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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커피농장 소작농들과 함께.
 온두라스 커피농장 소작농들과 함께.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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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이 끝나고 곧바로 근처 회관에서 1~10위를 대상으로 한 사일런트 옥션(Silent Auction) 방식의 경매가 진행됐다. 정해진 시간 동안 가장 높은 금액을 입찰한 사람이 낙찰 받는 방식이었다.

15분 정도 정적이 흘렀다. 구매자들은 앞에서 서성이며 서로 입찰 가격을 저울질해 적어 냈고, 소작농들은 뒤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경매가 종료되고 입찰자와 낙찰 가격이 공개될 때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소작농들의 기쁨의 눈물이었다. 한 해 커피를 재배하기 위한 열정이 틀리지 않았다고 귓가에 속삭여 주며 다독이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옥션 최고 낙찰가는 파운드당 13달러가 넘었기에 모두 환호했다. 우리도 그 결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운이 좋게 입찰했던 7위의 커피를 낙찰 받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낙찰 받았던 농장 가족의 감사 인사와 함께한 진한 포옹의 온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다. 대규모 단위의 농장이 아닌 소규모 농장이다 보니 수확한 커피 단가가 낮고, 가공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어서 절망하고 있었는데, 우리로 인해 희망을 찾았다는 말이 무엇보다 참 따뜻했다.

필자들이 심사를 했던 50개의 커피는 결국 C마켓 단가보다 좋은 가격으로 구매자들에게 판매 되었고, 그렇게 오코테페케의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온두라스는 커피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펄핑 후 남겨진 펄프에 미생물을 주입한 뒤 흙에 혼합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체리가 가지고 있는 영양분을 다시 커피나무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커피조합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품종을 매년 개발해 온두라스만의 특징을 가지고 병충해에도 강한 'IHcafe90(온두라스 커피연구소가 개발한 품종)'이나 '파라이네마(parainema)' 같은 품종들이 계속 개발·개량되고 있다. 그로 인해 농부들은 커피농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가공방식에 있어서도 무산소 발효와 같은 온두라스만의 독자적인 방식을 개발 중에 있다. 물론 온두라스뿐만 아니라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들은 저마다 국가 기관과 조합 등을 설립해 커피의 품질과 환경 개선을 숙제로 삼고 나아가고 있다. 그 점에서 온두라스는 필자들에게 커피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제시한 곳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2년에 걸쳐 ORO(커피 재배국가 소작농들과 소비국가의 커피 로스터들을 바로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며, 소작농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회사)를 통해 느낀 것은 결국 좋은 커피는 좋은 커피나무에서, 더 나아가 좋은 환경과 토양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커피를 재배하고 있는 크고 작은 생산자들에 대한 배려와 함께 지속가능한 생산을 위해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로서 힘을 보태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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