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는 때아닌 '가을장마'로 인해 10월에도 우천 취소 경기가 나오고 있다. 1, 2위 맞대결로 관심을 집중시킨 10일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잠실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되었다. 양 팀의 경기는 대체공휴일인 11일 오후 2시로 편성되었다. LG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7일 동안 8연전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LG와 kt의 9일 잠실경기는 이채로운 장면이 연출되어 화제가 되었다. LG가 4-1로 앞선 8회말 1사 2, 3루에서 kt 벤치가 홍창기를 자동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1사 만루에서 김현수와 승부했다.

김현수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LG가 6-1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kt의 고의사구 작전은 실패했다. 하지만 KBO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이자 국가대표 단골인 김현수와의 정면 승부를 선택하고 홍창기를 거를 만큼 그의 입지가 올라왔음을 상징하는 순간이었다.

※ LG 홍창기 프로 통산 주요 기록
   
홍창기는 올 시즌 타율 0.327 4홈런 4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3을 기록 중인 붙박이 1번 타자다. 최대 장점인 선구 능력을 앞세워 출루율은 0.450으로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5.80으로 역시 리그 야수 중 2위다. 거의 모든 타자들의 타격 지표가 지난해만 못해 마운드와 수비에 의존하고 있는 LG에서 홍창기의 팀 내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그가 팀을 견인하고 있다는 '창기 트윈스'라는 우스갯소리가 실은 LG의 힘겨운 현실을 압축하고 있다.

하지만 홍창기는 10월 들어 부진하다. 타율 0.229에 홈런 없이 1타점 OPS 0.565에 그치고 있다. 4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8개의 삼진을 당해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은 0.50으로 좋지 않다. 타격의 출발점인 선구 능력이 흔들리고 있다. 

홍창기에 대한 상대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그가 공을 오래 고르며 볼넷을 많이 얻자 최근에는 상대 배터리가 빠른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며 인플레이 타구를 유도해 범타 처리가 늘고 있다. 특히 그가 약점을 보이고 있는 바깥쪽 낮은 공 승부가 많다.  
   
주전으로서 풀 타임 첫 시즌을 치르는 체력적 부담도 있다. 지난해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 등 외야 주전의 부상 및 부진을 인해 홍창기는 시즌 도중에 주전을 꿰찼다. 개막과 함께 주전으로 낙점된 시즌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그는 507타석을 소화했으나 올해는 이미 560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LG는 124경기를 치르고 20경기를 남겨둬 그는 600타석 소화를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석에 나서고 있으니 다소 지치는 것은 당연하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가 남은 LG는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불펜을 비롯해 마운드에 돌아가는 부하가 상당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투수들이 팀을 이끌어왔다면 이제는 타자들이 방망이로 팀을 이끌며 투수들의 부하를 줄여야 한다. 

1위 kt에 2.5경기 차로 뒤진 LG의 극적인 1위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위해서는 홍창기의 부활이 절실하다. 홍창기가 10월 부진을 짧게 끊어내고 LG의 우승 도전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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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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