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무실동에서 고기뷔페를 운영하는 김한기 씨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2년간 빚이 2억 원에 육박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 무실동에서 고기뷔페를 운영하는 김한기 씨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2년간 빚이 2억 원에 육박한다고 했다. 그는 정부에 현실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 원주투데이

관련사진보기

 
강원도 원주시 무실동 소도고기뷔페는 오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65세 이상 시민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식당을 찾는 손님이 매우 적기 때문. 최상품의 고기를 그냥 버릴 수 없어 인심을 베풀고 있다. 하지만 '무료 나눔 행사'를 벌인다고 홍보해도 식당을 찾아오는 사람은 극소수다. 

원주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건 2020년 2월 27일이었다. 이날 이후 약 2년 간 원주시민 3528명(17일 기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라 전체로도 69만 603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외식·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영업시간 제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감염병 확산을 늦추기 위해서였다. 

자연스레 자영업자·소상공인 매출은 급락했다. 소도고기뷔페를 운영하는 김한기씨도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2021년 매출을 비교하면 47%나 감소했다.

김씨는 "5년 전 뷔페집을 열었을 때 3억 원 빚을 지고 시작했는데 장사가 잘돼 3년 만에 모두 갚을 수 있었다"며 "그러나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0년부터 지금까지 순수 적자만 1억8천만 원에 달하고 빚은 2억 원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원 제한, 뷔페 집엔 독약"

김씨가 운영하는 뷔페 집은 월평균 1200만 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한다. 임대료가 660만 원으로 가장 많고 인건비 200만 원, 관리비 80만 원 순이다. 식자재비 등을 포함하면 한 달 3300만 원 이상 음식을 팔아야 이윤이 창출된다.

지난해 이씨의 뷔페는 월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가장 많은 매출(3091만6400원)을 기록했는데 이마저도 3300만 원을 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2월 18일 위드코로나가 종료되면서 다시 매출절벽을 걷고 있다. 

지난 9일은 주말임에도 손님이 딱 두 팀밖에 없었다. 김씨는 "우리 같은 뷔페 집은 단체 손님이 와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방역 조치 하에선 적자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임대료는 벌써 1년째 못 내고 있다. 그 많던 직원들은 스스로 그만뒀다. 지금은 주방장 한 명, 아르바이트생 두 명뿐이다. 장사를 접을 수 없다는 김씨의 간곡한 부탁에 남은 직원들이 사표를 내지 못한 것이다. 김씨는 "장사를 하지 않으면 하루 30만 원, 문을 열면 50만 원 손해"라며 "빚이 많아 함부로 음식점 문을 닫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빚은 산더미, 정부 지원은 쥐꼬리
 
▲ 지난 10일 저녁, 손님이 없어 텅 빈 김한기 씨 식당.
 ▲ 지난 10일 저녁, 손님이 없어 텅 빈 김한기 씨 식당.
ⓒ 원주투데이

관련사진보기

 
김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급격히 줄었어도 정부 방역지침에 순응했다. '이번 주말이 고비', '추석·설 명절만 지나면 나아질 것', '앞으로 2주 후 절정' 등의 정부 발표를 믿어왔다.

그러면서 '손님이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회복되겠지'라고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은 절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김씨는 "자영업자들은 고사 직전인데 지금도 정부는 적절한 보상 없이 지침만 따르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자영업자 손실보상금도 현실에 맞지 않았다. "손실보상금, 재난지원금 다 합해도 1700만 원이 전부"라는 그는 "이 돈으로는 9천만 원 대출금 갚기에 빠듯하다. 지난 2년간의 피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법무법인 황해가 정부를 상대로 진행하는 코로나19 손실보상 집단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영업시간 제한 등에 의한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도 추가 소송을 제기해 누적된 피해를 보상받을 것이라 했다.

그러나 김씨의 소송이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지 기약할 수는 없는 상태다. 김씨는 "자영업자들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피해를 파악하고 보상하는 것이 제대로 된 나라"라며 "하루빨리 이 어려움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원주투데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원주의 게시판, 원주의 사랑방, 원주의 나침반' '원주투데이를 보면 원주가 보입니다' 매주 월요일 발행(기사제보: 033)744-7114, 정기구독 문의: 033)744-4905)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