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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이 9일 시교육청에서 ‘부산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이 9일 시교육청에서 ‘부산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부산시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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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교육청이 돌봄교실 확대 대응책을 내놨지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부실 돌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초등 돌봄 놓고 대립하는 교육청-노조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은 지난 9일 돌봄·방과후학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학부모의 걱정을 덜기 위해 돌봄교실을 확충하고 시간을 연장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김 교육감은 수요조사 결과와 현장 의견 수렴, 관련 TF 구성, 노사협의 등을 근거로 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530곳인데 지금은 오후 5시면 문을 닫는다. 그러나 퇴근 시간대 이후까지 돌봄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계속됐다. 지난 9월 초등학교 1~2학년 학부모 4만9839명을 상대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오후 6시~8시까지 돌봄을 희망하는 비율은 36.4%로, 지난 4월 같은 조사(21.1%)보다 더 늘었다.

이를 설명한 김 교육감은 이날 돌봄 확대와 내실화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회분야 국정과제에서 '온종일 돌봄 체계 구축'을 채택한 만큼 이를 본격화하겠다는 의미였다. 김 교육감은 "돌봄교실을 모든 학교에서 1실 이상, 오후 7시까지 2시간 연장 운영하겠다"라며 "방학까지 이를 확대해 돌봄 공백 없이 아이들을 연중 돌볼 수 있는 돌봄 체계를 갖추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마다 1명 이상씩 전일제(8시간) 돌봄 전담사를 배치하고, 돌봄교실도 2022년에 32곳을 더 추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교육감은 이에 더해 "부산형 돌봄 모델인 우리 동네 자람터 역시 12곳을 더 운영하겠다"라며 돌봄 수용률을 100%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기존 단시간 돌봄에 대한 대책 빠져 있어"
 
전국학비노조 부산지부 등 부산학비연대회의가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초등 돌봄 관련 발표에 반발하며 9일 시 교육청 본관 앞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
 전국학비노조 부산지부 등 부산학비연대회의가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의 초등 돌봄 관련 발표에 반발하며 9일 시 교육청 본관 앞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다.
ⓒ 전국학비노조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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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 교육청의 기대와 달리 노동조합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전국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이른바 '압축노동'의 문제를 제기하며 발끈했다. 노조는 김 교육감의 발표 소식을 듣자 바로 항의에 나섰다. 

10일 <오마이뉴스>와 통화한 김진주 전국학비노조 부산지부장은 "겉으로 돌봄 확대라고 하지만 기존 단시간 돌봄에 대한 대책은 빠져 있다"라며 "결국 5시간 돌봄 전담사의 압축노동, 공짜노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규탄했다. 아동 돌봄과 정리정돈, 간식마련, 행정업무 등 촉박한 시간에 많은 노동을 하는 기존 돌봄전담사의 '압축노동'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그는 이 부분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언론에 발표한 것을 분개했다. 김 지부장은 "김석준 교육감의 일방적 발표는 당사자들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고, 오늘은 학교에 공문까지 보냈는데 결코 수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임단협 타결 등을 요구하며 40여 일째 시 교육청 입구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해왔던 노조는 공간을 이날 본관 위로 확장했다. 시 교육청이 김 교육감의 돌봄 종합계획 발표에 항의하는 학비 노동자들의 출입을 막아서자 김 지부장 등이 본관 앞 시설물로 올라가면서다. 김 지부장은 "잘못을 인정하고, 돌봄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내려갈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노조의 지적에 노동·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도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들 단체로 꾸려진 부산민중행동 준비위는 학비노조, 교육공무직 부산지부와 함께 "13일 오전 11시 부산시 교육청 앞에서 '학교현장 차별 해소, 성실교섭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겠다"라고 예고했다.

태그:#압축노동, #초등돌봄전담사, #전일제 돌봄, #부산시교육청, #학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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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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