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삼성라이온즈를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허삼영 감독

지난 시즌 삼성라이온즈를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허삼영 감독 ⓒ 삼성라이온즈

 
2016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9-9-6-8-8'이라는 순위표로 5년 동안 암흑기를 맞이했던 삼성라이온즈. 그러나 지난 시즌 팀의 캐치프레이즈 '혼연일체'의 힘으로 우승팀 kt위즈와 정규시즌 1위 결정전까지 치르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에 삼성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1vs0으로 패한 삼성은 정규시즌 최종순위는 2위가 됐다. 2015시즌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였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개장한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기쁨은 짧았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로 올라온 두산베어스에게 2연패를 당하며 삼성의 포스트시즌은 이틀만에 막을 내렸고, KBO리그 최종순위는 3위로 마감하였다.

상위권에 있는 팀들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 이른바 우승을 위해 2022시즌에는 더더욱 전력보강이 한창이다. 그러나 상위권 팀들 중 전력보강보다 누수가 많은 팀이 삼성라이온즈이다. 삼성라이온즈의 현재까지 상황은 어떠한지 알아보았다.

1. 내부FA 3명, 2명 잔류 1명 이적

이번 FA시장에서 삼성은 3명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왔는데, 투수 백정현, 포수 강민호, 외야수 박해민이다. 3명 모두 삼성에게는 핵심선수다. 백정현은 지난 시즌 14승에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선발투수, 강민호는 삼성의 주전 포수로 삼성 투수진들이 가장 믿는 포수 중 한 명, 박해민은 수비가 탄탄한 주전 중견수이자 리드오프고, 삼성라이온즈의 주장이다.

3명 중 1명이라도 놓치면 팀의 전력에 큰 차질이 생긴다.
 
 LG트윈스로 이적한 외야수 박해민

LG트윈스로 이적한 외야수 박해민 ⓒ LG트윈스

 
투수 백정현과는 계약기간 4년 동안 계약금 14억원에 연봉 20억원과 인센티브 4억원 등 최대 총액 38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잔류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선발 마운드 걱정은 일단 덜어냈다.

포수 강민호와는 계약기간 4년동안 계약금 12억원에 연봉 20억원과 인센티브 4억원 등 최대 총액 36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잔류시키는 데 성공하며 주전포수 걱정도 덜어냈다.

그러나 문제는 박해민이 LG트윈스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32억원에 연봉 6억원과 인센티브 4억원 등 최대 총액 60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적하게 되면서 1번타자와 수비 범위가 넓은 중견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2. 용병구성, 한화 다음으로 빠르게 완료

삼성은 가장 먼저 기존의 용병투수였던 마이크 몽고메리 대신 새로운 용병투수로 앨버트 수아레즈를 100만달러에 영입하였다. 수아레즈는 지난 시즌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뛰면서 야쿠르트가 우승하는 데 공헌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0km대로 빠르면서 구종을 다양하고 제구도 괜찮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땅볼 유도 능력도 수준급이어서 라이온즈파크에서 적합한 유형이다. 뷰캐넌과도 2019년에 야쿠르트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력이 있다. 

기존의 용병인 투수 뷰캐넌과는 총액 170만달러, 타자 피렐라는 총액 120만달러에 모두 재계약하였다. 뷰캐넌은 2020시즌부터 2년 연속 15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고, 특히 지난 시즌에는 16승으로 다승왕 타이틀을 수상하며 S급 용병투수로 거듭났다. 더군다나 자기 관리가 상당히 뛰어나 팀 동료 원태인이 뷰캐넌을 스승으로 모실 정도고, 팬 서비스 역시 삼성 내에서 최상이라고 평가받는다.

피렐라는 지난 시즌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인 29홈런과 팀에서 가장 많은 타점인 97타점을 기록하였고, 매경기 전력질주하는 플레이로 팀의 캐치프레이즈 '혼연일체'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다만, 피렐라의 고질병인 족저근막염으로 인하여 후반기 성적은 전반기와 판이하게 달랐다.

전반기에는 80경기 출전하여 0.312의 타율과 20홈런 65타점을 기록하였으나 후반기에는 60경기 출전하여 0.249의 타율과 9홈런 32타점으로 현저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삼진에 있어서 전반기에는 80경기 나와 45개의 삼진을 당했는데, 후반기에는 60경기 나와 44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재계약에 갑론을박이 나눠지기도 했다. 삼성에서는 "족저근막염은 관리하면 낫는 질병이니, 구단에서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3. 전력보강은 사실상 포수뿐
 
 삼성라이온즈에 잔류한 포수 강민호

삼성라이온즈에 잔류한 포수 강민호 ⓒ 삼성라이온즈


물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이 보강을 아예 안한 것은 아니다. 다만, 포지션이 하나로 몰려있는데, 바로 포수다. 삼성은 NC와 2vs1 트레이드로 불펜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NC로 보내는 대신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김태군 포수를 영입하였다. 그리고 LG로 이적한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지명한 선수 역시 2015년 1차지명을 받은 포수 김재성이다. 

삼성은 그동안 강민호의 백업이 많이 미흡했다. 김민수, 김응민, 권정웅, 김도환 등 포수 자원은 많았으나 강민호 백업의 역할을 만족하게 수행한 선수는 없었다. 그 여파로 강민호가 무리해서 포수로 출전하는 횟수도 빈번하게 증가하였다.

특히 지난 시즌 강민호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친 상태였다. 당시 삼성이 순위권 경쟁의 상태이기도 했으나 강민호에게 휴식이 필요했다. 그러나 백업 포수들이 강민호만큼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결국 강민호는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해야 했고, 전반기 때 0.324의 타율로 맹타를 치던 강민호는 후반기에는 타율이 0.242로 식어버렸고, 특히 9월 이후의 타율은 0.220으로 저조했다. 

그래서 삼성 내부에서 내린 판단이 강민호의 체력적 안배를 위한 포수 뎁스 강화였다. NC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태군은 2008년 2차 3라운드 LG에 지명된 포수로 2013시즌부터 NC 특별지명으로 NC의 유니폼을 입고 2017시즌까지 NC의 주전포수였다가 양의지가 FA로 NC로 이적한 2019시즌부터는 백업으로 밀려났지만 지난 시즌 양의지가 잔부상으로 지명타자 출전이 늘어나자 포수 마스크를 쓰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102경기 출전하면서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음을 보여줬다. 또, 2017년에는 WBC 국가대표에 발탁되기도 하였다.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김재성은 2015년 LG에서 1차 지명된 포수로 지난 시즌 퓨처스에서 9경기 출전해 0.421의 타율을 기록하고, 1군에서도 58경기를 출전하였으나 타율은 0.138에 그쳤다.

삼성 내부에서는 "수비가 좋고, 타격도 배트 스피드가 빨라서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 더군다나 지난 시즌 LG 1군에서 많이 출전하여 경험을 쌓았다"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김재성이 성장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평가하였다.

포수적인 부분만 놓고 보았을 때는 강민호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4. 마운드는 물음표 가득
 
 삼성라이온즈에 잔류한 선발투수 백정현

삼성라이온즈에 잔류한 선발투수 백정현 ⓒ 삼성라이온즈

 
2022시즌을 앞두고 삼성의 의문점이 바로 마운드다. 선발투수에는 지난 시즌 다승왕 데이비드 뷰캐넌, 14승 토종듀오 좌완 백정현과 우완 원태인, 거기에다가 일본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새로운 용병투수 앨버트 수아레즈까지 선발투수 4자리는 정해졌다.

문제는 5선발이다. 기존의 선발투수 1자리를 채우던 최채흥이 병역해결을 위해 상무로 가면서 2022시즌과 2023시즌에는 최채흥의 공백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5선발 후보로 좌완 이승민과 허윤동, 우완 이재희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젊은 루키고, 1군에서 선발 경험이 어느 정도 있지만 1군에서 풀타임으로 선발 경험을 한 적은 없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경쟁을 치르겠지만, 5선발을 1+1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선발보다 더 문제는 불펜이다. 지난 시즌 삼성의 불펜은 오승환, 우규민, 최지광, 심창민의 의존도가 현저하게 높았는데, 오승환과 우규민, 최지광은 60경기 이상 등판하였고 심창민도 59경기를 등판하였다. 4명의 투수 다음으로 많이 등판한 투수가 지난 시즌에 입단한 좌완 루키 이승현이 41경기 등판이었고, 그 다음이 좌완 이상민이 30경기 등판이었다. 

그런데 2022시즌을 앞두고 삼성의 핵심 불펜투수였던 심창민이 트레이드로 NC로 갔고, 최지광도 병역해결을 위해 상무로 갔다. 오승환과 우규민도 각각 한국나이로 불혹과 서른 후반으로 에이징커브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결 방안은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야 하는데, 문제는 젊은 투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2020시즌 삼성의 불펜에서 희망을 보였던 김윤수와 우완 이승현이 2020시즌 대비 지난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불펜 운영에 큰 고민을 안겨줬었다.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암흑기 탈출의 신호탄을 쏜 지난 시즌. 그러나 박해민의 LG이적으로 생겨버린 1번타자와 중견수의 공백, 여기에 선발도 미지수다. 불펜은 2년 연속 방어율 8위.

삼성 허삼영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인 2022시즌, 전력누수가 심한 삼성이 우승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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