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3 심상정 지지

당신이 당사자일 때, 심상정은 함께 싸워줄 것이다

[나는 왜 ○○○을 지지하는가 / 심상정]

22.02.28 07:12최종 업데이트 22.03.0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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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역대급으로 엎치락 뒤치락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네거티브를 극복하고 포지티브 선거 문화를 위한 기획으로 '나는 왜 ○○○을 지지하는가'를 마련했습니다. 각 후보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설득합니다. 이번 순서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공동후원회장이자 고 이선호씨의 친구인 김벼리씨입니다.[편집자말]
친구가 산재로 죽고 나서, 나와 친구들은 '평택항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이선호의 친구'라고 불리는 호칭이 더 익숙해졌다. 나는 이 호칭이 조금 힘들다. 왠지 남은 싸움을 이어서 해야만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들기 때문이다.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어쩌면 이 부담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일 거다.

나는 친구의 산재 사망 사고를 겪기 전까지 영화관에 앉아있는 관객과 같았다. 때때로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일에 공감하고 눈물 흘리긴 했지만, 여전히 객석에만 머물고 있는 관객이었다.

그러다 영화 속 일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 현실에서 벌어졌을 때, 내 친구가 산업 재해 피해자가 됐을 때. 그제야 나는 내가 관객이 아니라 당사자임을 알게 됐다.

남의 일, 영화 속 일들이 내 일이 됐을 때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8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유성식당에서 시화공단 작은공장 노동자들을 만나 식사하며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가진 게 별로 없고, 믿을 구석도 따로 없는 평범한 24살 청년인 나는 일터와 삶터에서 언제든 불평등과 차별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이렇게 깨달아가고 있다. 나는 나의 작년 한 해를 가장 끔찍하게 만든 산업재해의 당사자가 될 수도, 취업 과정에서 차별의 당사자가 될 수도, 주거 불평등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특별한 이유로 소외되는 이들은 없으며, 따라서 나도 특별한 이유 없이 소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차별받는 사람들 곁에, 싸우는 이들 곁에 누가 있는지,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게 된다.

고 노회찬 의원이 6411버스 연설에서 말했듯, 실제 정의당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은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정의당이 눈에 보이는 순간이 있다. 내가 관객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을 때, 당사자임을 깨닫게 됐을 때다. 실제 노동현장에서, 차별의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이 되었을 때, 커다란 힘을 상대로 개인이 도저히 이길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됐을 때, 그때에야 정의당을 보게 된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방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산재사망사고 유가족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 말은 곧 싸우는 사람들 곁에 누가 있는지 알게 된다는 것과 같다. 정의당과 심상정 후보는 산재피해 유가족과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해 농성하고,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자신의 1분 발언권을 성소수자를 위해, 권력형 성폭력의 피해자를 위해,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위해 썼다(관련 기사: 심상정의 마지막 1분 "지하철 시위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작년 내 친구 선호의 산재 사망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던 즈음부터 마침내 발인하던 날까지, 정의당은 약 60일 동안 일하다 산재로 죽은 청년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의당은 언제나 어김없이, 싸우는 사람들의 옆자리에 있었다. 이때 나는 처음으로 정치가 진짜 내 곁에 있음을 느꼈다.

정의당을 내 삶에서 만난 순간들은 이러했다. 대중이라는 문구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고 지워진 사람들을 호명하고, 그들의 삶의 문제를 뾰족하게 조명해준 순간들 말이다. 그런 순간들을 볼 때마다 다수 편인 줄만 알았던 정치인이 나를 위한 목소리도 내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겨났다. 그렇게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은 나에게 '필요로 할 때 손에 닿는' 정당, 손 닿을 듯 가까운 정치인이 됐다.

말보다 곁에서 함께 싸워주는 정치인... 그게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선거 후보가 설을 앞두고 여영국 당대표, 류호정 의원 등과 함께 지난 1월 28일 경남 창원과 부산 방문에 나섰다. 이날 오전 창원에서 노동자들을 만나고 있는 심 후보. ⓒ 정의당

 
선호의 장례식장에 왔던 수많은 정치인들. 나는 작년 한해 너무 많은 약속들을 봤다. 그 약속이 너무 쉽게 만들어지고 쉽게 버려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차별과 불평등의 당사자가 생길 때마다 반복해서 쉽게 나오는 약속보다, 곁에서 함께 싸우는 정치인이 누구인지가 중요해졌다. 말로 하는 약속이 쉽다면, 실제 곁에서 행동으로 싸워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나한테는 그게 정의당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두 거대 양당 후보의 논란이 터져 나온다. 내가 듣고 싶은 얘기는 그게 아니다. 나에게는 해결되길 바라는 문제들이 있다. 인재가 발생할 때마다 가족과 주변인들이 일상을 갈아 넣어야만 하는 상황들, 안전하고 장기적인 미래를 계획하기 어려운 현실들, 잘 살기 위해 서로 싸우고 미워해야만 하는 상황들, 내가 나라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들. 그러나 어떤 후보들에게는 이런 바람이 별로 대수롭지 않은 문제들로 여겨지는 것 같다.
 
제1야당 후보가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인들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킨다"라며 법 손질을 시사할 때,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성평등을 외면하고 젠더갈등을 부추길 때, 또 다른 후보가 '나중에'라는 말로 차별금지법을 또다시 다음으로 미룰 때... 잠시나마 국민이 '갑'이 되는 대선 기간에마저도, 거기서도 존중받지 못하는 유권자들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 곁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도하고 성평등과 페미니즘의 가치를 강조하며, 대선 1호 공략으로 '신노동법'을 발표하며 산재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호명하는 정치인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어떤 이에게는 잠시 미뤄두어도 괜찮을지 모르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장 시급하고 절실한 요구임을 아는 정치인이, 지금 나한테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다.

이제 나는 관객이 아니라 언제든 싸움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 싸움에 함께 해줄 정치인이 누구인지도 알게 됐다. 이게 내가 심상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다.
 

지난해 5월 24일, '구의역 김군 참사 5주기 추모 및 생명안전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김벼리씨(가운데) 모습. ⓒ 고 이선호 산재사망사고 대책위

덧붙이는 글 글쓴이 김벼리씨는 고 이선호씨 친구이자 '불평등·기후위기·차별과 싸우는 사람들(불기차)' 심상정 후원회 공동후원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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