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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를 폄훼하고 시민참여 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을 시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적 행보가 우파 전체주의의 징후라는 의견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진행된 '후퇴하는 미디어시민권을 말하다 : 오세훈 시장의 마을미디어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 참여한 채영길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이러한 분석을 제기했다. 

채영길 교수는 진보적 역사변환 과정마다 역효과, 무용, 위험이라는 세 가지 반동 명제가 등장하곤 했다고 분석한 앨버트 O. 허시먼의 견해를 소개하며 오세훈 시장의 시민참여 및 위탁사업에 대한 담론에서도 동일한 특성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시기 미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적 행보에서 우파 전체주의의 징후가 보인다고 주장했다. 
 
후퇴하는 미디어시민권을 말하다 : 오세훈 시장의 마을미디어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발제문 일부
 후퇴하는 미디어시민권을 말하다 : 오세훈 시장의 마을미디어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발제문 일부
ⓒ 채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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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사회에서 커뮤니케이션 권리 실현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공동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지역-미디어-공동체의 'N섹터링'을 통해 지속가능한 제3섹터와 공동체미디어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마을미디어 예산을 삭감하는 서울시의 행태는 미디어시민권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은경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센터장은 유네스코, 영국, 호주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공동체 미디어에 대한 지원은 국제적 트렌드이자 보편적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서울마을미디어센터가 준비한 서울 마을미디어 2차 중기 발전방안인 '마을미디어 비전 2025'의 핵심내용을 소개하며 마을미디어의 성과와 이후 발전방향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참여하는 마을미디어, 함께하는 마을방송국, 변화하는 지역공동체, 공감하는 마을공동체, 지속가능한 마을미디어 등 5가지 추진전략을 통해 '시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가 실현되는 도시, 서울'을 비전으로 개인의 성장, 이웃의 확장, 사회의 변화라는 미션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업 10년차를 맞은 마을미디어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서울시는 오히려 일방적 예산삭감으로 응수했다고 비판하며 마을미디어 예산에 대한 전향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후퇴하는 미디어시민권을 말하다 : 오세훈 시장의 마을미디어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후퇴하는 미디어시민권을 말하다 : 오세훈 시장의 마을미디어 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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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도 세 번째 발제자로 참여해 서울시 마을미디어 정책과 예산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예산서에 따르면 2022년 마을미디어 활성화 사업 예산(안)은 5억 3763만 2천원으로 전년 대비 46.4% 삭감된 금액이고 가장 큰 문제는 활동단체 지원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다.

지난 10년('12~'21) 마을미디어 예산 현황을 살펴보면 활동단체 지원예산의 비중이 평균 61.6%에 달했다. 마을미디어 생태계가 유지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인 활동단체 지원예산의 전액 삭감은 내년도 마을미디어 단체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며 활동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파악된다.

서울시는 민간위탁금으로 편성할 수 없다는 지침 때문에 활동단체 지원예산을 전액 삭감했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하지만 보조금 심의위원회를 거쳐 민간위탁 사업에 보조금을 편성했던 사례나 보조금은 민간위탁금과 별도로 부서 예산으로 편성하는 방안 등이 대책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검토되지 않고 있다. 활동단체 지원예산 전액 삭감은 마을미디어의 지속과 성장에 제동을 거는 정책인만큼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테이블을 통해 구체적인 대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발제에 이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마을미디어 활동가들이 지정토론에 나서 마을미디어 단체들의 예상되는 어려움을 생생하게 토로했다. 토론자들은 하나같이 서울시의 마을미디어 예산 삭감은 시민의 보편적 권리인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심각하게 후퇴시킬 것이라며 우려하며 적극적인 마을미디어 정책과 예산 편성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언론정보학회, 퇴행적인 오세훈 서울시정 정상화를 위한 시민행동, 미디어로 연대하자, 미디액트, 언론개혁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했고, 채영길(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정은경(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 센터장), 김일웅(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 발제로, 김정아(구로FM 활동가), 황성희(마을미디어뻔 PD), 고은실(너나들이마을미디어 운영담당자), 김용화(동작MOM매거진 편집장)가 토론자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태그:#마을미디어, #공동체미디어, #서울시, #오세훈, #미디어시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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