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울버햄튼 황희찬이 9라운드 리즈전 4호골 이후 8경기 연속 무득점에 머물고 있다.

▲ 황희찬 울버햄튼 황희찬이 9라운드 리즈전 4호골 이후 8경기 연속 무득점에 머물고 있다. ⓒ 울버햄튼 트위터 캡쳐

 

쉼 없이 달려온 탓일까. 결국 탈이 났다. 올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황희찬(울버햄튼)이 최근 기나긴 무득점에 이어 햄스트링 부상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황희찬이 침묵하자 결국 울버햄튼의 상승세도 한 풀 꺾인 모습이다. 프리미어리그 이적 후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황희찬에게 불가피한 휴식이 주어졌다.
 
울버햄튼 임대 이적 후 성공적인 시즌 초반 행보
 
황희찬은 2014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입단하며 비교적 어린 나이에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서서히 적응기를 마친 황희찬은 2016-17시즌 1군 정규 멤버로 자리잡은 뒤 35경기 16골 2도움, 2017-18시즌 13골 4도움을 올리며 성장세를 보였다.

2018-1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2 함부르크로 임대되며 잠시 숨을 고른 이후 2019-20시즌 소속팀 잘츠부르크로 돌아온 황희찬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빅리그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결국 2020년 여름 독일 신흥 강호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나겔스만 감독은 황희찬을 주로 후반 교체 자원으로 활용했다. 리그에서 선발로 뛴 것은 겨우 세 차례. 비중이 낮은 DFB 포칼에서 기회를 받는데 그쳤다. 결국 황희찬은 DFB 포칼 2골, 리그 무득점으로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황희찬은 올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하며, 한 단계 도약을 노렸다. 데뷔전은 강렬했다. 9월 12일 왓포드와의 4라운드에서 후반 17분 교체로 나선 그는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37분 데뷔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일주일 뒤 5라운드 브렌트포드전에서도 후반 조커로 투입돼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로 홈팬들을 열광시키더니 마침내 9월 23일 토트넘과의 리그컵 32강전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당당하게 실력으로 증명한 황희찬은 이후 확실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강한 압박, 저돌적인 전진 드리블로 브루누 라즈 감독의 신뢰를 이끌어낸 것이다.
 
올 시즌 황희찬은 3-4-3 포메이션에서 대부분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서고 있다. 경기 도중 4-4-2로 포메이션이 바뀌더라도 황희찬은 최전방 투톱으로 전진 배치돼 라울 히미네스와 짝을 이룬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울버햄튼이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데 있어 황희찬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졌다. 왓포드전 데뷔골을 시작으로 7라운드 뉴캐슬전 멀티골, 9라운드 리즈전에서 1골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의 골 순도, 슈팅 정확도는 단연 으뜸이었다. 네 차례의 유효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100% 적중률을 보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크게 줄어든 슈팅 빈도, 8경기 연속 무득점
 
그러나 11월 들어 황희찬의 골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10라운드 에버튼전부터 13라운드 노리치 시티전까지 득점뿐만 아니라 4경기 연속 슈팅 0개에 머물렀다. 이 기간 동안 볼터치, 드리블 성공이 많았던 것에 비해 슈팅에 대한 적극성은 크게 결여됐다. 평소 저돌적인 플레이를 즐겨하던 황희찬답지 않게 안정적인 패스와 이타적인 움직임에 집중한 탓이다.
 
14라운드 번리전에서는 슈팅 2개, 드리블 성공 5회를 기록하며 폼을 끌어올리는 듯 보였으나 15라운드 리버풀전에서 다시 슈팅 0개, 볼터치 29회로 실망스러웠다. 
 
결국 16라운드 맨시티전에서는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시작했다. 3-4-3 대신 3-5-2 포메이션을 가동한 라즈 감독은 최전방에 라울 히메네스-아다마 트라오레를 배치했다. 앞서 11경기 연속 선발로 나선 황희찬은 이날 맨시티전서 후반 27분 교체 투입돼 볼터치 7회만을 기록한 채 경기를 마감했다.
 
17라운드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전에서는 직전 경기서 퇴장을 당한 히메네스의 징계로 인해 황희찬이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장했지만 불운하게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는 악재를 맞았다.
 
큰 부상은 면했으나 향후 1-2주는 출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9라운드 리즈전 득점 이후 8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황희찬으로선 올 시즌 들어 첫 번째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황희찬 2021-22시즌 세부 기록 황희찬이 최근 8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 황희찬 2021-22시즌 세부 기록 황희찬이 최근 8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 박시인 기자

     
 
황희찬은 올 시즌 리그 14경기에 출전해 슈팅수가 9개에 불과하다. 공격 포지션임에도 황희찬은 슈팅수에서 팀 내 공동 9위다. 라울 히메네스(31개), 트린캉(21개), 아다마 트라오레(21골), 후벵 네베스(18개), 넬송 세메두(12개), 다니엘 포덴세(10개), 로망 사이스(10개), 주앙 무티뉴(10개) 등과 비교해 크게 부족한 수치다. 경기당 평균 0.64개의 슈팅으로 많은 득점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좀더 적극적으로 욕심을 내야할 때다. 
 
어느덧 크리스마스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반환점을 돌아서는 시기다. 황희찬의 활약이 울버햄튼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울버햄튼은 리그 18경기에서 13득점으로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황희찬은 오랜 침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팀 내 리그 4골로 라울 히메네스(3골 2도움), 다니엘 포덴세(0골 2도움), 아다마 트라오레, 트린캉(이상 0골 0도움) 등 경쟁자들과 비교해 앞서 있는 상황이다.
 
황희찬이 추운 겨울에 찾아온 부진과 부상을 털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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