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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내달 5일까지 2주간 연장된 지난 8월 23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 한 카페에 영업 시간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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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말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폐업해야죠."

'폐업'을 이야기하는 30대 사장의 목소리는 오히려 홀가분해 보였다. 경기도에서 5년째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 중인 이아무개(37)씨.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중 한 명이다. 코로나 이전 월 평균 2000만 원 매출을 찍었던 그의 가게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반토막 났다.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른 영업제한으로 단골들마저 줄면서 뚜렷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작년에 홀 영업을 못하게 할 때는 손님들이 왔다 간 게 99%였어요. 그러다보니까 손님들이 작은 개인 카페로 가면서 단골들도 줄었고, 사실상 새로 시작해야 하는 거나 다름 없어요."
 
정부는 지난 8일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게 올해 3분기 매출손실의 80%를 보장해주는 내용의 손실보상기준을 마련했다. 하지만 매출이 반토막난 그에게 100%가 아닌 손실보상은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정부 손실보상은 2019년과 2021년 매출액과 채용 직원 인건비, 임차료 등을 감안해 산정하는데, 직원이 아닌 사장 인건비는 제외된다. 올해 가게 임대료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그는 지금 한푼이라도 아쉽다.

"산정 기준에서 사장 인건비도 월 180만 원은 쳐줘야죠. 직원도 15명 있었는데, 2명으로 줄여서 제가 계속 일해요. 코로나 사태 이후 인건비와 임대료를 내려고 집 담보, 차 담보로 빚을 1억 원 냈어요. 월세도 올해 270만 원에서 330만 원으로 올라갔고요."
 
그는 올해 말까지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이 계속된다면 가게를 접을 생각이다. 우유와 커피 등 재료비와 인건비가 올랐고, 매출은 제자리 걸음이다. 커피 신제품 개발을 하려고 해도 돈이 필요한데, 그럴 여력도 나오지 않는다.

"올해 말까지 일상 회복 안 되면 폐업할 생각이에요. 정부 보상금도 한계가 있죠. 계속 줄 것도 아니잖아요. 보상을 못받고 손실이 난 부분은 그대로 제 빚인데, 나라에서 책임져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폐업을 하고 일용직을 하든 하면서 빚을 갚는 게 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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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모이지 못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된 지난 7월 12일 평소 젊은이들로 가득차는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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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고 있는 황아무개(40)씨는 손실의 80%를 보상해준다는 정부 방침에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가 방역을 위해 강제로 상인들에게 영업 제한을 했으면 그에 따른 손실을 100% 보상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국가가 필요에 따라서 강제로 영업제한을 했으면 당연히 100% 손실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게 맞지 않나요? 특히 임대료는 가게 문을 열든 닫든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인데 집합제한기간 동안 임대료에 대해서 100% 보상을 해주고 매출 보상을 이야기해야죠."
 
그는 지난 2019년 가게 문을 열었지만, 일본 불매와 코로나 사태 등 연이은 악재로 현재 빚만 9000만 원이라고 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가게 문을 열지 못하게 됐을 때는 배달,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임대료와 생활비를 충당해왔다. 현재는 입소문이 나서 손님들이 오고 있지만, 매출은 신통치 않다. 가게의 특성상 손님이 가장 몰려들 시간대에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자카야는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간대가 오후 11시예요. 그런데 10시 이전으로 시간 제한이 되니까 직장인들이 오기가 애매하게 된거죠. 평일에는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테이블이 다 차도, 1차에 끝내고 가려는 손님들이 많다보니 테이블 회전율도 떨어지고요. 배달음식도 하는데, 배달 수수료가 16%예요."
 
정부가 11월부터 방역지침을 완화한다는 소식에도 그는 크게 반기지 않았다. 매출이 한꺼번에 회복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그동안 누적된 손실에 대한 정부 보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게 임대료와 빚을 갚고 나면, 그의 손에 들어오는 돈은 거의 없다. 그는 손실보상 문제를 재차 언급하면서 울분을 터트렸다.

"문제 해결은 간단해요. 국가가 만약 손실을 100% 보상 못하겠으면 인원, 시간제한을 풀면 돼요. 이게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저희는 24시간 영업을 하기로 하고 월세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국가에서 제한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하는데, 계속 정책을 끌고가면서 보상은 못하겠다고 하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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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김기홍, 이창호, 조지현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세종로공원에 설치한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당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의 조건 없는 철폐와 온전한 손실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김남주 참여연대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초과 세수가 걷히고 있는 상황에서 100% 지급을 하더라도 예산에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라며 "병원과 약국의 경우 100% 손실 보상을 적용하고 있는데, 소상공인만 손실의 80%를 보장한다는 것은 마땅한 근거도 없고, 국민을 평등하게 대우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어 "11월 코로나 집합제한 종료 이야기가 나오는데, 방역 지침이 해제됐다고 해서 소상공인 매출이 바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출 손실보전을 비롯해, 방역지침 해제 이후 회복기간 보상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