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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시민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월 11일 오전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함양시민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월 11일 오전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 최상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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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1일 오후 5시 7분]


멸종위기야생생물 복원·서식 하천인 경남 함양 임천(엄천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스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함양군은 '유감'을 나타내며 "더 이상 환경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함양시민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1일 오전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임천 가스관 공사는 한국가스공사가 산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임천 바닥 굴착하는 과정에서 장비가 고장을 일으켰고, 가스공사 측은 장비를 끄집어내는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석분(돌가루)가 발생해 하천에 흘러들었고, 7일 늦은 오후 발파 작업이 진행됐다.

당시 인근 마을 주민들은 폭파작업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가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착각하며 놀라기도 했다.

임천은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생물 복원 하천이다. 환경부는 이 하천에 2011년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얼룩새코미꾸리' 복원을 위해 방류했고, 2019년에는 같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여울마자'의 증식을 위해 일부 개체를 풀었다.

폭파 작업이 있기 전 환경단체가 실시한 현장 조사에서는 죽은 물고기가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환경단체는 '석분'이 원인으로 보고 있다. 발파 작업 이후 죽은 물고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 하천에는 현재 얼룩새코미꾸리·여울마자 사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가스공사는 계속해서 공사를 벌이고 있으며, 환경·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연 이날도 인근에서는 관련 작업이 진행됐다.

함양시민단체협의회 "임천 생태계 보호하라"

함양시민단체협의회는 회견문을 통해 '공사 중단'과 함께 "환경부, 한국가스공사, 함양군청은 임천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주민들의 삶을 정상화할 대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주민설명회 때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환경 오염, 생태계 파괴, 주민 이동 불편 등 여러 가지 우려를 표명했고, 시공사는 위험 요소들을 철저한 계획을 통해 잘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하지만 약속한 환경관리계획은 현재 제대로 지켜지는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민들의 입회하에 월 1회 실시하기로 한 수질검사였지만, 주민들 그 누구도 수질검사에 관한 연락을 받은 적이 없고, 작업 전·중·후에 오탁방지막의 설치 상태 확인·점검을 약속했지만 오탁방지막을 설치만 하고 사후 관리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주민 1명을 환경도우미로 선임해서 이틀에 한 번 현장 점검을 하기로 했지만, 현재 환경도우미는 없고, 도로 주변 환경을 위해 살수차 수시 운영을 약속했지만 처음에 몇 번만 살수차를 운영하고 그만뒀다"고 했다.

이들은 "결국 공사 중 암반으로 인해 장비가 고장 나서 임천 중간에서 멈춰 버렸고, 장비를 꺼낸 뒤 가스관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석분이 유출돼 공사 현장의 하천 일대가 돌가루로 뿌옇게 변했다"며 "오염된 이 물은 하류로 흘러가서 지속적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을 언급한 함양시민단체협의회는 "소중한 생명들이 사는 임천에서 경남기업이 생태계와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나 대책 없이 제멋대로 무리하게 공사를 시행하는 것은, 환경부, 함양군, 한국가스공사의 관리·감독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함양시민단체협의회는 "환경부는 임천의 멸종위기야생생물들과 생태계를 위한 대책을 최대한 빨리 수립하라", "가스공사는 천연가스가 값싸고 깨끗한 청정연료라고 광고만 하지 말고, 임천 공사 현장이 깨끗하고 청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촉구했다.

진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발파 작업 이후 어류가 죽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함양시민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월 11일 오전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함양시민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월 11일 오전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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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군 "천연가스 공급설비 건설공사 관련 환경보전 대책"

함양군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천연가스 공급설비 건설공사와 관련해 그간의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하천 생태계 보호를 위한 철저한 관리감독과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함양군은 "하천굴착으로 발생된 암석가루와 지하로 유입된 하천수가 섞여 혼탁수가 발생함에 따라 가스공사와 시공사에 여러 차례 시설보완과 함께 멸종위기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권고사항을 통보했으나, 침전조와 침사지 등 정화시설 용량 부족으로 미처 정화되지 못한 혼탁수가 하천으로 유출됐다"고 말했다.

또 함양군은 "혼탁수가 하천으로 절대 유입되지 않도록 수질정화시설을 설치 후 공사를 재개할 것을 통보하고, 지속적인 민원 발생에 따른 관련 법 준수와 허가조건 미이행시 허가취소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고 설명했다.

7일 진행된 발파 작업에 대해 함양군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화약으로 인한 수질변화 확인을 위한 채수를 실시해 어류사체 발생 여부를 확인했고, 다행히 이로 인한 어류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양군은 "하천 생태계 보전을 위해 위법행위가 있을 시 관련법에 따라 처리하고 결과에 따라 하천점용허가 등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여러 차례 제기된 수질과 야생동물 피해 예방대책을 수립하도록 한국가스공사 측에 통보했음에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라며 "이후 작업계획과 생태계 보호대책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더 이상의 환경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낙동강환경청 "지금부터라도 서식지 복원"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날 오후 함양 유림면사무소에서 관계기관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주관한 회의에는 함양군, 가스공사, 국립생태원을 비롯해 시민환경단체도 함께했다.

낙동강환경청은 "임천에 쌓여있는 석분 슬러지 처리, 깨끗한 하천용수 공급, 수질·수생태계 모니터링 추진, 멸종위기 어류 모니터링 추진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가스공사는 석분을 제거하고 하천용수 공급과 향후 모니터링을 담당하기로 했고, 함양군은 이를 관리‧감독하고 하천용수 공급 지원, 멸종위기 어류 모니터링 지원을 맡기로 했다.

이호중 낙동강환경청장은 "환경청의 검토를 거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전에 파악이 어렵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서식지를 복원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가스관공사 '석분' '폭파에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은 괜찮을까? http://omn.kr/1wtgq
"멸종위기 물고기 방류했는데..." 폭파하겠다는 가스공사 http://omn.kr/1wspt
가스관 공사로 함양 임천강 멸종위기종 서식지 파괴 논란 http://omn.kr/1wppj
 
함양시민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월 11일 오전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함양시민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참여연대, 진주환경운동연합은 1월 11일 오전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 최상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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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가스공사, #임천, #여울마자, #함양시민단체협의회, #함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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