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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해진당' '환기당'... 장난 아니고, 정치하는 중입니다>(http://omn.kr/1x3rw에서 이어집니다.

지난해 4기를 맞이했던 청존은 어떤 활동으로 한해를 채웠을까. 박소영(18) 위원과 손권(20) 위원장을 만나봤다.

지역 청소년 문제, 내 손으로 바꾸자
 
충북 옥천군 청소년참여위원회 박소영 위원(왼쪽)과 손권 위원장(오른쪽)
 충북 옥천군 청소년참여위원회 박소영 위원(왼쪽)과 손권 위원장(오른쪽)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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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올라오니 청소년 정책이나 시설 면에서 옥천에 부족한 점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손권씨)

놀 공간이 없어 대전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보며, 청소년 상담·진로체험 기반이 부족함을 체감하며 손권 씨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문제의식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붙잡은 그는 고1이 되던 해 청존 활동을 시작한다. 스스로 무언가 해보겠다고 결심한 것. 그렇게 3년을 열심히 활동했다.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 봉사활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돕고, 웃음으로 보답받을 때 뿌듯하죠." (박소영씨)

박소영씨 또한 청산문화의집 운영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2년 동안 청존과 함께하고 있다. 이원·청산문화의집 운영위원장은 임기동안 의무적으로 청소년참여위에 참여해야 한다. 청산문화의집 운영위로 활동하며 '청소년지도사'라는 직업을 꿈꾸게 됐고, 의무 참여 후에도 청존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청존을 통해 시야도 더 넓어진 그는, 이제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다.

"원래 국회의원과의 대화나 군수·군의회와의 대화를 여는데,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어요. 직접 정책을 제안할 기회가 없어진 거죠." (손권씨)

지금껏 청존은 청소년운영위와 함께 청소년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의견을 냈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목소리를 낼 자리가 많지 않았다. 위축되는 상황 속, '청소년어울림마당'은 청존이 알찬 활동을 펼쳐갈 장이 됐다. 여성가족부와 충청북도가 주최한 청소년어울림마당은 청소년이 만드는 문화행사로,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총 5회 열렸다.

청존은 매회 어떤 활동을 할지 기본 틀을 정하는 것부터, 비누 만들기 등 체험 꾸러미를 제작하고 현장 안내를 맡는 등 세부 사항까지 담당했다. 매월 기획 회의를 열었고, 그 노력은 청소년이 코로나19를 뚫고 함께 어울릴 자리를 선물했다.

더 많은 청소년과 함께    

청존은 새로 세워질 청소년공간 '창의어울림센터' 활용에 대한 제언을 맡기도 했다. 옥천군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 하나인 창의어울림센터는 옥천읍 금구리 먹자골목 인근에 2023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접근성이 낮은 청소년수련관을 보완할 방법인 셈.

청존은 ▲노래방 ▲카페 ▲운동기구 ▲토의실 ▲청소년상담소 ▲동아리 공간 등 다양한 활용법을 제안했다. 청소년참여예산제도 지난해 주요 활동 중 하나. 지난해 7월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제안한 사업은 '양심 우산제'였다. 학교 주변 정류장에 우산대를 설치하고 무료로 우산을 대여해주는 것이 핵심. 하지만 옥천군 도시교통과는 관리 어려움과 보건위생 문제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아쉬운 결과에 청소년참여위는 대여 기계나 방명록 등을 활용한 우산 회수법 등 대안을 생각해봤지만, 이를 제안하려면 새해를 기약해야 한다. 받아들여질 지도 미지수다. 제안 준비 과정부터 관련 부서와 소통해 실현가능성을 보완하는 자리가 있었다면 이번처럼 허탈하게 끝나지 않았을 테다.

완주군의 경우 공식 논의장을 통해 청소년 예산 제안을 수렴·구체화하고, 이를 청소년·성인으로 구성된 분과위원회를 통해 한 번 더 보완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청소년 목소리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다.

"지금 청존은 청소년참여예산제를 담당하시는 선생님께 제안을 전달하고, 부서 검토 결과를 보고서로 받아보고 있어요. 직접 소통할 통로가 필요합니다."
 
충북 옥천군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존 활동모습
 충북 옥천군 청소년참여위원회 청존 활동모습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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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손권씨는 "옥천군 차원에서 청존의 존재를 더욱 활발하게 홍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존 활동을 모르는 청소년이 아직 많다는 것. 홍보 부족 문제는 청존뿐만이 아니다.

"옥천에 청소년 문화시설이 있다고 해도 홍보가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청소년수련관 존재를 모르는 경우도 많죠.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라고 봉사활동이나 신체단련 등 여러 활동으로 점수를 쌓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있지만 모르는 청소년이 많아요." (박소영씨)

이들은 '청소년 교류의 장'이 필요하다고 꼽기도 했다. 청소년 목소리를 지역사회에 알리면서, 자신과 친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대화의 장 말이다.

"청존 활동으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대화하면서, 시야가 넓어져요.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이니 회의할 때도 기분이 좋죠. 옥천 청소년으로서 각자의 불만이 있을 텐데, 다른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으면 좋겠습니다." (손권씨)

[정책참여③] 학교 바깥에도 청소년이 있습니다
꿈드림청소년단 옥천 대표 신재혁씨

 
욱북 옥천 꿈드림청소년단 활동 모습
 욱북 옥천 꿈드림청소년단 활동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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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통계센터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약 3만2천 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다. 제도교육이 포섭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사회는 어떤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을까.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이하 꿈드림)은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한다. 만 9세~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전국에 약 220개소가 있다. 기본 상담부터 검정고시·대학입시 준비 보조, 직업체험 및 자격증 취득 과정 진행, 교통비·식비·도서 구입 등을 위한 동행카드 지급 등의 지원을 펼치는 중이다. 충북에는 12개소가 설립돼 있으며, 옥천의 경우 옥천군 직영으로 청소년수련관 내에 운영되고 있다.

'꿈드림 청소년단'(이하 청소년단) 역시 꿈드림의 중요 사업 중 하나다. 꿈드림 청소년으로 구성된 청소년단은 학교 밖 청소년 권리침해 사례발굴 및 개선 요구부터 정책 제안,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등 활동을 전개한다. 현재 전국연합 아래 17개 시·도별 청소년단이 운영되는 중이다.

그동안 전국 청소년단은 ▲학교 밖 청소년 급식비 지원 ▲'청소년생활기록부' 도입으로 대학입시 전형 선택권 확보 ▲검정고시 응시료 면제 등을 이뤄냈다. 충청북도 꿈드림 청소년단 '노크텐텐'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동안의 활동 내용은 지난해 10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노크텐텐 운영보고회에도 잘 담겨있다. 그들이 던진 화두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옥천 꿈드림을 대표해 노크텐텐으로 활동했던 신재혁(24)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교 밖 청소년의 목소리를 모으다


"처음엔 청소년단 1기로 활동했어요. 군입대로 쉬었다가, 다시 해보라고 권유해주셔서 3기에도 참여했죠."

신재혁씨가 꿈드림을 처음 찾은 건 5년 전이다. 꿈드림을 통해 검정고시를 더 수월히 통과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부터는 꿈드림 청소년 카페 '에너지충전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노크텐텐 활동도 더해져 더욱 바빴던 한해다.

"학생증이 없으니까 같은 청소년이어도 혜택을 누릴 수 없어요. 차별을 느끼게 되죠."

학교 밖 청소년은 사회가 규정한 틀과 다른 길을 택했다는 이유로 부당한 차별과 마주한다. 신재혁 씨는 공공시설이나 문화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학생증 할인'을 예로 들었다. "각자 사정이 있는데도 무조건 안 좋게 보는 시선이 많다"며 만연한 편견 역시 문제임을 짚었다. 청소년단은 그런 차별에 대항할 힘을 모을 길. 신재혁 씨가 노크텐텐 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이유다.
 
욱북 옥천 꿈드림청소년단 신재혁씨
 욱북 옥천 꿈드림청소년단 신재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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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학교 밖 청소년들이 모여 회의하고, 직접 겪은 부당한 일이나 그 반대로 좋았던 사례가 있으면 공유하기도 해요."

노크텐텐은 그렇게 나눈 의견을 사회에 꾸준히 개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도내 학교 밖 청소년 117명 대상 설문 조사를 토대로 ▲학교 밖 청소년 수당 지급 ▲동행카드 지급 여건 개선 ▲대학입시 지원 체계화 ▲인턴십 프로그램 확대 등 4개 정책을 구상해 충북여성가족정책관, 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장, 시·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협의회장에게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도 적발해 개선 요구한 13건의 권리침해 사례(참여자격을 '학생'으로 제한한 각종 지역 공모전, 학생증 할인만 적용하는 시설 등)를 점검하고, 추가 사례 10건을 발굴했다.

더불어 ▲충북 학교 밖 청소년 수당 신설 ▲학업중단숙려제 기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방문 의무화 ▲학교 밖 청소년 생활 안전교육 정례화 ▲체계적 수요조사 통해 다양한 활동 개발 ▲학교 밖 청소년 전용공간 법제화 등 5가지 정책을 제안한다. 지난해 10월 열린 온라인 운영보고회에서 정책 제안 배경과 근거 자료를 상세히 발표했으며, 해당 정책제안서를 도내 각 담당 부처에 직접 전달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지역 학교 밖 청소년의 목소리는 그렇게 사회와 맞닿았다.
 
욱북 옥천 꿈드림청소년단 활동 현장
 욱북 옥천 꿈드림청소년단 활동 현장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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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청소년이 함께했으면

"청소년단 활동을 통해서 저보다 어린 친구들한테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귈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도 많이 쑥스러웠지만, 다른 사람 의견을 조금이라도 더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꼭 참여하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그는 꿈드림 지원 체계 자체도 더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홍보를 통해 '나쁜 아이들'만 있을 것 같다는 인식을 바꾸고, 더 많은 청소년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

"꿈드림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자세히 알려준다면 참여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학교에 다니지 않아 시간 여유가 많은 청소년에게 꿈드림은 큰 도움이 돼요. 와서 부딪혀 봤으면 좋겠습니다."

월간옥이네 통권 55호(2022년 1월호)
글 정서영 사진 정서영, 옥천군·충북청소년종합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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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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