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차전을 모두 잡은 kt 위즈가 3차전까지 잡아내면서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kt는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서 두산 베어스에 3-1로 2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이제 남아있는 4경기서 1승만 기록한다면 정상에 등극하게 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3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100%였다. 여태껏 승리 없이 3연패로 몰린 팀이 반전을 만든 경우가 한 번도 없다는 이야기다. 체력적으로도 다소 지친 두산으로선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시리즈를 마무리할 위기에 놓였다.

홈런으로 포문 연 kt,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 잃지 않았다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4-2로 승리한 KT 위즈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1.11.14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경기. 4-2로 승리한 KT 위즈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1.11.14 ⓒ 연합뉴스

 
kt가 먼저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들어선 유한준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낸 이후 호잉, 장성우가 진루타 하나 치지 못했고, 배정대의 안타 때 홈을 쇄도한 2루주자 유한준이 정수빈의 정확한 송구에 홈에서 태그 아웃됐다.

4회초 2사 이후 호잉의 2루타로 장성우의 뜬공으로 또 한 번 득점권 기회를 무산시킨 kt는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경수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마침내 0의 균형을 깼다. 이번 가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있는 베테랑의 극적인 홈런이었다.

반면 최고구속 154km까지 찍힌 데스파이네의 구위에 손 한 번 대지 못한 두산은 6회말 정수빈의 안타와 페르난데스의 볼넷으로 2사 1, 2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에 질세라 반드시 막아야겠다고 판단한 kt 이강철 감독은 김재환의 타석 때 좌완 투수 조현우를 마운드에 올렸고, 헛스윙 삼진으로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5회초와 6회초 2이닝 연속 병살타로 점수를 뽑지 못한 kt는 7회초 1사 1, 3루서 시리즈 타율 1할대에 그치던 조용호의 1타점 적시타로 추가점 획득에 성공했다. 여기에 황재균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태면서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7회말부터 마운드를 책임진 고영표가 8회말 박건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긴 했지만, 9회말에 등판한 마무리 김재윤(1이닝 무실점)까지 두 명의 구원 투수들이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으면서 손쉽게 경기를 매듭지었다.

다만 경기 후반 안타까운 장면이 하나 있었다. 3경기 내내 그물망 수비로 타구를 낚아채면서 MVP 후보로도 거론된 kt 2루수 박경수가 8회말 수비 과정에서 오른쪽 종아리 통증을 호소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누구보다도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던 박경수였기에 더 마음에 걸리는 장면이었다.

미란다 카드도 소용 없었던 두산, 4경기 만에 시리즈 끝나나

지난 달 24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끝으로 3주 넘게 등판하지 못한 두산 선발 미란다는 이날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구속도 어느 정도 올라왔다. 2차전까지 8타석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던 강백호도 미란다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선의 침묵 속에 오히려 선취점을 빼앗긴 kt가 1, 2차전의 흐름을 그대로 유지했고, 나름 길게 가주길 원했던 두산의 바람과 달리 미란다는 단 5이닝만 소화했다. 결국 위태로운 불펜을 가동하는 순간부터 완전히 상대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앞선 경기들에 비해 야수들이 안정된 수비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kt 역시 우승반지가 간절한 황재균과 박경수 등 베테랑 야수들을 중심으로 빈 틈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했다. 수비의 힘만으로 kt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의미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준우승에 만족한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4패로 무너진 적이 없었다. 어떻게든 한두 경기라도 잡아서 희망의 끈을 이어갔던 시즌에 비하면 지친 상태에서 한국시리즈를 진행 중인 올핸 다소 무기력한 모습이다.

두산은 1패만 추가하게 되면 2020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된다. 흐름상 18일에 열릴 4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짜임새 있는 야구로 3승을 선점한 kt가 국내 우완 선발 배제성을 앞세워 그토록 기다렸던 첫 번째 별을 품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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