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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제일 예산이 많은 자치구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청이 돈이 없다며 문을 닫겠다고 한 강남구청소년쉼터가 결국 문을 닫는다. (관련 기사 : 부동산 폭등 탓? "강남청소년쉼터 폐쇄 막아주세요")

지난 8월 27일, 서울 강남구청이 강남구청소년쉼터의 위탁법인인 태화복지재단에 사실상 쉼터 운영을 중단한다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이 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고 각종 언론도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태화재단 측이 쉼터 장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강남구청은 끝내 문을 닫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강남구청소년쉼터는 결국 '운영 종료 안내문'을 게시했다.
 
지난 1998년 문을 열어 23년 동안 3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거쳐간 강남구청소년쉼터가 문을 닫는다.
 지난 1998년 문을 열어 23년 동안 3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거쳐간 강남구청소년쉼터가 문을 닫는다.
ⓒ 강남구청소년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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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은 처음에 쉼터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갑자기 부동산이 폭등해 구청 책임은 아니라는 자세였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주민들 인식이 나쁘다'며 그 책임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은근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는 모두 변명이었다. 지난 8월 25일 개최된 '강남구 민간위탁운영 관련 특별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진짜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이날 강남구 최아무개 여성가족과장은 "강남구 아동은 3년동안 10% 미만인 22명만 입소를 했었고 보호기간도 한 1개월 미만, 주로 본인 입소가 절반 이상이 됐고 부모와의 갈등 이런 부분이라서 오래 있지는 않았고 나머지 10% 미만 한 90여%가 서울시 자치구나 타 시도에서 온 청소년들이었다"고 했다.
 
지난 8월 25일, 강남구의회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강남구 민간위탁운영 관련 특별위원회'에서 강남구청 최모 여성가족과장이 강남구청소년쉼터 폐쇄 이유를 보고했다.
 지난 8월 25일, 강남구의회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강남구 민간위탁운영 관련 특별위원회"에서 강남구청 최모 여성가족과장이 강남구청소년쉼터 폐쇄 이유를 보고했다.
ⓒ 강남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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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강남구청 측이 '청소년쉼터에 강남구 가출 청소년이 별로 없으니 문을 닫겠다'는 뜻이다. 이는 가출 청소년들의 이동 경로나 보호 형태에 대해 무지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강남구 청소년이 강남구청소년쉼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 쉼터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회의록을 통해 알려진 구의원들의 청소년 보호와 활동에 대한 인식도 어이없긴 마찬가지다. 회의록을 보면 한 구의원은 관내 청소년수련관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 센터에 원래 주민들이 원하는 거는 아마 주로 체육시설 운영하고 이러는 것들을 더 원할 거예요. 그런데 무슨 청소년자치회 이런거 한다고 애들이, 사실 이런 거 그냥 의미 없는 사업들이거든요"라며 청소년 자치활동을 의미없는 사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남구 민간위탁운영 관련 특별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한 구의원이 관내 청소년수련관에 대해 언급하면서 “청소년자치회 이런거 한다고 애들이, 사실 이런 거 그냥 의미 없는 사업들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청소년보호와 청소년활동에 대한 강남구의원과 강남구청의 인식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강남구 민간위탁운영 관련 특별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한 구의원이 관내 청소년수련관에 대해 언급하면서 “청소년자치회 이런거 한다고 애들이, 사실 이런 거 그냥 의미 없는 사업들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청소년보호와 청소년활동에 대한 강남구의원과 강남구청의 인식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강남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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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청소년보호와 청소년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구의원과 공무원이 이번 청소년쉼터를 사실상 사라지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청은 국민들과 언론을 상대로 시종일관 변명으로 일관했다. 그리고선 이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받겠다고 나서고 있다. 강남구가 진짜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하는 자치구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태그:#강남구청소년쉼터, #강남구청, #남자단기청소년쉼터, #청소년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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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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