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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도착해 통화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도착해 통화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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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이 꼴로 만든 게 누군데? 후보야? 이준석 아니야, 이준석!"
 

4일 오후 국회부의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외치는 소리가 부의장실 밖 기자들의 귀에까지 닿았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이준석 당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가 선거대책위원회 개편 방향을 두고 숙고에 들어간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그동안 외곽에서 선대위를 비판해온 이준석 대표의 사퇴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던지고 선대위를 떠난 지 오래다. 하지만 김병준, 김한길, 이수정 등 선대위 핵심 직책을 맡았던 사람들은 물론 김기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도 현 상황에 책임을 지고 사퇴 뜻을 밝힌 상황이라, 이 대표 역시 이 같은 요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준석이 과연 윤석열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이냐?"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는 최근에 일련의 언동이라든지 행동으로 인해서 당원뿐만 아니라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민심의 지지를 많이 잃었다"라며 "백의종군하는 게 맞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준석 대표 자체가 2030를 무슨 완벽하게 대표한다? 또 이준석 대표 없이는 2030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이 얘기도 어떻게 보면 과대포장된 주장"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는 국민들의 여망에 이준석 대표의 자세가 부응할 것이냐,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물러나서 백의종군하시는 게 좋겠다'라고 하는 것이 80% 정도의 여론"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로부터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당한 바 있는 김용남 상임공보특보 또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의 전통적인 강한 지지층, 충성도가 높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대부분은 이준석 대표의 본심에 대해서 그전부터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라며 "이준석 대표가 과연 당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사람이냐? 그것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당대표가 사퇴해야 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지지층이 많다"라고 짚었다.

그는 "점잖게 표현하면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이준석 대표는 계륵과 같은 존재고, 보다 강한 표현을 쓰면 그것보다 훨씬 못한 존재"라며 특히 향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뒀다. "윤석열 후보는 이준석 대표 문제의 처리 여부에 따라서 전통적인 지지층의 지지 여부가 흔들리는 상황이 오면 단일화 경선에서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그냥 무조건 안고 가자, 이럴 수 있는 상황이 지금 아니다"라는 주장이었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당 대표 사퇴론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이후 일정을 잠정 중단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을 끝으로 이후 일정을 잠정 중단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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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인사들 사이에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김민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을 지목하며 "하태경 의원께 여쭙겠다. 성상납 의혹을 받는 이준석 당대표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라고 질문했다. 선대위의 최근 행보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한 하 의원에게 역으로 이 대표 관련 의혹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잠시 후 다른 게시글을 통해서도 "성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기간 동안 당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상대 당의 공격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라며 "적어도 선거 기간만이라도 이준석 대표가 스스로 직무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름다운 정치가 아닐까 한다"라고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새해 국민의힘에 보내는 쓴 약 세 봉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석열 후보, 이준석 대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모두를 향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이 대표를 가리켜 "짜증나게 하는 젊은 꼰대"라고까지 표현하며 "당대표의 일탈 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준석은 자기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참지 못한다. 직책·나이·관례를 따지지 않는다. 어른들 눈에는 '삐치는' 거지만 그에게는 중대 사유에 대한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선거 기간 내내 중대 사유는 생기게 마련이고, 그때마다 이준석 변수가 어떻게 돌출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은 "당내 불협화음"이라면서 "귀책사유는 대표인 이준석에게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당을 추스르고 화합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활기차게 움직여야 할 책임이 당대표에게 있지 않은가"라며 "권한을 가장 크게 가진 사람이 불만을 쏟아낸다. 선대위 활동에는 발을 빼면서 대표직은 유지·행사하겠다고 한다. 낯이 참 두껍다"라고도 비판했다.

그러자 안상수 전 의원이 "그 입 다물라"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당신은 공천 농단으로 우리 당을 역사적인 대 패배로 이끈 장본인으로서 당의 상황에 대해 더 이상 말할 자격이 없다"라며 "지금 우리 당은 후보를 끝까지 믿으며 경거망동 말고 힘을 합쳐야 한다.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식적 경로" 강조한 이준석

대표적인 반페미니즘 인사인 오세라비 작가는 국민의힘 책임당원 및 일반당원의 연서명까지 돌리며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공개한 성명서를 통해 "대선을 불과 70일 앞두고 이준석의 난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이준석은 끊임없이 합법적으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를 흔들고, 각종 미디어를 이용해 겁박하고 웃음거리를 만들며 후보 바보 만들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준석의 그간 행태는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한없이 가벼운 언사는 마치 여섯 살 먹은 아이와 논쟁하는 듯, 논리적인 의사소통이 안 되는 아이가 성을 내고 보채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힐난했다.

또한 "이준석의 어이없는 행태는 과연 야당 대표인지, 여당을 대변하는 인물인지 혼란스러울 지경"이라며 "이준석은 이미 당대표로서 리더십을 상실했으며, 정권교체를 위한 열망이 과연 존재하는지 근원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라고도 의구심을 표했다. 그 역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거론하며 "이준석은 지금 당장 탈당하고 당대표에서 물러나라"라고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로부터 당대표 사퇴 요구 여론에 대한 질문에 "공식적인 경로로 공식적으로 말씀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내가 답하겠다"라며 "혹시 그런 의사가 있는 분이 있으면…"이라고 일축했다.

태그:#이준석, #국민의힘, #선대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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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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