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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이 보유한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지난 4일 훈련 비행 중 착륙장치 이상으로 비상 착륙했다. 조종사는 다친 곳 없이 무사했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1분께 훈련 비행 중이던 F-35A의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착륙장치)가 내려오지 않아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에 전시된 F-35A 전투기.
 공군이 보유한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 1대가 지난 4일 훈련 비행 중 착륙장치 이상으로 비상 착륙했다. 조종사는 다친 곳 없이 무사했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1분께 훈련 비행 중이던 F-35A의 항공전자계통 이상으로 랜딩기어(착륙장치)가 내려오지 않아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동체 착륙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1"(서울 ADEX) 프레스데이 행사에 전시된 F-35A 전투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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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졸속 도입해 결국 사고 난 F-35A... 국방부는 모험을 멈춰라"에서 이어집니다.)

과도한 도입 비용에 따른 예산 낭비

F-35A 가격이 양산으로 낮아지리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록히드마틴과의 3차 MOA를 체결하면서 F-35A를 고정가로 도입하기로 변경함으로써 F-35A의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을 포기했다. 고정가격은 기체 1대당 1211억 원가량 된다. 그런데 록히드마틴 F-35 사업팀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군이 도입할 초도생산 대당 가격은 1060억 원이었다(<아시아경제>, 2017.10.13.).

한편 2019년 10월 29일, 미 국방부는 F-35A/B/C(Lot 13·14, 2021·2022년 인도분) 478대를 39조8000억 원에 도입하기로 했다(<뉴데일리>, 2019.10.30.). 대당 평균 831억 원으로 한국이 F-35A의 도입을 서두르지 않았다면 도입가를 9160억 원(도입가 1060억 원 기준)에서 1조5200억 원(도입가 1211억 원 기준) 정도 낮출 수 있었다.

최근에도 미 의회와 국방부 내에서조차 도입가격이 비싸고 운영유지비의 부담이 큰 데 반해서 작전 효용성은 낮은 F-35 사업을 중단하거나 도입 대수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도 오직 한국만 비싼 가격에 도입을 강행함으로써 미국과 록히드마틴의 봉이 되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절충교역의 실패에 따른 이중삼중 추가 예산 낭비

국방부는 F-35A 도입을 위해 작전 요구성능에 스텔스 기능을 추가함에 따라 협상 방식이 공개경쟁입찰에서 F-35A만 협상에 참여하는 수의계약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한국은 대미 협상에서 '을'의 처지로 전락했고 첨단 항공기술 확보에 실패하고 절충교역 규모에서도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국방부는 F-35A의 절충교역은 보라매(KF-21)의 기술 이전 14억 달러, 군 통신위성 설계·제작·발사 21억 달러 등 총 38억 달러(약 4조 원)라고 밝혔다(TV조선, 2017.10.4.). 이를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이 군 통신위성 비용을 F-35A 가격 인하 시 한국이 돌려받아야 할 비용으로 상계처리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군 위성통신은 한국이 유상구매한 것으로 된다.

따라서 군 통신위성 비용 21억 달러는 절충교역에 해당하지 않으며 절충교역 액수는 17억 달러로 낮아진다. 결국 F-35A의 절충교역 규모는 구매 액수(7조3400억 원)의 27%로 F-15K의 84%에 비해서 현저히 낮고 한국 정부가 F-35A 도입으로 선회하기 직전에 도입하기로 했던 F-15SE의 절충교역 규모 약 42억 달러의 40%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F-15K 도입 때의 절충교역 84%를 기준으로 한다면 F-35A 도입으로 약 4조 원 이상을, F-15SE가 제시한 절충교역 액수를 기준으로 한다면 약 25억 달러, 약 3조 원을 포기한 것으로 된다. 국방부의 무능으로 무려 3~4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미국과 록히드마틴에 바친 셈이다.

또한 F-35A 구매로 확보하려고 했던 KF-21 사업의 핵심 기술인 4대 항전 장비 - 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추적 장비(EOTGP), 전자파 방해 장비 - 와 체계통합기술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게 됨으로써 KF-21 사업의 비용 부담(개발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더 클 수도)과 사업의 지체를 가져오는 유무형의 손해를 떠안게 됐다.

절충교역의 실패에 따른 군수 조달 비용 부담
 
F-35A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
 F-35A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평통사 회원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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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2022년부터 시작된 F-35A 후속 군수지원 사업 비용은 총 6억7500만 달러(약 8200억 원)다. 미 국방부 안보협력국(DSCA)은 2020년 4월에 한국의 요구로 F-35A 관련 장비에 대한 후속 지원과 서비스 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후속 군수지원은 "엔진, 무기에 대한 후속 지원과 서비스, 출판·기술 문건, 지원 장비, 여분·수리용 부품, 수리 후 반송, 시험장 비, 소프트웨어 전달과 지원, 인력 훈련 장비, 미 정부와 계약 업체들의 군수지원"(<조선일보>, 2021.4.21.) 등이어서 국방부가 F-35A 도입 협상에서 '을'의 처지를 자초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든지 절충교역을 통해 따낼 수 있었던 사안들이다.

실제로 F-15K는 절충교역으로 엔진, 무장, 부품, 각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F-15SE도 부품 제작, 군수지원, 엔진 지원 등을 따낼 수 있었던 전례로 볼 때 F-35A도 후속 군수지원 등을 얼마든지 절충교역으로 따낼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의 강압에 의한 성능개량에 따른 비용 추가 부담

2022년부터 시작되는 F-35A의 성능개량 비용은 3700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F-35의 성능개량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방사청은 F-35A의 성능개량은 F-35A의 모든 운용국에게 일원화된 형상 적용을 요구하는 F-35A 개발 프로그램에 따른 것으로 한국 자체의 성능개량 요구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2022년 사업예산 설명자료).

SBS도 F-35A의 성능개량은 2020년 미국의 통보에 따른 것이며 "2020년 중후반에 공대함 미사일 등 4가지 무장 관련 장비를 추가 장착하고 항공전자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으로 "이번에 성능개량을 하지 않으면 2차, 3차 개량도 할 수 없는 구조라 공군과 방사청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SBS, 2021.3.15.).

F-35A 성능개량의 세부 내용은 비공개다. 그러나 미국이 링크-16의 전송능력과 암호키를 개선하는 성능개량을 완료한 점, 또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2022년 1월부터 새로운 암호키를 적용하겠다고 통보한 점, 록히드마틴이 밝힌 F-35A 성능 개량 계획을 종합해보면, 성능 개량 내용은 링크-16 성능개량과 F-35 전투기 편대 간 전술정보 데이터링크인 다기능 첨단데이터링크(MADL)장착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이동식 표적 타격을 위한 SDB-2 (GBU-53), 페이브웨이-2(GBU-49)나 합동타격미사일(JSM) 운용을 위한 성능개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JSM은 최대 사거리가 500km로 작전반경이 좁은 한반도 전구에서의 작전 효용성은 낮지만, 미국의 대중·러 공대지, 공대함 전투에서는 긴요한 무장일 수 있다.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지 2년이 채 안 되는 F-35A의 신속한 성능개량에 나서는 것은 맞춤형 억제전략과 작전계획 5015의 대북 선제공격과 이를 통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 작전 임무 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에 배치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성능개량에 나선 주한미군 사드의 사례와 유사하다.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의 주일미군과 태평양 미군, 미 본토 타격을 사전에 제지하기 위해서 대북 선제공격의 선봉에 나설 F-35A의 링크-16 성능개량을 통한 지상, 공중, 해상에서의 더 신속 정확한 위협 탐지, 획득, 제거를 위한 공대지, 공대함, 공대공 무장을 강화하는 것은 주한·주일·태평양 미군에게 최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그러나 주한미군 사드 성능개량이 북한의 탄도미사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는 데서는 효용성이 없고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를 위한 것이듯 F-35A도 한반도 안보 환경에서는 과잉전력으로 성능개량이 의미가 없으며, 그 성능개량이 주로 주한·주일미군을 포함한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 방어에 초점을 둔 대북 선제공격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돈으로 서둘러 F-35A 성능개량에 나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F-35A 도입 및 성능개량 조건은 '굴욕'이다
 
한국과 일본 F-35 도입과 절충교역 비교
 한국과 일본 F-35 도입과 절충교역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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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FMS 방식으로 도입했지만, 일본의 F-35A 계약 조건은 한국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국에게 굴욕적이다. 한국의 수의계약 방식과 다르게 일본은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한국과 비교할 바 없이 유리한 조건들을 따냈다.

한국은 40대를 완제품으로 들여오고 첨단 항공 기술을 받지 못하지만 일본은 4대만 완제품으로 들여오고 38대를 일본에서 생산하기로 했으며, 첨단 항공 기술을 확보했다. 한국은 창정비 권한이 없는 반면 일본은 창정비 권한을 확보해 F-35A 창정비 등에서 한국의 대일 종속은 불가피하다.

또한 엔진, 레이더 등 50% 이상의 부품을 일본에서 생산하기로 함에 따라 F-35A 부품 조달에서도 대일 종속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국에게는 "전투기를 성능 개량할 때 필수정보인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도 전혀 제공하지 않지만 일본에는 (부분적으로) 공급"(<문화일보>, 2014.1.16.)하고 있어 한국이 큰 차별을 받고 있다.

최근 도입한 지 2년도 안 된 F-35A의 부품 돌려막기가 도입한 지 수십 년이 지난 F-4E/5E/5F 등보다도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2021.10.14.). 록히드마틴으로부터 F-35A의 부품이 제때 조달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F-35A 부품 생산과 조달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례로, 이러한 불이익을 F-35A와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일본은 거의 겪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요미우리신문>은 "미국이 F-35의 엔진 등 부품이나 미사일을 제어하기 위해 기체에 탑재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밀 해제 의향을 나타냈다"라고 보도했다( 2019.4.19.). "현재 미국이 독점하고 있는 F-35A의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소스 코드(설계도)'를 모두 일본에 전수하겠다는 것이다."(<조선일보>, 2019.4.19.).

비록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F-3)의 공동개발을 조건으로 한 제안이지만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면 향후 F-35A의 소프트웨어 성능개량에서 일본은 비용과 시간 낭비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매번 성능개량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미국의 요구와 제공 범위 안에서만 성능개량을 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절충교역을 포함한 F-35A의 도입 계약 조건의 불리함이 이후 부품 조달, 성능개량 등에서 지속적인 불이익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렇듯 F-35A 도입은 국방부가 도입을 서두르면서 FMS와 수의계약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방부의 무능함에 따른 졸속 도입으로 가격, 부품 조달, 성능개량 등에서 미국에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굴욕을 감수하고 있다. 부품 돌려막기조차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한국 공군 참모총장조차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기체에 접근도 못 하는 수모를 받는 것이다.

록히드마틴은 기술 누출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F-35A 기지를 방문한 한국 공군 참모총장에 대해서도 접근 인가가 없다는 이유로 F-35A 격납고 방문을 거부하거나, 한국 공군 조종사가 F-35A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매일 아침 미 공군이 1회 발송하는 링크-16 암호를 수신해야만 가능하며, 엄격한 보안각서 때문에 한국 공군의 정비사가 접근하거나 정비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한다.(<밀리터리 리뷰>, 2021, 7월호)

나아가 F-35A의 작전 운영도 주한미공군이 발급하는 항공임무명령서(ATO)에 의거해서만 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한국 공군은 F-35A를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 이쯤이면 한국은 F-35A를 명목상으로만 소유할 뿐 사실상의 소유권자는 미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돈을 대주는 것과 한국인 조종사가 기체를 조종해 보는 것이 전부다. 다른 미국산 첨단무기들도 마찬가지지만 F-35A는 도입하면 할수록 한국 국방예산과 한국군을 대미 종속의 심연 속으로 더 깊숙이 빠뜨리게 된다. 지금이라도 F-35A 추가 도입과 성능개량을 막는 것이 국익을 위한 결정이며, 졸속 도입을 주도한 자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태그:#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국방예산, #F-35, #선제공격전략,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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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비핵화 #평화협정 실현 #사드철거...성역화된 국방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감시와 대안있는 실천으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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