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구경도 못 했는데, 어느새 찬 바람 씽씽 부는 겨울이다. 어른들에겐 계절의 순환이야 새삼스러운 것도 없는 시간 지나가는 현상일 뿐이지만, 아이들에겐 신기한 변화일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한 달여 남긴 지금, 겨울이 느껴지는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며 계절의 변화를 얘기해 주는 건 어떨까? 신간, 구간을 포함하여 겨울이 물씬 느껴지는 동화책 베스트 5를 소개한다.
<잉어맨>
이명환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우리 형은 잉어맨이에요!"
한겨울 잉어 낚시를 떠난 동이와 동이가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형 잉어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무 어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형이나 언니라는 존재는 어벤져스 못지않은 현실 속 영웅이다.
<잉어맨>은 동생의 눈으로 바라본 형의 영웅담이자, 동이 자신의 성장 이야기기도 하다. <미장이>의 이명환 작가가 그려낸 이번 작품은 꽝꽝 얼어붙은 겨울 강의 한기가 그대로 느껴질 정도의 실감 나는 묘사가 아이들에게 겨울의 생동감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눈사람 아저씨>
레이먼드 브릭스 그림 / 마루벌
"눈이 펑펑 오는 날 내가 만든 눈사람이 사람처럼 움직인다면?"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눈사람 아저씨>는 1978년에 출간된 겨울 동화의 영원한 고전이다. 대사 하나 없이 부드러운 파스텔화로만 그려진 이 작품은, 눈사람 아저씨와 소년이 북극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을 그린다.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찾아보는 책으로 더 유명하다. 특히 마지막 엔딩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영원히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다.
<눈아이>
안녕달 글그림 / 창비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수박 수영장> 작가 안녕달의 마법 같은 겨울 이야기. 겨울은 춥기만 한 것일까? 이 책을 읽다 보면 겨울의 또 다른 온도를 느끼게 된다. 한 아이가 눈 덮인 들판에 홀로 있던 눈덩이를 우연히 만나 팔다리와 눈, 입, 귀를 만들어 주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자 눈덩이는 '눈아이'가 된다.
배가 고픈 눈아이를 위해 눈빵을 만들어주고, 빨간 장갑을 나눠 낀 아이와 눈아이는 친구가 되어 우정을 나눈다. 아이들에게 우정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선사하는 이 아름다운 동화는 안녕달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포근한 상상력이 겨울의 정취와 완벽하게 어울린다.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
로버트 베리 글그림/ 길벗어린이
"크리스마스트리가 도착했어요, 그런데… 나무가 너무 커요!"
크리스마스에 트리가 빠지면 왠지 섭섭하다. 50년 넘게 크리스마스 대표 동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 책은, 크리스마스가 주는 대표적인 정서인 '기적'과 '선물'을 다룬다. 주인공 윌로비 씨네 집에 온 크리스마스트리가 올해는 유난히 크다.
윌로비 씨는 집사를 불러 나무 꼭대기를 잘라내는데, 잘라낸 나무 꼭대기는 수많은 사람의 집을 거쳐, 숲속에 사는 곰, 여우, 토끼 가족에게 전달되고 마침내 생쥐의 집에까지 도달한다. 버려진 작은 나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사람의 크리스마스를 밝히는 기적과 선물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동화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되는 건 덤!
<코코 스키>
김지안 글그림/ 재능교육
"우리 따뜻한 코코아 마시자!"
겨울 하면 빼놓을 순 없는 대표적인 운동은 바로 스키! 그리고 눈 내리는 겨울날 유독 당기는 음료는? 코코아! 이 책은 일곱 북극여우가 신나게 스키를 타며 놀다가 코코아를 마시기 위해 스키를 타고 따뜻한 물을 구하러 가는 도중 일어난 소동을 다룬다.
전작 <감귤 기차>로 따뜻한 겨울 판타지를 선물한 김지안 작가가 그린 <코코 스키>는 겨울이라고 잔뜩 움츠러든 아이들에게 겨울이 얼마나 멋지고 활동적인 계절인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