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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에서 부인 이순자 씨와 장남 전재국 씨가 인사를 하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에서 부인 이순자 씨와 장남 전재국 씨가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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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닷새째인 27일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인식이 치러졌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에서 열렸다. 전씨의 장례는 5일간의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은 유족 50여명과 종교인, 일부 5공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됐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영결식장에는 48석의 좌석만 마련됐다.

전씨의 부인인 이순자 씨는 흐느끼며 영결식장에 들어섰다. 전씨의 아들 재국·재용·재만 씨, 딸 효선 씨, 재용 씨 부인인 배우 박상아 씨 등도 침통한 표정으로 영결식장으로 이동했다. 장남 재국 씨의 아들이 영정 사진을 들고 영결식장에 입장했고 승려들의 목탁 소리가 뒤를 따랐다. 이순자 씨는 유족 대표로 나와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전씨 측이 과오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이후 41년여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전씨가 끝내 사죄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가운데 이순자 씨가 떠밀리 듯 너무 때늦은 '대리 사죄'를 한 것이다. 이 씨는 "남편이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했다"며 "화장해서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 (유해를) 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영결식장 가운데에는 옅은 미소를 띠고 있는 전씨의 영정 사진이 놓였다. 양옆으로는 김양재 우리들교회 담임목사와 서의현 전 조계종 총무원장 조화가 배치됐다.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켰던 '5공 말 실세' 장세동 전 안기부장, 전씨 사자명예훼손 재판 법률대리인인 이양우 변호사도 영결식에 자리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 핵심 실세로 꼽혔던 '쓰리(3) 허' 중 한 명이던 허화평 전 의원도 곁을 지켰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를 제외한 현역 정치권 인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영결식이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국가장으로 엄수된 것과 대비된다. 당시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대순 전 체신부 장관은 추도사에서 "지난달 문안 인사차 방문한 저를 현관문 앞까지 나와 잘 가라고 당부한 모습이 눈앞에 생생한데, 왜 싸늘히 누워 계시느냐"며 "임기 마치는 날 청와대에서 걸어나온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이 모두 일어난 가운데 불교 의식이 치러졌다. 이어 우리들교회 목사들이 기독교 의식을 진행했다. 이순자 씨와 세 아들, 딸과 며느리들, 손주들 순서로 영정 앞에 헌화했다. 이어 이대순 전 장관, 민정기 전 비서관 등이 뒤따랐다.

영결식 진행 내내 보수 유튜버 50여명과 극우 지지자들이 식장 앞에 몰려들며 일대에는 소란이 이어졌다. 유족 대신 곡소리를 내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발인이 끝난 전씨의 시신은 검은색 리무진 차량으로 옮겨졌다. 운구를 마치자, 유족들은 묵례했다.

전씨의 시신은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된다. 유해는 이후 연희동 자택으로 옮겨져 장지가 정해질 때까지 자택에 임시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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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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