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역 연고를 강조해 지역주의를 고착화시키는 표현은 언론의 구시대적 보도관행으로 남아 있다. 후보의 발언에서 지역 연고를 강조했다면, 이는 지역 정서를 부추길 수 있기에 그 발언에 대해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대통령선거와 관련한 지역 언론 보도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경남민언련은 지난 7~13일 사이 경남도민일보, 경남매일, 경남신문, 경남일보, KBS창원, MBC경남, KNN의 보도에 대한 '모니터 보고서'를 냈다.

이 단체는 "언론이 선거 판세 분석에 있어 사건의 실마리를 풀고 객관적인 정책 비교를 통해 유권자를 돕기는커녕 자극적인 보도로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유권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돕는 차별화된 보도와 함께 '역대급 비호감' 선거를 만드는 언론은 없었는지 알아봤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전반적으로 대선 관련 보도량이 적었다고 지적했다. 대선 관련기사가 하루 평균 방송은 1~2건씩, 신문은 7~8건 정도 보도됐다.

다만 정책 관련 기사 비중이 비교적 많았다. 이 단체는 "신문은 교육, 노동, 부동산, 아동, 동물복지, 남부수도권, 중소기업, 환경, 지역정책 등을 보도했다"며 "방송은 정책을 나열한 기사가 많았고, 시민단체의 정책 제안을 단순하게 보도한 기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민일보가 2월 7일 했던 <유권자가 바라는 대통령은 □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이 단체는 "유권자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대통령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모았다"며 "국민들이 제시하는 후보 자질에 대한 의제는 현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의 생각을 잘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을 사전 협의나 동의 절차 없이 보내진 것과 관련해, 지역 언론은 해당 기간 동안 보도를 많이 하지 않았다고 봤다.

경남민언련은 "모니터 기간 경남도민일보에서 임명장 무단 배포와 관련된 기사를 연속 보도했고, 만평에서도 다루었다"며 "임명장 무단 배포 선관위 판단에 대해 KBS창원, MBC경남, KNN, 경남신문은 보도가 없었고, 경남일보와 경남매일은 민주당 측에서 윤석열 후보의 임명장을 받은 사실을 각 한건만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후보의 법 위반 의혹이 있다면 중앙선관위의 판단이 맞는지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구체적으로 보도하며 질문한 곳은 모니터 매체 중 경남도민일보가 유일했다"고 밝혔다.
  
2월 9일 경남도민일보 5면 만평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2월 9일 경남도민일보 5면 만평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경남도민일보

관련사진보기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지역 언론이 '정쟁 성격'으로 부각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게임 형식의 대결구도로 밀어 넣는 구태의연한 보도 행태는 이번 대선에서도 계속되고 있다"며 "'OvsO', 'O대O', '샅바싸움', '싸움' 등의 표현은 정쟁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을 갈등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일화' 관련 표현에 대해 경남민언련은 "씨름경기에 비유하고 대결구도로 만든 것은 오히려 기사를 통해 단일화로 몰아가는 보도 경향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남민언련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 '민주당 텃밭인 광주, 제주', '보수의 심장(TK)과 텃밭(PK)', 'PK지역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한 전략' 등 지역 연고 정당에 대해 강조했다"며 "특정 지역 지지세의 근거로 지역의 지난 선거 결과를 내놓았다.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나 자질 검증, 지역 정책에 대한 보도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들은 "언론에서 지역주의를 강조할수록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 지지 성향을 고착시키고, 특정 지역을 혐오하거나 애착하게 되고, 더 중요한 정책적 사항에 대한 부분보다 지역적 정당 지지 성향을 더 중요시하게 되어 지역갈등이나 지역감정, 지역이기주의 등을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신문 보도를 언급한 이 단체는 "'친국민의힘으로 흐른다'는 표현을 보아 편향성을 보였다"며 "'보수의 심장(TK)과 텃밭(PK)' 등 지역주의적 표현도 등장하며, 다른 표현도 충분히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TK가 PK에 비해 친(親)국민의힘 경향을 더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소외된 소수정당, 양대정당 중심 보도에 치우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단체가 모니터 기간 동안 신문의 정당 언급량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173번(31.1%), 국민의힘 179번(35.5%), 국민의당 67번(13.3%), 정의당 53번(10.5%), 진보당 27번(5.4%), 기본소득당 3번(0.6%), 새로운물결 2번(0.4%)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경남매일은 국민의힘 언급량이 압도했다. 경남도민일보는 소수정당 후보의 언급량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정책분석 기획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과 함께 진보당의 정책도 비교하고, 다른 소수정당의 정책이 있으면 언급해 소수정당을 소외시키지 않으려 애쓴 노력의 흔적이 보였다"고 했다.

이어 "경남매일은 정의당 언급량이 거의 없었으며, 진보당과 기본소득당 언급량은 경남일보, 경남매일에서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방송과 관련해, 이 단체는 "정당 언급량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양대정당에 치우친 언급량을 보였다"며 "MBC경남은 비교적 균등한 정당 언급량을 보였고, KNN은 양대정당 말고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태그:#대통령선거,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