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적 후 주전급으로 도약한 이성곤

한화 이적 후 주전급으로 도약한 이성곤 ⓒ 한화이글스

 
한화 이글스 1루수 이성곤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레전드의 아들'이다. 이성곤의 아버지는 과거 해태 타이거즈 왕조를 이끌었던 외야수 이순철이다. 그렇기 때문에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고 KBO리그에 입성할 때만 해도 남다른 DNA에 아버지보다 더 좋은 피지컬을 갖춘 이성곤이 2-3년 내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프로 1군의 벽은 녹록지 않았다. 무엇보다 명확한 포지션이 없었다. 내야와 외야를 오갔지만 강점인 방망이로도 좀처럼 어필을 하지 못했다. 현역 시절 3루수로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고, 외야수로 전향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외야수로 거듭난 아버지의 행보에 비하면 많이 아쉬웠다.

두산을 떠나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삼성 라이온즈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 투수였던 롯데 외국인 에이스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강점인 장타력을 뽐내기도 했지만 활약을 이어나가지는 못했다.
 
 삼성 시절 이성곤은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등 장타력을 보였지만 꾸준한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삼성 시절 이성곤은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등 장타력을 보였지만 꾸준한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 삼성 라이온즈


결국 2021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FA 오재일 등 경쟁자에 밀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결국 한화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과 1:1 트레이드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성곤보다 4살이나 많고, 올시즌 1군 활약이 거의 없었던 오선진과 트레이드된 것만 봐도 현장이 보는 기대치가 현저히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리빌딩 중인 한화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선수로서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절박함이 변화를 만든 것일까? 한화에서 메이저리그 출신 타격 코치 워싱턴의 코칭을 받은 이성곤은 과거와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배트를 짧게 잡고 타석에 나서는 이성곤은 전보다 여유를 가지고 볼을 고르고 정교한 타격을 통해 안타성 타구를 보다 자주 생산해내고 있다.

시즌 타율 0.262 OPS 0.753으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팀내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 1루수로 자주 출장하고 있다. 이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내년 시즌 한화의 1루는 이성곤의 몫이 될 확률이 높다.
 
 올시즌 트레이드 단행 직후 팀과 인사를 나누는 이성곤

올시즌 트레이드 단행 직후 팀과 인사를 나누는 이성곤 ⓒ 한화이글스


선수에게는 궁합이 잘맞는 팀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좀처럼 살리지 못하고 부진을 거듭하다 팀 이적을 계기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스타 플레이어로 비상하는 경우 말이다. 

어느새 세번째 팀으로 이적한 이성곤에게는 한화가 그런 팀일 수 있다. 주전을 보장받을 정도로 확실한 성적을 낸 것은 아니지만 방출이나 은퇴를 고심해야 할 상황에서 붙박이 1군으로 자리잡은 것은 극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변화를 통해 기회를 잡은 이성곤이 '이순철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확고부동한 한화 주전 1루수로 뿌리를 내릴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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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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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한화이글스 이성곤 이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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