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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광주에서 한 발언과 관련해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이 기고를 보내왔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 [편집자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1일차인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거점유세를 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1일차인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거점유세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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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광주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른바 '호남 홀대론'을 꺼내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광주 역내 GDP가 전국에서 몇 위쯤 합니까? 꼴등입니다, 꼴등. 왜 이렇게 됐습니까? 수십 년에 걸친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에게 한 게 뭐 있습니까?"

일단 사실관계를 바로잡아보자. 상식적으로 보면 GDP(국내총생산)가 아니고 GRDP(지역내총생산)를 언급하고자 한 것 같다. GRDP는 정해진 경제구역 안에서 일정 기간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격을 합한 것으로, 지역 경제규모 파악에 활용되는 지표다. 좀더 정확한 지표는 인구수를 대입한 1인당 GRDP다.

몇몇 언론에서 이미 GRDP 꼴찌는 광주가 아니라는 사실을 팩트체크한 바 있다. 1인당 GRDP 역시 광주(2799만4000원)는 최하위가 아니다. 통계청의 시도별 1인당 GRDP 자료를 보면 대구가 20년 넘게 만년 꼴찌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간만 보더라도 광주는 2017년엔 대구 바로 위였지만, 2020년에는 부산보다 높아졌다.
 
2017년~2020년 전국 시도별 1인당 지역내총생산
 2017년~2020년 전국 시도별 1인당 지역내총생산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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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윤 후보의 일갈은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나, 윤 후보가 대구의 참혹한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만년 1인당 GRDP 꼴찌인 대구경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니, 대구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공약의 구체성이 없는 것이다.

둘, 수십 년에 걸친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에게 한 게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밝혀 지역 독점 정치의 해악을 낱낱이 고발했다.

셋, '무엇을 만들어주겠다'는 공약, 즉 '과학관이나 연구시설을 지어주겠다' 같은 공약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노력이 시도됐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자세가 가장 필요하다. 지역에서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세우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지나고 나면 그것들이 내 삶과 별로 관계가 없다는 걸 우리는 너무 많이 봐 왔다. '1인당 GRDP를 어떤 수준으로 높이겠다'처럼, 구체적으로 지역 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집권하면 어떻게 개선하겠다고 제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지역의 경제지표에 대한 문제제기는 최근 광주에서 이슈가 된 복합쇼핑몰의 유무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제다.

그래서 통계청 자료에서 객관적인 수치 한 가지를 더 뽑았다. 1인당 지역총소득이다.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을 지역 인구수로 나눈 1인당 연간소득으로, 지역경제의 실태를 포괄적으로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2017년~2020년 전국 시도별 1인당 지역총소득
 2017년~2020년 전국 시도별 1인당 지역총소득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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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지역총소득 꼴찌는 전북이었지만 2019년도로 넘어가면서 전국 꼴찌는 대구가 된다. 즉 1인당 GRDP는 만년 꼴찌여서 그런가 하고 살았는데, 지역총소득도 꼴찌라는 자료다.

'꼴찌'에 방점을 두고 윤 후보의 말을 올바르게 수정하면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다.

"대구 역내 1인당 지역 총생산과 총소득이 전국에서 몇 위쯤 합니까? 꼴등입니다, 꼴등. 왜 이렇게 됐습니까? 수십 년에 걸친 지역 독점 정치가 지역민에게 한 게 뭐 있습니까?"

태그:#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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