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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무원이 전남 완도군청에서 근무하다 승진해 섬 지역인 모사무소로 발령받았는데, 그의 출근 현황을 보니 주말엔 완도읍 집에서 쉬고 월요일 일찍 출근해서 수요일 저녁에 섬에서 나오고, 또 다시 목요일 아침에 출근해 금요일 오후에 완도읍으로 왔다. 공무원은 결국 육지로 이뤄진 타 시군으로 옮겼다. 

이것이 말하는 것. 가끔 공무원 노조 홈페이지가 들끓을 때를 보면 군청 공무원들의 승진 인사를 하고서도 섬지역인 '을'지로 가지 않고 '갑'지에 머물면 인사과와 신우철 군수에 대한 비난으로 도배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임 군수 또한 불공정성에 저항하는 공무원을 섬으로 보내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인사 전횡의 이야기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의원들 또한 섬에 들어가 펼치는 의정활동이 읍권에서의 의정활동에 비해 몇 곱절이나 힘이 든다고 말하는데, 섬이라는 것이 평생동안 뭍에서 살다가 한 두번 가게 되면 자유를 느끼는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있겠지만 대를 이어 섬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악천후와 가뭄, 바람 등 반갑지 않은 불청객과 늘 싸워야 하는 애처로운 삶의 현장이다. 

더구나 하루 2번 오가는 여객선마저 툭하면 결항되기 일쑤여서 급한 용무나 위급한 상황에선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애환까지. 하늘에서 보면 그저 아름다운 낙원으로만 보이겠지만, 땅 위의 현실은 정말이지 가혹한 삶이다는 것. 
 
최근 광주~ 완도 간 고속도로 2단계 구간 선정과 해남 송지~완도 노화~완도 소안 지방도 승격과 관련해 이를 총괄 지휘했던 신우철 군수와 지난 15일, 특별 인터뷰를 갖었다.
 최근 광주~ 완도 간 고속도로 2단계 구간 선정과 해남 송지~완도 노화~완도 소안 지방도 승격과 관련해 이를 총괄 지휘했던 신우철 군수와 지난 15일, 특별 인터뷰를 갖었다.
ⓒ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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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완도군에 전해진 낭보. 

'완도~광주까지 이제는 50분 컷'과 '해남 송지~완도 노화~소안 간 지방도 승격'

특별인터뷰를 청해 군수실에 들어갔더니, 신우철 군수는 다짜고짜 완도 지도가 그려진 벽쪽으로 안내하더니 한껏 신이 난 음성으로 설명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소안~노화~보길의 연결.

올해 정부 예산을 통해 타당성 조사비가 반영된 노화~소안 연도교 건설사업, 이번엔 지방도로 승격됐는데 정부와 전남도 양방향에서 반드시 현실화시키겠다는 완도군의 투트랙 전략. 무엇으로 설득했느냐고 물었더니, 신우철 군수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전국에서 1만명이 넘게 사는 섬이 제주도를 포함해 몇 곳 안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노화 보길 소안을 합치면 무려 1만 1천명이다. 9천명이 사는 울릉도보다 많다.

그런데 이곳은 무엇보다 극심한 가뭄 지역으로 며칠 씩 단수를 밥 먹듯이 한다. 다행스러운 건 소안에서 물이 잘 나오는데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놓으면, 자연스레 우리 국민의 제1의 생존권인 물 문제가 해결된다.

노화 보길의 경우, 현재 젊은층들이 섬마을협동조합을 꾸리며 새로운 청년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할려고 하는 청년들이 있는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청년정책에도 반한다.

또 반쪽 다리만 만들어놓은 곳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느냐? 다리가 놓여 하나의 권역이 되면 교육과 의료서비스, 복지가 더해져 지역 소멸을 막아내는 정책 해소과도 딱 들어 맞는다(기자 말 - 지방도 승격은 김영록 지사가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며 애를 많이 썼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해 괄호에 넣어 대신함)."

신 군수는 그런 점 때문에 완도에서는 서울-제주간 고속철도 또한 국회 토론회를 통해 자주 노출하고 있는데, 이렇게 3지역을 묶어 놓고 제주~서울 간 고속철이 연결되면 이곳은 정말로 육지가 된다고 말했다. 

왜 그렇게 희망적으로 바라보냐는 말에 신우철 군수는 남과 북의 교류가 그래서 중요하고 통일이 되면, 아님 남북화해 무드가 지속되면 "백두산~한라산까지" 자연스럽게 울려 퍼져 고속철은 현실화될 것이다고 했다.

또 완도~고흥간 국도 승격을 통해 다리 건설이 가시화되고 고금면 도로 또한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곳으로 경상도와 전남 동부 주민들이 금당과 금일을 통해 들어오게 되면 바다 위의 섬들이 모두 뭍으로 잇게 된다고. 완도군의 핵심사업인 해양치유 산림치유 해양관광거점도시 충무사 역사공원 등이 이러한 도로망에 의해 쉽게 유입돼 염원했던 완도의 꿈이 현실이 된다고 했다.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또한 완도신문에서 잘 지적해줬듯이 2단계 구간에 집중했는데, 완도 달도와 인접한 해남 남창에서 강진 성전 건설 사업에 우선하게 되면 어찌됐든 주민들은 좀 더 빠르게 외지에 나갈 수 있으며 1단계 사업에서 발견된 나주 고분과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고.

신 군수는 안되는 게 많다는 정치적 공격이 많았는데, 하나 하나 따지고 보면 안된 것도 없어 보여 비결이 뭐냐고 묻자, 신 군수는 루트를 알고 부지런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기재부에 소문이 났단다.

중앙 예산을 가장 잘 따가는 5명의 지자체 단체장 중 완도군수가 포함돼 있다고.

또 사람과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한순간 한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와 태도가 맞게 되는 상황을 결정하는 것 같다고. 

가식적으로 대했더라면 오늘 같은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토부와 국무조정실엔 신우철이라는 이름의 동명이인이 근무하고 있어 방문하면 미리 알아봐주니 그 다음은 쉽게 풀렸다고 했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냐고 묻자, 신우철 군수는 "두 번의 큰 좌절이 있었는데, 완도~고흥간 도로와 체육인교육센터 건립 등 두곳 모두 장흥과 경쟁했다"고 털어놨따.

"금일 대교와 관련해 예타면제에서 탈락하고 일주일 동안 허탈감에 끙끙 앓았다"고 했다. 

"고민 끝에 더 큰 것, 그래 국도 승격으로 가자! 이것이 주효했고, 체육인교육센터는 장흥과 경쟁하다 결국 장흥으로 가게 됐는데, 전화위복 그 부지에 호텔과 리조트 건설이 예정돼 진도 대명콘도처럼 이제 완도는 서남해안의 숙박 거점지가 될 것 같다."
 
ⓒ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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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최수종 배우를 만났다고 했다. 최수종 배우는 현재 전남 영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완도군수라고 하니,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더라고. 

해신 장보고 촬영 때 이야기를 전하며 말하길 "완도는 정말 아름답다"며 "꼭 완도에 방문하겠다"고 했단다.

완도군 홍보대사를 선약해 놓을만큼 짧은 시간 완도 하나로 백년의 시간을 보낸 것처럼 두터운 우정을 나눴다고 술회했다.

군 수장으로서 마음에 간직한 금언이 있다면 들려달라고 했다.

"지금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하는 가장 훌륭한 질문이다. 하늘에 묻고 세상에게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얻게 된다.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속으로 머리를 처넣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여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 뿐, 다만 운명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 놓든 그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그곳은 완도군민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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