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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뒤, 수천명 진주 시민들의 희망과 의지로 만들어진 '진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조례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다시 한번 물어볼 것이다. 진주시의회는 누구를 위한 의회냐? 의원 여러분들은 우리 시민의 대표가 맞느냐?"

'진주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표준운송원가제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재차 부결되자, 3일 '진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조례 발안 운동본부'가 이같이 밝혔다.

진주시의회는 2일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진주시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표준운송원가제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류재수 의원(진보당)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인데 더불어민주당(9명)은 찬성했지만 국민의힘(10명)·무소속(1명)이 반대했다.

표결 결과 찬성 10표, 반대 11표로 나왔다. 이 조례안은 수정·보완해 재상정되었지만 다시 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 조례안에 대해 진주시는 반대 입장이었다.

진주시는 시내버스 '총액표준운송원가제'를 시행하면서 업체에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류 의원은 재정 지원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조례안을 발의했던 것이다.

시민단체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준공영제는 민영제와 공영제의 장점을 혼합한 중간 형태의 버스운영체계로, 업체는 노선운행, 지자체는 서비스 수준 관리와 재정 지원·운영을 담당하는 것이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창원, 청주시가 이미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울산시도 도입하기로 했다.

운동본부 "누구를 위한 진주시의회인가?"

조례안 부결에 대해, '진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조례 발안 운동본부'는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시내버스 지원금 정산 조례안 부결시킨 진주시의회는 누구를 위한 의회인가?"라고 했다.

이들은 "이로써 시내버스 지원금 관련 조례 제정에 시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되었다"고 했다.

운동본부는 "총액표준운송원가제는 전국에서 진주시만 실시하고 있는 시내버스 재정지원 제도이다"고 했다.

이어 "지원만 하고 그 돈이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지 정산하지 않는 것이다"며 "그러다 보니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회사에 따라 기사연봉이 약 1000만원이나 차이가 나고,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업체가 있어도, 진주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류재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례안'에 대해 운동본부는 "비정상을 바로 잡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며 "재정지원금을 항목별로 사용해서 정산토록 하고, 항목에 맞지 않게 사용된 지원금은 전액 환수하도록 했다. 버스업체의 인건비 착취를 방지하고 지원금이 바르게 사용토록 하기 위함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있는 사업의 투명성과 사용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례안을 국민의힘 의원들은 왜 한 목소리로 반대할까?"라며 "시민의 대표로서 시민을 대신해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시내버스를 몇 번이나 타보았을까? 시내버스 이용자와 시내버스 노동자의 입장에서 조례안을 들여다보고 판단했을까?"라고 했다.

운동본부는 "2021년 지원금 약 234억 원, 해마다 그 이상의 금액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시내버스 지원금. 시민들을 위해 이처럼 어마어마한 세금을 쓰고 있는데 왜 모두들 불평하고 화를 낼까?"라고 했다.

"할 일은 더 명료해졌다"고 한 운동본부는 "시민을 보지 않는 의원들을 넘어서 우리의 손으로 우리를 위한 조례를 만들 수밖에 없는 진주시의 현실이 또렷하게 확인되었다"고 했다.

운동본부는 '진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조례' 청구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류재수 의원 등 "시내버스가 가지는 공공성 때문"

조례안 부결에 대해, 김시정, 박철홍, 서은애, 서정인, 윤갑수, 윤성관, 제상희, 허정림, 정인후, 류재수 의원은 2일 낸 입장문을 통해 "최종 부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들은 "재정지원의 목적은 업체사장이 돈을 많이 챙겨 가기위해 지급되는 것이 아니다"며 "시내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는 시내버스가 가지는 공공성 때문이다. 이는 시민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시내버스회사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급되기에 반드시 필요한 곳에 사용되어야 하며, 사용되는 내역 또한 투명하게 보고되어야 한다"고 했다.

의원들은 "시내버스 보조금을 항목에 맞게 사용하게 하여 보조금의 투명성과 적정성을 확보하고자 이 조례안을 만들었다"며 "그런데 이 조례가 누구에게 손해가 생기는 것이라서 이토록 재정되기 어려운 것인지 납득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의원들은 "비록 이번 조례는 부결이라는 결과를 받았지만, 앞으로도 시내버스 운영의 투명성과 예산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했다.
 
2일 열린 진주시의회 제234회 제2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 참석자 모두 우리옷을 입었다.
 2일 열린 진주시의회 제234회 제2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 참석자 모두 우리옷을 입었다.
ⓒ 진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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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시의회, #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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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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