투혼을 발휘했다. 힘든 몸을 이끌고, 많은 슈팅을 날렸지만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한국은 후반 38분 뜻하지 않은 실점으로 치명적 상황을 맞았는데, 위기의 순간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4분 정확한 위치선정과 특유의 킬러본능으로 승부의 균형추를 다시 깼다.
 
비록 대승은 아니지만 손흥민을 포함한 총 7명의 유럽파(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 정우영)들이 뒤늦게 합류한터라 최상의 경기력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승점 3은 매우 값졌다.
 
특히 손흥민은 A매치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으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10월 2연전을 앞두고, 대표팀 이원화에 대한 의견을 강조하며 수면 위로 등장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결코 배제하지 않았다. 중요할 때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홈 3연전에서 2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카타르행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오는 12일 A조의 난적이라 할 수 있는 이란 원정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안산 와~스타디움, 2021년 10월 7일)
한국 2 - 황인범 48' 손흥민(도움:김민재) 89'
시리아 1 - 하르빈 84'
 

선수 명단

한국 4-2-3-1 : 김승규 - 이용, 김민재, 김영권, 홍철 - 정우영, 황인범(86'조규성) - 송민규(56'이재성), 손흥민, 황희찬 - 황의조(69'이동준)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