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욱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초기 이전비용은 118억 원. 이후 부대 재배치 및 통합 관련 잠정 예산액은 420여억 원. 남태령으로 이전할 합동참모본부 건물을 새로 지을 땐 최소 1750억 원 이상.'

서욱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힌 대통령 집무실 용산 국방부 이전 관련 소요 예산 추정액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기자회견 때 밝혔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예산 496억 원 중 포함된 부분은 국방부 초기 이전비용 118억 원 뿐이다(관련 기사: 소통·안보 우려에도 '용산 대통령' 강행 "예산 496억 예비비로 조달" http://omn.kr/1xwnj ).

나머지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국방부·합참 연쇄 이전 비용이다. 더구나 합참 이전 비용은,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지난 21일 브리핑 때 밝혔던 1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단기적으론 청와대 이전 관련 예산이 496억 원, 장기적으론 합참이 남태령으로 넘어갈 때 1200억 원이 드는 것으로 검토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서 장관은 "아니다. (초기 이전 후) 향후 부대 재배치·통합에 중간단계에 예산이 더 들어간다"면서 "잠정적으로 420여억 원이라고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당선인이 (용산 이전을) 발표 때 합참 이전을 말했고 김은혜 대변인이 1200억 원을 말하셨는데, 저희 추산은 좀 다르다.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이에 "(합참 이전 예산이) 조 단위를 넘어가느냐"고 물었다. 서 장관은 "(현 합참 건물과) 똑같은 시설로 들어가더라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야 하고 합참 근무자들의 숙소라든가 (추가 예산이) 들어간다"고 답했다. 하 의원이 재차 "현재 합참 건물 건축 비용은 얼마냐"고 묻자, 서 장관은 "1750억 원 들었다. 그게 2010년 단가라서 (지금 이전하려면)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윤 당선인 측이 제시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시점에 대한 부담도 우회적으로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이날 현안보고 때 "이사를 위한 계약소요기간(2일), 이사에 실제 소요되는 최소기간(약 4주)를 고려한다면, 단기간에 국방부 본관동을 모두 이사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 직후 현재 청와대가 아닌 용산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는 윤 당선인 측의 계획을 감안하면, 오는 4월 한 달 동안 국방부 등의 초기 이전이 완료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관련 질문을 받고 "(국방부 초기이전에 사용할) 4월은 한미연합훈련 등 이슈가 있어서 저희한테 부담스러운 시기"라며 "(이전) 시기와 기간의 문제를 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뭐가 씌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국민들이 생각할 거다"

다만, 서욱 장관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침에 대한 찬반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인수위의 요청을 받았고 협조해줘야 한다 생각해서 (검토)했다", "신(新)·구(舊) 정부가 원활히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협조했으면 한다" 등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특히 청와대·국방부 연쇄 이전에 따른 안보·보안상 문제가 거론될 수밖에 없어, 서 장관은 말을 극도로 아끼는 모양새였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국정·안보공백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서 장관의 적극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장관께서 당선인 쪽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얘기해주는 게 좋다고 본다. 당선인이 무섭나. 국가보위비상대책위(국보위) 시절이 아니잖나"라면서 "이렇게 불과 열흘 기간을 주고 '방을 비워라'는 식은 국가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군사 사항뿐 아니라 재해, 재난 등 50개 이상의 체계를 갖고 있다"며 "국방부 지하 벙커에 이를 옮기는 데만도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과 합참의장, 국방장관이 한 군데서 근무하는 건 전략적으로 좋지 않다. 유사시 적은 가장 강력한 타격수단으로 안보의 가장 큰 취약점을 타격할텐데 이런 점은 책임자로서 장관이 분명히 말해야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서 장관은 "역대 합참의장들도 그런 우려를 표명했고 군사적 관점에서도 (대통령 등과) 분산하는 게 원칙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효율성을 더 기하고 위기시 또 다른 조치를 하니까 괜찮다는 의견도 나와서,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만약 국방부가 너무 비대해져서 어디로 이전하는 것을, 장관이 결심하고 수행한다면 2달 내에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에 서 장관은 "정상적인 절차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장관 답변에 답이 있다. 지금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제출된) 국방부 업무보고에도 '국방부 본관동을 기한 내 이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면서도 '시설·전기공사가 완료돼야 통신·전산설치가 가능하고 계약 공고 후 설치까지 수개월 소요돼 상당기간 업무정상화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게 종합판단"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서 장관이 아닌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참 쓸데없는 논쟁을 (여야가) 하는 것 같다. 이건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이다"며 "'뭐가 씌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국민들이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국방)위원 여러분, 이 상황을 막아야 한다. 엄청난, 쓸데없는 비용이 들어간다. 그 비용이 다 국민 세금이다. 그걸 떠나서 안보에도 안 좋은 영향이 있다는 거 알잖나"라며 "이건 싸울 문제가 아니다. 윤 당선인에게 가서 '(이전 방침을) 거둬들이고 국민 뜻에 맞춰, 청와대에 들어가 검토한 후 1년이나 3년 뒤 이전하자'고 얘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신구 권력 협의하면 안보 공백 없다. 왜 발목잡기 하나"
  
서욱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의 자료(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청사 관련) 를 보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의 자료(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청사 관련) 를 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국정·안보공백' 우려는 '정치공세'라고 맞받았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우연히도 지금 거론되는 3개 부서에서 15년 이상 주요 지휘자로 근무했다"면서 "(국방부 이전 관련) 이사나 계약 등 행정적 어려움은 있을 수 있겠으나, 안보 공백은 과장된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박정환 합동참모본부 차장의 "(국방부 이전 관련) 현행 작전대비태세 측면에선 제한 없을 걸로 판단한다. 현행 작전 담당하는 정보작전요원, 지휘통제시스템은 현행대로 운용되기 때문이다"는 답변을 적극 활용했다.

그러면서 성 의원은 "(민주당에서) 걱정하시는데, 신·구 권력이 조금만 협의하면 공백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왜 국정공백이니, 안보공백이니 하면서 발목잡기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새로 들어올 정부에 대해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병주 의원이 지적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의 서버는 대전 국가정보관리원에 있다. 거기서 라인 하나가 청와대로 연결된 것"이라며 "이를 국방부로 이전하는 데 수 개월이 걸린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3월 중으로 건물 비우라 했다" 스산한 국방부 http://omn.kr/1xvbd
전직 합참의장 11명 "속전속결 이전 안돼" http://omn.kr/1xwt0 

태그:#윤석열 당선인, #국방부 이전, #국회 국방위원회, #안보공백, #서욱
댓글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