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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먹거리의 선순환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푸드플랜 구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완료하면 지역농산물 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어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시민에게도 안심농산물을 공급해 먹거리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 원주시는 전문업체에 의뢰해 지역농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 재활용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산물 유통체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도매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농산물 유통량과 거래금액이 매년 낮아지고 있어서다. 도매시장의 경쟁력 저하는 농업인 소득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의 문제점과 대책을 짚어봤다.

원예농산물 78%, 도매시장에서 거래

2019년 기준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의 농산물 취급량은 2만5천 톤, 취급액은 4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강릉, 춘천, 원주 도매시장 총거래량의 43%, 전체 거래금액의 44%에 해당하는 수치다.

거래량이나 거래금액 모두에서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은 강원도 으뜸 시장으로 불리고 있다. 원주 농업인들도 상당수 농산물을 이곳에 출하한다. 원예농산물 전체 거래금액의 78%(71억4800만 원)가 도매시장에서 발생할 정도다.

부류별 거래액은 과실류가 월등히 많다. 과실류는 연평균 58억8100만 원이 거래돼 전체 거래량(194억4600만 원)의 30%를 차지한다. 뒤를 이어 엽경채류(28억6300만 원·15%), 과채류(28억3300만 원), 조미채소류(26억5700만 원·14%), 서류(26억3800만 원·14%), 근채류(10억8700만 원·6%) 순으로 거래액이 많다.

가장 많이 취급되는 품목은 복숭아로 전체 취급액의 33%나 된다. 부추(12%), 잣(7%), 무(19%)도 많이 거래되는 품목이다. 농산물도매시장은 지역 농업인들이 가장 애용하는 농산물 거래처로 농가소득 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다. 

도매시장 경쟁력 갈수록 저하

반면 농산물 전체 거래 규모는 매년 줄고 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진 거래금액이나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이후로는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 최근 십 년간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2012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농산물 거래량이 35%나 하락했다. 2012년엔 3만3635톤이 거래됐는데, 2021년엔 2만1857톤에 그친 것이다. 

거래금액도 619억6200만 원에서 477억1000만 원으로, 142억5200만 원(23%)이나 감소했다.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관계자는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은 강원도 3대 도매시장에 속하지만, 거래량이나 취급액 등의 사업실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다른 광역 도매시장과 비교해서도 거래규모가 상당히 적다"고 말했다.

도매시장 경쟁력 약화는 우리 농산물의 시장 점유율 축소와도 연관된다. 도매시장은 외지농산물이 우리 지역으로 들어오는 통로로써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원주 농산물이 전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되기도 한다. 복숭아나 수박 등의 원예과실류는 도매시장 의존도가 78%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산물 거래 규모가 갈수록 낮아지는 것은 농업인 소득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
 ▲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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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출연·농업기반 축소 원인

도매시장 경쟁자가 속출해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도매시장 건립 이후 원주엔 대형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친환경 농산물 직매장 등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게다가 최근엔 온라인 농산물 시장이 급격히 커져 도매시장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도매시장은 중도매인을 중심으로 한 도매기능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매기능도 담당한다"며 "대형마트나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등의 출현은 시장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매시장 건립 이후 원주엔 대형마트 3곳, 식자재마트 6곳, 하나로마트 16곳, 로컬푸드 직매장 10곳 등 총 35곳의 경쟁자가 등장했다. 최근엔 티몬, 쿠팡, 위메프 등의 소셜커머스를 비롯해 마켓컬리, GS프레시 등의 새벽배송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직거래 루트를 확보한 농업인은 도매시장과 거래를 끊어도 큰 영향이 없지만, 다수 농업인에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업인 고령화나 경지면적 축소도 도매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원주시 통계연보에 따르면 관내 농가인구는 2014년 2만2234명에서 2019년 1만7659명으로 5천 명 가까이 감소했다.

경지면적도 8850㏊에서 7천833㏊로 1017㏊가 줄었다. 불과 5년 만에 무실동(9.07㎢)만한 크기의 논·밭이 사라진 것이다. 합동청과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원주 농업기반이 많이 축소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코로나까지 겹쳐 도매시장 거래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도매시장 이전과 온라인 시장 진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주시는 도매시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2000년 건립 당시엔 시장 활용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운송 차량 출차와 배차, 경매장소 협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농산물만 취급하다 보니 농·축·수산물을 전부 취급하는 대형유통업체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이에 원주시는 태장동에 농·축·수산물 복합유통단지를 건립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시장 이전 예정지에 대한 도시계획 변경작업을 진행 중인데 내년 하반기쯤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법인 간 협력사업도 추진되는 모양새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국 도매시장 법인들이 관련 사업을 도모할 계획인 것. 하지만 아직 구상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사업이 추진되기까지는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도매시장, #농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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