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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물하천위원회 어류조사에서 황강 합수부 아래 낙동강 본류에서 서식이 확인된 흰수마자
 지난 22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물하천위원회 어류조사에서 황강 합수부 아래 낙동강 본류에서 서식이 확인된 흰수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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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본류에서 멸종위기종 1급 어류인 흰수마자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22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물하천위원회 어류 조사에서 흰수마자가 황강 합수부 아래 낙동강 본류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흰수마자는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물고기다.

이날 직접 어류 조사를 수행한 대구환경운동연합 곽상수 운영위원장은 황강 합수부 아래 지점에서 30분 만에 흰수마자 두 개체를 얕은 여울의 모래 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본류에서 흰수마자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배경에 관심이 주목된다. 창녕함안보(이후 함안보)의 개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낙동강에 돌아온 멸종위기종 우리 물고기 흰수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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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의 개방(해발 2.4미터까지 개방)으로 이곳의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 그 결과 고운 모래톱이 생겨났고 물살이 생겨 흰수마자가 서식할 만한 조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직접 흰수마자를 목격한 곽상수 위원장의 설명이다. 함안보 개방 이전에는 이곳은 물에 잠겨 수위가 2미터 이상은 올라가는 곳으로 모래톱도 물에 완전히 잠기고 물의 흐름도 없는 상태이니 흰수마자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이었을 것이란 것이 곽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함안보 개방 이후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고 그에 따라 강의 물리적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곳이 4대강 사업 전의 낙동강의 모습으로 바뀌자 흰수마자도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함안보 개방 이후 낙동강의 변화 뚜렷
 
함안보 개방 이후 모래톱이 돌아오고 여울이 돌아오는 등 낙동강의 물리적 환경이 바뀌고 있다
 함안보 개방 이후 모래톱이 돌아오고 여울이 돌아오는 등 낙동강의 물리적 환경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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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담수생태연구소 채병수 박사도 다음과 같이 흰수마자 발견의 의미를 전했다.

"흰수마자는 고운 모래와 여울이 있는 곳에서만 살아간다. 서식 환경이 까다로운 물고기다. 이런 흰수마자가 황강이 합류하는 낙동강 본류에서 목격되었다는 것은 본류의 환경이 4대강 사업 이전과 비슷하게 모래와 여울이 상당 부분 회복되었음을 말해준다. 그것은 함안보 수문 개방의 영향으로 생각된다.

낙동강에서 발견된 흰수마자는 황강에서 유일하게 흰수마자가 남아있는 황강 최하류 부분에서 내려온 개체들일 것이다. 과거에는 황강의 중류까지 매우 넓게 흰수마자가 살고 있었지만 지금은 낙동강 합류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청덕교 아래의 높은 돌보 때문에 흰수마자가 상류로 못 올라간다.

그래서 최근까지 청덕교 아래의 1km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만 흰수마자가 살게 되었고 상류로도 본류로도 갈 수 없는 신세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낙동강 본류로의 서식처 확장을 도움과 동시에 상류로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청덕교의 돌보를 없애야 할 것이다."

  
함안보 수문개방으로 드러난 경남 이방면 현창리 앞 낙동강의 모래톱
 함안보 수문개방으로 드러난 경남 이방면 현창리 앞 낙동강의 모래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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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개방 이후 낙동강의 변화는 뚜렷하다. 모래톱과 여울이 돌아오고(관련 기사 - 12년 만에 본, 기적과 부활의 현장), 급기야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에서 완전히 사라진 흰수마자까지 돌아온 것이 확인됐다. 흰수마자는 모래강의 깃대종으로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서 멸종할 것으로 우려했던 종이다. 실지로 흰수마자는 4대강 사업 이후 모래와 여울이 사라지자 낙동강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 함안보 개방으로 낙동강 본류에서 서식이 확인된 것으로 보 개방의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보 개방에 따라 낙동강의 물리적 환경이 4대강 사업 전의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 보 개방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 그래서 보 개방에 따른 생태환경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그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면 보를 개방해야 하는 것이고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면 그 반대가 될 것이다."

곽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낙동강은 아직도 개방조차 못한 보가 대부분이다. 보를 개방해서 어떠한 생태환경의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모니터링조차 못해봤다는 것이다. 낙동강에서 보 개방이 더욱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다시 닫히는 함안보
 
함안보 수문개방으로 낙동강 본류서 목격된 흰수마자. 모래색과 같은 보호색을 띄고 있어 모래속에 있으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함안보 수문개방으로 낙동강 본류서 목격된 흰수마자. 모래색과 같은 보호색을 띄고 있어 모래속에 있으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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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열렸던 함안보는 이달 중순부터 조금씩 닫히기 시작한다. 다음 달인 11월 20일이 되면 완전히 닫히게 된다. 경남 합천군의 일부 수막재배 농민들 때문이다. 수막재배는 지하수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데 4대강 사업 이후 풍부한 수량 덕분에 생겨난 농법이다.

"이런 지속가능하지 않은 농법으로 인해 낙동강 재자연화의 길이 막힌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결국 자연에 기대어 인간이 살아가는 것인데 그 자연을 오히려 인간이 통제하고 있다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고령군 우곡면 포2리 이장으로 직접 농사를 짓고 있기도 하는 곽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의 주장처럼 엄청난 지하수를 사용하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농법 때문에 함안보의 수문이 다시 닫힌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4대강 재자연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이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야 할 주요 정책이다. 일부 농민들의 반대가 있다고 정책의 기조를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에 낙동강 본류에서 발견된 흰수마자는 어쩌면 문재인 정부에게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지키라고 온 존재로 웅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문재인 정부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낙동강, #4대강사업, #창녕함안보, #수문개방, #흰수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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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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