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를 떠나게 된 맷 윌리엄스 감독

KIA 타이거즈를 떠나게 된 맷 윌리엄스 감독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못 한 KIA 타이거즈와 맷 윌리엄스 감독이 결별했다.

프로야구 KIA 구단은 1일 "윌리엄스 감독과 상호 합의를 통해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 및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이 중도 사퇴한 것은 처음이다. 

상호 합의로 결별했으나 사실상 경질이다. 정규리그 9위로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KIA는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윌리엄스 감독을 내보내고, 이화원 대표와 조계현 단장도 함께 사퇴하면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화려한 이력서의 맷 윌리엄스 감독 

KIA와 3년 계약을 맺고 한국프로야구에 온 윌리엄스 감독은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았다. 선수로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5차례나 선정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감독으로서도 워싱턴 내셔널스를 이끌면서 2014년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을 안고 2020년 KIA의 지휘봉을 잡은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다른 구단 감독들과도 먼저 선물을 주고받으며 교류하는 등 한국 문화에 빠르게 녹아들려고 노력했다.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KIA는 6위를 기록했다. 그래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팀을 이끌고 5할 승률을 넘겼고, 정규리그 막판까지도 가을야구 진출을 놓고 경쟁을 펼치며 무난한 데뷔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구단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서 선수단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으면서 올 시즌에는 더 나은 성적을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KIA는 정규리그 144경기에서 58승 10무 76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하며 가을야구 진출은 고사하고 9위라는 수모를 당했다.

리빌딩과 성적 모두 놓친 KIA, 빈손으로 마친 2021년 

물론 윌리엄스 감독에게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최형우, 나지완, 프레스턴 터커 등 핵심 타자들이 돌아가며 부상에 시달렸고, 꿋꿋하게 선발진을 이끌던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 무대로 떠났다.

또한 양현종을 대신해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도 대마초 성분이 든 전자 담배를 주문한 스캔들에 휘말려 팀을 떠나야 했다. 이처럼 전력은 약해졌는데, 구단에서는 별다른 보강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젊은 유망주를 키우려는 리빌딩과 눈앞의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가 팀 운영의 방향성을 잃었다.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장현식과 정해영이 혹사 논란에 휩싸인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외국인 사령탑을 내세운 KIA의 승부수는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 중도 해지라는 결단을 내린 KIA가 과연 누구에게 지휘봉을 맡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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