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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찬 화성시먹거리위원회 환경분과위원 
 강석찬 화성시먹거리위원회 환경분과위원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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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 화성시는 수도권에 속하면서도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다. 동쪽인 동탄지역은 급격한 도시화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100만 메가시티로의 발돋움을 견인해 내고 있지만 서쪽농촌지역은 전체 시 면적의 90%에 달하는데 비해 전체인구의 30% 정도만 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바다를 면하고 있고 넓은 들을 가지고 있으며 기후가 온화해 매년 수해나 태풍 피해도 다른 지역에 비해 크지 않다. 교통도 사통 활달하게 뚫어져 인적, 물적 교류가 용이하다. 물론 관할면적이 넓고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싼 땅값 등으로 인해 수많은 공장이 물밀 듯이 밀려 내려와 이제는 공장지대 사이에 부락이 위치할 정도로 난개발이 이뤄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사람이 살기에 그리 부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화성시에 또 하나 자랑거리가 마련됐다. 2021년도에 매향리 앞 갯벌이 환경부에서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을 받았다. 앞으로 람사르습지 가입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을 계획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화성호를 생각하면 20여 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화성호방조제건설을 반대하기 위해 몰려온 시민들이 물막이 공사 반대 농성을 했다. 그때 최종 물막이 공사를 앞두고 양쪽 방조제에서 커다란 바윗돌을 바다에 쏟아 부을 때, 물길을 막는 현장에서 들려오던, 비말을 흩뿌리며 으르렁거리던 파도의 아우성소리. 이 물길을 막지 말라던 물방울들의 마지막 저항의 외침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만 해도 이웃 시화호는 전국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돼 수많은 해결책이 제시되는 것에 비해 화성호는 매우 비슷한 처지임에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관심도가 떨어졌다.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와 지역시민 몇몇만의 외로운 투쟁의 현장이었다.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화성시에서도 관심을 가져주고 화성호를 중심으로 매년 습지보호를 위한 국제 심포지움을 개최할 수 있게 됨은 정말 크나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국제심포지움에서 화성호 유역의 현명한 이용방법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졌었다. 앞으로 이러한 현명한 이용은 역간척을 포함해 환경전문가와 수많은 이해 관계자들과 그 동안 보존을 위해 싸워온 많은 활동가들의 의견을 모아 그 해답을 찾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전제하에 현명한 이용의 한 방안으로써의 해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친환경농업단지 건설과 화성인증제

요즈음 정부는 우리나라 미래 산업의 기초를 한국형뉴딜이라는 이름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한국형뉴딜의 중심은 크게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로 나뉘며 후자의 그린뉴딜에 대해 우리나라 농업계의 바람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린뉴딜의 내용은 탄소중립을 기초로 한 녹색산업생태계 구축으로 얘기할 수 있겠다. 이런 가운데에 우리의 관심은 녹색생태계구축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과소평가되고, 매우 중요한 분야이지만 재생에너지개발에만 비중이 주어져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크다. 

그린뉴딜의 중심은 다른 무엇보다 농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으로 이뤄져야 하고 농업 그 중에서도 친환경농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늘어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농약과 화학비료에서 자유로운 친환경농업이야말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분야로써 친환경농업이 실천되는 토양에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가두는 역할이 관행농에 비해 몇 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관행농이 우리 농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매년 1%씩이라도 친환경농업을 늘리고 실천하게 하는 것이 시대정신에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이런 면에서 화성호 물막이 공사의 결과는 백번 양보해 현재의 방조제를 되돌릴 수 없다면 원 취지대로 농지를 조성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우리나라에서 화성호 물막이 공사 이 후 또 다른 간척사업 또는 방조제 건설사업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한국농어촌공사를 중심으로 농지면적을 넓히기 위한 간척사업은 거의 마지막 사업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경지면적이 이런저런 연유로 인해 매년 여의도면적의 약20배 정도씩 줄어들고 있고, 습지와 갯벌보존이 더 큰 의미로 강조되는 현재 이미 마련된 토지를 원 조성취지대로 농지로 조성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친환경농업은 초기의 소규모 내지는 개인적인 영농에서 좀 더 큰 규모의 지구단위 사업으로 그 내용이 변화되고 있다. 개인이나 소규모면적으로는 이웃 농지에서의 농약 비산 등의 문제와 효율성과 협동의 문제 등으로 인해 어느 정도 면적이 확보될 수 있는 지구단위 지정이 맞다고 생각한다. 습지보존지역 밖의 배후지역을 농업단지 그 중에서도 친환경농업단지로의 조성은 그래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화성호 유역은 철새들의 이동 경로에서 매우 중요한 중간 기착지로써 수 만km를 날아가기 위한 쉼의 공간이면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한 먹이 활동의 공간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갯벌을 습지보존지역으로 지정하고 그 배후지가 농약으로부터 자유롭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친환경농업지구로 지정됨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논리이고 환상적인 궁합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정책적으로 학교 등 급식을 친환경급식으로 추진하면서도 화성시의 친환경농산물재배면적과 품목은 그다지 늘고 있질 않고 있다.

100만 메가시티를 바라보는 화성시에서 학교급식 나아가 공공급식의 대부분을 로컬푸드로 만들어진 친환경급식으로 조달함은 얼마나 뜻 깊은 일인가, 화성시의 동서 균형발전은 서부지역을 동부지역처럼 도시화하고 대규모 토건개발로 마무리하는데 있지 않고 동부의 도시지역과 서부의 농촌지역이 상호 보완적이며 역할을 나눠가질 때 참다운 동서균형발전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화성시에서는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맞춰 농산물에 대한 화성인증제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화성인증제를 기존의 제삼자인증의 병폐인 결과만의 인증으로 마무리한다면 이는 또 하나의 생산자에 대한 규제이고 장벽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는 친환경인증에서도 결과위주의 인증이 아닌 과정에 대한 인증을 주장한다.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을 지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계획생산을 유도하고 생산과정에 정기적인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교류와 관리를 통해 신뢰를 득해 가는 것.

그리하여 매년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올해의 가격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일 수 있다면,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의 한 방편으로써 소비자들의 참여를 기초로 한 참여인증 내지는 자주인증을 얘기하고 있다. 

이렇게 화성시가 가지고 있는 재산인 동쪽의 소비지와 서쪽의 생산지를 잘 소통시켜 참여인증을 통한 화성인증을 추진한다면 생산자들도 만족하고 소비자들도 만족할 수 있으며 상호 신뢰와 관리를 바탕으로 한 화성농산물 나아가 화성인증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아가 화성호방조제 건설공사 전제조건이었던 지역 주민들과 약속된 농지분배도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의견을 모아 지역 농민들과 젊은 청년 농사꾼들에게 우선권을 주어 그 범위를 넓히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화성호 습지보호구역 밖의 배후지를 친환경농업지구로 지정함은 기후위기시대에 국가적 사업인 그린뉴딜의 중심축인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길이며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여 상생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강석찬 화성시먹거리위원회 환경분과위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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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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