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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용어 중에 '조명효과'(Spotlight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심리학 교수 토마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는 대학생들에게 유명 연예인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평범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있는 그룹에 앉아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티셔츠를 입은 학생 스스로는 자신의 티셔츠를 기억할 사람이 그룹의 절반 가까이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 그룹에서 그 티셔츠를 기억하는 사람은 전체의 25%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주목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타인에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기 쉬운 시대입니다.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기 쉬운 시대입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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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세상에서,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SNS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TV에는 연예인의 일상이 방송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이슈가 될 만한 일을 저지르면 인터넷과 메신저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갑니다.

우리 자신도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일에 대해 쉽게 평가하고, 부러워하거나 비웃기도 하고,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을 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행동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질지, 타인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말할지에 대해 신경을 씁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십대 청소년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나에 대한 남들의 평가가 두려워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이 되요."
"내가 뭘 하면, 그것밖에 안돼?라고 수군댈 것만 같아요." 


전보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쉽게 판단해 버리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나 평가는 커다란 의미가 없습니다.

타인은 비난이나 칭찬을 쉽게 할 수 있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질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조명효과 실험' 결과처럼 사람은 남의 일에 그렇게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을 뿐더러, 쉽게 잊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을 쓰는 것은 자존감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나를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인데,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게 하는 것이니까요.

내가 원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 때문에 갈팡질팡하거나 포기하게 된다면, 나의 삶을 타인에게 맡겨버리는 행동과도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은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살다보면 가끔 실수도 저지르고, 무언가 잘 안 풀릴 때도 있겠죠. 그럴 때 '툭툭 털고 일어나자. 괜찮아질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 다른사람이 지금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에 연연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평가하는 나 자신은 내가 가진 수많은 모습 중 한두 가지의 측면일 뿐입니다. 그 누구도 나의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수많은 가능성과 다양한 성격적 특성을 완전하게 알지 못합니다.

그걸 아는 건 나 자신이고, 나 스스로도 내가 어떻게 나아갈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 쓰느라 내 인생의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불필요합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내 마음'입니다. 내가 오늘 입었던 티셔츠를 내일까지 기억해줄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 티셔츠가 유치하거나 이상하게 보인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 상대방의 취향일 뿐일 거예요.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에게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일지도 모르구요. 

덧붙이는 글 |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https://brunch.co.kr/@writeurmind


태그:#그녀를위한모든생각들, #심리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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