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축구 리그 개최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축구 리그 개최를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보수 이슬람 왕정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여성 축구 리그가 시작한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사우디 축구협회는 오는 22일부터 여성 축구 리그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여성의 축구장 관람석 입장도 금지하던 사우디

사우디 여상 축구 리그는 수도 리야드 6개 팀, 제다 6개 팀, 담맘 4개 팀 등 대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총 16개 팀이 참가한다. 각 리그의 1, 2위 팀이 '왕국 최종 챔피언십'에 진출해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야세르 알미세할 사우디 축구협회장은 "신의 은총과 지도부의 끝없는 지지 덕분에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결혼한 여성이 집 밖으로 외출하려면 남편이나 아들, 또는 그들의 위임을 받은 남성 친척 등 이른바 남성 후견인이 동행해야 하는 이슬람 전통 율법 '마흐람'을 엄격하게 적용해왔다. 

그러나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여성이 남성 후견인 없이도 운전할 수 있고, 해외 여행이나 호텔 투숙도 허용하면서 파격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BTS)이 해외가수로는 처음으로 사우디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 3만여 명의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리기도 했다. 

엄격한 '보수 이슬람' 사우디의 광폭 행보... 왜?

사우디의 이런 개혁은 축구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2018년 여성이 경기 관람을 위해 축구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이고 여성 축구 리그를 창설해 여성이 직접 선수가 되어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우디 축구협회는 여자 축구 리그에 '축구 그 이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여자 축구 리그는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를 만들고, 사우디의 미래와 젊음 그리고 야망을 위한 중요한 도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우디가 여성의 활동 범위를 적극적으로 넓히는 것은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여성의 사회 진출을 늘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나 외신들은 여전히 사우디 여성의 인권이 남성이 비해 심각하게 억압받고 있으며, 이를 비판하는 여성 인권 활동가들을 사우디 당국이 체포하거나 구금하고 있다는 폭로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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