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한국 여자 축구가 사상 첫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20일 인도에서 개막하는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대회에서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우승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총 12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4개국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1·2위, 그리고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2개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올라 단판 승부로 우승 경쟁을 펼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여자 축구 세계랭킹에서 18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이번 대회 첫 관문인 조별리그에서 베트남(32위), 미얀마(47위), 일본(13위)과 C조에 속해 있다. 첫 상대인 베트남과 21일, 미얀마와는 24일, 일본과는 27일 대결할 예정이다. 

한국의 최우선 목표는 2023년 호주·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여자 월드컵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일단 월드컵 본선 출전권이 주어지는 상위 5위 안에 들고, 그다음 목표인 우승까지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197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0회째를 맞이하는 여자 아시안컵은 중국이 8차례나 정상에 오르며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한국은 준결승에만 4차례(1995·2001·2003·2014년)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고, 결승전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다.

2023 월드컵 본선 출전권 확보가 1차 목표

한국이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각 조 1·2위에 주어지는 8강 토너먼트 직행 티켓은 무난하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숙적' 일본과의 대결이 관건이다. 일본은 최근 2차례 대회(2014·2018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에 3연패에 도전하는 여자 축구의 강호다.

AFC는 이번 한일전을 "동아시아의 오랜 라이벌이자, 둘 다 세계랭킹 20위 안에 드는 강팀 간의 대결"이라며 꼭 봐야 할 조별리그 5경기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 지소연(첼시 위민),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유럽파를 대거 차출했고 심서연(세종스포츠토토), 장슬기, 최유리(이상 현대제철), 추효주(수원 FC) 등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꾸렸다. 또한 미국, 뉴질랜드 등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며 담금질을 마쳤다.
 
 2022 여자 아시안컵 개막을 앞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

2022 여자 아시안컵 개막을 앞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한국의 공·수 핵심은 지소연과 심소연이다. 지소연은 A매치 통산 59골을 터뜨리며 한국 남녀 축구를 통틀어 차범근 전 남자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A매치 최다 득점(58골) 기록을 넘어선 최고의 골잡이다. 일본 고베, 잉글랜드 첼시 등 소속팀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나 대표팀에서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2008년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줄곧 수비진을 이끌고 있는 심서연은 170cm의 큰 키를 앞세워 북미나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것이 강점이다. 심서연은 2019년 한일전에서 0-0으로 비기고 있던 후반 막판에 치명적인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한국이 0-1로 패했던 기억이 있어 이번 한일전을 더욱 벼르고 있다.

코로나19 변수 등장... 각 대표팀 확진자 속출 

이번 대회는 각 대표팀의 전력 외에 코로나19라는 변수도 있다. 한국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러야 할 베트남 대표팀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예정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한 베트남은 선수와 스태프의 확진이 잇따르면서 대회가 열리는 인도에 현재 마이 득 쭝 감독을 포함해 10명 만이 입국한 상태다. 나머지 인원은 스페인에 남아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 대표팀도 이날 '에이스' 이와부치 마나(아스날 WFC)가 인도 입국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본축구협회는 "이와부치 선수의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선수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2022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대진표

2022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대진표 ⓒ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일찌감치 인도에 입국한 한국 대표팀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벌써 선수와 스태프 3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며 격리된 상태다.

여자 아시안컵 대회 조직위원회는 각 팀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13명 이상 있어야만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은 당장 경기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원래 준비한 전술에 큰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

이번 대회도 중국, 호주, 일본 등 강호들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지난 수년간 꾸준한 발전으로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줄인 한국 여자 축구가 여러 변수를 뚫고 사상 첫 우승에 다가설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여자 아시안컵 한국 여자축구 지소연 심서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