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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무운"을 빌었다. 지난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향해 "무운을 빈다"라고 했던 데 이어, 다시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사전적 의미는 건투를 비는 뜻이지만, 윤석열 후보의 선거 운동에 자신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라 그 속뜻은 윤석열 후보와의 사실상 결별 선언으로 읽힌다.

이준석 대표는 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오늘 선거에 있어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다시 움틔워 볼 수 있는 것들을 상식적인 선에서 소위 '연습 문제'라고 표현한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이준석 계열' '이준석의 사보타주로 청년들이 호응하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계획했다'라는 이야기는 해명이 어차피 불가능해 보인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당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라며 당무 이외의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성중 "청년 행사에 '이준석 계열' 막 들어와"... 이준석 "환멸 느낀다"
 

이 대표는 이 같은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 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에게 연습 문제를 드렸고, 연습 문제를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 관계, 협력 관계가 어느 정도 결합을 가지고 이뤄질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선대위 재합류 혹은 윤석열 후보와의 화해 여부에 대해 나름의 조건을 제시한 셈이다.

그는 "선거 기구에 대한 최근의 문제는 결국 저희가 어떤 기대치를 갖고 있냐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안을 맞닥뜨려서 연습 문제를 풀어봤을 때 제대로 공부했느냐 안 했느냐가 드러난다"라며 "(연습 문제를 푸는 데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라고 했다. 당초 연습 문제가 무엇인지를 기자들이 묻자 그는 "안 알려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연습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는 그 이후에 드러난 것이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후보와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은 결국 이날 있었던 청년 당원들과의 'MZ더라이브' 비공개 화상 간담회 때문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25분 기다린 청년들, 윤석열 결국 불참에 험악... "아직 정신 못 차려"). 해당 간담회에 윤석열 후보는 당초 공지보다 늦게 스피커폰을 통해 등장했고, 별다른 사과 없이 짧게 인사만 하고 통화를 끊었다. 이에 청년 당원들 사이에 윤 후보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폭발했고, 곽승용 정책총괄본부 청년보좌역은 사퇴까지 선언했다.

이후 당의 대처도 문제였다. 박성중 국민의힘 국민소통본부장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정체를 확인하기 힘든 100명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허가받지 않은 채 접속 코드를 도용하여 의도적으로 들어와 고성, 욕설로 회의 진행을 방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경제> 등 개별 언론의 질의에 "청년들 중에 이준석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막 들어왔다"라며 윤 후보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당원들을 '이준석 계열'로 규정했다. 이에 이 대표는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행사 중에 '이준석 계열' 청년이 들어왔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진짜 환멸을 느낀다"라고 꼬집었다.

태그:#이준석, #윤석열, #박성중,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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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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