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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결 어미 '-ㄹ걸'과 의존 명사 '것'에 목적격 조사 '-을'이 붙어서 준 '걸'의 띄어쓰기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종결 어미 "-ㄹ걸"과 의존 명사 "것"에 목적격 조사 "-을"이 붙어서 준 "걸"의 띄어쓰기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 장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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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럴 줄 알았으면 열심히 공부할 걸 그랬다.
(2) 이럴 줄 알았으면 열심히 공부할걸.


문제는 단순해 보인다. 문장 (1)의 '걸'은 의존 명사 '것'에 목적격 조사 '-을'이 붙어서 축약된 형태다. 의존 명사는 반드시 띄어 써야 하니까 '걸'을 띄어 썼다. 그런데 이게 간단치 않다. 뒤에 붙은 동사 '그랬다(그러다)'를 떼어보자. 그러면 띄어쓰기가 달라진다.

편집자들 가운데 (2) 문장도 '공부할 걸'로 교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도 '공부할 것을'이 준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리 대입해 보아도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기 쓰인 '걸'은 어간 '공부하-'에 붙은 어미 '-ㄹ걸'이다. 그것도 문장의 마침을 표시하는 '종결 어미'다. 어간과 어미는 당연히 붙여 써야 하니 '공부할걸'로 써야 옳다. 

다음은 어미 '-ㄹ걸'과 '-ㄴ걸'의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다. 
  
종결 어미 '-ㄴ걸'과 '-ㄹ걸'의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
 종결 어미 "-ㄴ걸"과 "-ㄹ걸"의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
ⓒ 장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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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형식의 다른 문장을 보자.

(3) 이것은 책인걸.
(4) 이것은 책인 걸 몰랐어.


(3)에 쓰인 건 어미 '-ㄴ걸'이고, (4)에 쓰인 건 의존 명사 '것'에 목적격 조사 '-을'이 붙어 축약된 것이다. 

위 예문에서 드러나는 문법 사항은 단순 명료하다. 문장을 끝맺는 구실을 하는 종결 어미 뒤엔 다른 말이 올 이유가 없다. 또 목적어인 '걸(것을)' 뒤에는 서술어가 와야 문장이 완성된다. 따라서 그 띄어쓰기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  '걸'(-ㄴ걸) 뒤에 다른 말이 오지 않으면 이는 종결 어미다. → 붙여 씀.
·  '걸' 뒤에 서술어가 있으면 이는 '것을'을 축약한 것이다. → 띄어 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 풍진 세상에’(https://qq9447.tistory.com/)에도 싣습니다.


태그:#종결 어미 '-ㄹ걸', #걸 :의존 명사 '것'+목적격 조사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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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이 넘어 입문한 <오마이뉴스> 뉴스 게릴라로 16년, 그 자취로 이미 절판된 단행본 <부역자들, 친일문인의 민낯>(인문서원)이 남았다. 몸과 마음의 부조화로 이어지는 노화의 길목에서 젖어 오는 투명한 슬픔으로 자신의 남루한 생애, 그 심연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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