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를 대표하는 외야수 중 하나인 박건우

KBO를 대표하는 외야수 중 하나인 박건우 ⓒ 두산베어스



두산 베어스는 KBO리그 10개 구단 중 야수진이 가장 탄탄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팀 타격 성적만 따지면 SSG나 롯데처럼 더 강한 팀을 꼽을 수도 있지만, 야수의 역할은 타격 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까지 포함한다. 종합적인 능력치를 모두 고려하면 두산 야수진이 가장 견실하다는 평가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두산 야수진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외야수 박건우다. 외야가 가장 넓은 잠실 구장에서 중견수를 겸업할 수 있는 수비력과 함께 센스 있는 주루플레이에 정교한 타격까지, 전 분야에서 고른 실력을 갖춘 이른바 5툴 플레이어다.

하지만 아쉽게도 유독 포스트시즌에선 박건우의 능력이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큰 무대인 한국시리즈에서 더욱 그 경향이 짙어진다. 두산이 준우승에 그친 2018년 박건우는 한국시리즈 24타수 1안타 타율 0.042로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팀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우승에 실패한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18타수 3안타 타율 0.167로 부진했다. 심지어는 4전 전승으로 팀이 우승을 차지한 2019년 한국시리즈에서도 17타수 3안타로 1할 대 타율(0.176)을 벗어나지 못했다.

※ 두산 주요 타자들의 2021 한국시리즈 타격 성적
 
 두산 주요 타자들의 2021 한국시리즈 타격 성적(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두산 주요 타자들의 2021 한국시리즈 타격 성적(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매년 반복되는 핵심 전력 유출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가을야구 강자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박건우만은 그간 포스트시즌 경험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이번 한국시리즈 1-2차전에도 역시 각각 3타수 무안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팀 패배에 일조하고 말았다. 3차전에선 마지막 타석에서 적시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길어야 7경기, 짧으면 4경기로 끝나는 한국시리즈 성적으로 특정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정규 시즌 중에도 7경기 정도는 누구나 타격감이 좋지 않은 구간이 있을 수 있고 박건우 급의 선수는 그런 슬럼프를 이겨내고 결국에는 뛰어난 평균 성적을 기록하기 때문에 리그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주목이 집중되는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이 길어지면 시즌 후 FA 시장에서 받게 될 평가가 박해지는 것도 현실이다. FA 계약 시 선수가 받게 되는 금액이 그간 누적해온 정규 시즌 성적과 꼭 비례하진 않기 때문이다.

FA 자격을 얻는 당해 시즌 성적이 가장 중요하고, FA 직전의 포스트시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계약 총액이 늘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대로 박건우의 경우처럼 한국시리즈에서 유독 부진한 모습을 반복한다면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인상이 단점으로 작용해 평가가 박해질 수 있다. 당장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는 영입 전에 그런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박건우는 큰 경기 부진을 이겨내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박건우는 큰 경기 부진을 이겨내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 두산베어스

 
FA를 앞둔 박건우 개인의 사정을 차치하고라도 3전 전패로 궁지에 몰린 팀을 위해서라도 두산 타선의 핵심인 박건우가 힘을 낼 필요가 있다. 더구나 박건우의 동기이자 중견수 겸 1번타자로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던 정수빈이 손목 통증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다.

타선과 외야의 중심을 동시에 잡아야하는 박건우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3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적시타를 터뜨리며 반전의 계기를 잡은 박건우가 남은 기간 두산의 반격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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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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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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