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0년 넘게 이어진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애틀랜타는 3일(이상 한국시간 기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미닛메이드파크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 6차전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7-0으로 완파하고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우뚝 섰다.

'에이스' 찰리 모튼이 시리즈 초반에 이탈하면서 마운드 운영에 크게 어려움을 겪었지만, 투-타가 합심하여 에이스의 공백을 메웠다. 반면 타선에게 기대를 걸었던 휴스턴은 6차전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홈 구장서 원정팀의 우승 세레머니를 지켜봐야만 했다.

홈런 세 방과 선발 프리드의 호투, 모든 게 완벽했던 6차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린 로사리오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린 로사리오 ⓒ USA 투데이/로이터=연합뉴스

 
1차전에서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쓰면서 월드시리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호르헤 솔레어가 이번에도 해결사가 됐다. 3회초 2사 1, 2루서 상대 선발 루이스 가르시아의 8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올렸다.

갈 길이 급한 휴스턴이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으나 애틀랜타의 댄스비 스완슨이 5회초 세 번째 투수로 올라온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로부터 투런포를 만들어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휴스턴 팬들은 또 한 번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5회초에 한 점 더 보태면서 6-0으로 앞서던 애틀랜타는 7회초 프레디 프리먼의 솔로포까지 더해져 우승에 한 걸음 다가섰다. 홈에서 펼쳐진 5차전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한 아쉬움을 6차전 홈런 세 방으로 달랠 수 있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맥스 프리드는 2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호투를 펼쳤다. 6이닝 동안 볼넷 한 개 없이 피안타만 4개를 기록했고, 6개의 탈삼진을 솎아내 휴스턴 타선을 무력화했다. 구원 투수만 무려 7명 등판했음에도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휴스턴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타일러 마첵과 윌 스미스가 각각 2이닝, 1이닝을 도맡았고 휴스턴은 끝까지 0의 행진을 멈추지 못했다. 단 세 명의 투수만으로도 충분했던 애틀랜타는 9회말 27번째 아웃카운트까지 처리하며 경기를, 또 시리즈를 매듭지었다. 말 그대로 모든 게 완벽했다.

반전의 연속, 애틀랜타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2021 포스트시즌

10월 초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앙숙'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패배한 뉴욕 양키스가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마감하는가 하면, 지구 1위를 차지한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챔피언십시리즈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디비전시리즈까지 통과한 보스턴은 시리즈가 막바지로 향할수록 침묵한 타선의 부진에 무릎을 꿇었고,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정상을 노린 LA 다저스도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무엇보다도,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결정됐을 때 그렇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애틀랜타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 올가을 최고의 반전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야구는 팀 스포츠'라는 것을 이들이 다시금 증명했다.

휴스턴 입장에서는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이어 2년 만에 홈에서 원정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지켜본 만큼 마음이 쓰릴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전력을 갖춰도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힘들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가을야구를 끝으로 시즌 일정을 마감한 메이저리그는 이제 스토브리그를 준비한다. 선수들의 이동, 사령탑의 교체 여부 등 30개 구단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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