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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함양지리산고속 기술상무 신범철씨
 (주)함양지리산고속 기술상무 신범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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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민의 발이 되어주는 대중교통 (주)함양지리산고속 버스가 갑자기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아찔한 상황은 상상도 하기 싫어할 사람, 함양지리산고속 기술상무 신범철씨다.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50여 대의 차량을 관리하는 신범철씨는 365일 24시간이 긴장의 연속이다.

"자다가도 뛰쳐나올 때가 있죠. 완벽하게 점검했다고 해도 변수가 생기니까요. 승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게 우리 일이니 빨리 조치를 취해야죠."

18살 나이에 회사에 입사해 30대에 기술파트 총괄책임을 맡아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신범철 상무. 그가 버스와 함께 달려온 인생을 뒤돌아본다.

"꽁꽁 언 손으로 문제 해결... 그 맛에 일하죠"

"이곳이 첫 직장인데, 그러고 보니 함양지리산고속의 전신인 함양교통 때부터 지금까지 참 오랜 세월이 흘렀네요."

평생동안 한 자리를 지키는 게 쉽지 않았을 거란 물음에 그는 "이곳이 좋았나 봅니다"라며 미소로 답한다.

승객의 생명을 싣고 달리는 버스를 책임지는 무거운 어깨를 버티게 해 준 것은 사명감, 단 하나의 이유다. 철저하게 점검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미리 준비하고 또 한번 점검하고... 반복의 성실함이 그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했다.

"모든 버스를 7일에 한번 꼴로 점검하고 있어요. 그 정도는 해야 버스가 안전하게 달릴 수 있으니까요."
 
(주)함양지리산고속 기술상무 신범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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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가지 부품으로 움직이는 대형버스. 자칫 정비를 소홀히 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 부품 하나가 여러 가지 고장의 원인이 된다. 수만 가지 경우의 수 중에서 고장 난 부분을 찾아내야 하는 것.

차를 못 고치면 집에도 가지 않았던 젊은 시절, 찬바람이 온 몸을 휘젓고 꽁꽁 언 손으로 공구를 만지며 수리에 몰두할 땐 그마저도 잊었다. 문제를 해결하고 고장 난 차를 고치고 나서야 추위가 몰려왔다.

"안 풀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어요. 그 맛에 이 일을 하죠."

그런 그의 집념은 이제 직업병이 됐다. 잠자리에 들었어도 낮에 수리했던 차를 천장에 그리며 '뭐가 잘못됐지? 다른 방법은 없었나?'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길을 지나다가도 차량 엔진 소리를 유심히 듣고 문제를 살피게 된다고.

가장 아래, 보이지 않는 곳이 그의 자리

지금은 자동차도 전자식으로 바뀌고 전기차, 수소차로 발전하는 시대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배워야 하는 게 이 분야라고 말하는 신범철 상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그는 책을 뒤지고 지인에게 물어보며 원인을 찾는다.

"예전에는 자기 기술을 뺏긴다 생각하고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런 경험, 저런 경험을 서로 공유해요. 센스 하나가 많은 부분에 연결돼 있으니 원인을 찾기도 힘드니 서로 돕죠."

허망할 때도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해답이 있을 때가 있고 어려운 것을 찾아낼 땐 성취감도 크다. 그래서 그는 이 일이 재미있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양기환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과 신범철 상무의 열정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 함양지리산고속이 아닐까.

"지금은 장비가 좋아져서 일하는 것도 수월해졌어요. 대표님이 장비 지원도 아끼지 않으세요. 10개월마다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중요부품도 항상 비치해 두고 투자를 많이 해 주시죠."

함양지리산고속 막차는 새벽 4시 30분 도착, 첫차는 6시 출발한다. 하루 중 단 2시간만 차량 운행이 멈춘다. 추운 겨울, 더운 여름은 특히 긴장되는 시기다. 누구라도 극한직업이라 말하는 이 일을 책임감 하나로 버텨낸 신범철 상무. 가장 뒤, 가장 아래, 보이지 않는 곳이 그의 자리다.

알아주지 않아도, 드러나지 않아도 자동차의 심장이 멈추지 않도록 노력한다. 기름 묻은 그의 손이 약손이다. 신범철 상무가 있기에 함양지리산고속 버스는 오늘도 멈추지 않는다.
 
(주)함양지리산고속 기술상무 신범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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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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