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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자료사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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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시위와 관련해) 어마어마하게 전화가 오고 욕설과 차별적 발언을 합니다. 정치 권력의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이 낙인을 찍은 겁니다."
 
 
지난 3월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하철 출근길 집회를 벌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겨냥, "수백만 승객이 특정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공개 저격했다. 이후 오랜 설전 끝에 전장연과 이 대표는 오는 7일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2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갈라치기와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며 "토론회에서 이 대표의 사과를 꼭 받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 대표의 비판 이후 전장연은 전례없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대표는 "지하철을 탈 때면 어마어마한 항의 전화가 온다, 대부분 욕설과 차별적 발언"이라며 "신변에 대한 위협도 굉장히 많은데, 정신적 압박감이 심해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가 장애인 권리를 위해 노력해왔던 차별철폐연대를 아주 악랄한 집단으로 몰아버렸다"며 "여러 가지 지점에서 장애인을 비하하고 혐오를 추동시켰다"고 비판했다. 아래는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장연이 편향적? 어떤 정당도 지지한 적 없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토론하기로 했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됐나?

"토론을 1대1로 하느냐 2대2로 하느냐를 놓고 논의 중이다. 토론을 주관하는 언론사 쪽에서 1대1로 하게 되면, 대립이 격화될 수도 있고, 3자적 위치에서 대안도 제시하고 평가할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해서 제안 사항을 확인하는 중이다."

- 이 대표의 전장연 비판 이후 현장 활동에 어려움이 많을 듯하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위해) 지하철 탈 때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항의) 전화가 온다. 대부분 욕을 한다. 차별적 발언도 하고, 우리 단체 홈페이지를 다운시키기도 한다. 욕설이나 협박을 너무 많이 받고, 신변 위협도 굉장히 많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 정신적 압박감이 커서 상담 치료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발언을 시작하면서 욕설과 비판이 굉장히 심해졌다."

- 이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의) 갈라치기와 부적절한 언급 때문에 혐오적 발언들이 더 심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장애인 권리를 위해 노력해왔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아주 악랄한 집단으로 몰아버렸다. 이 대표는 여러 가지 지점에서 장애인을 비하하고 혐오를 추동시켰다. 정치 권력의 대표 자리에 있는 사람이 누군가를 어떤 행위 하나를 가지고 '죽여야 할 사람(들)'으로 낙인을 찍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자신은 혐오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 거다."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임이자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3월 29일 오전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를 비롯한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임이자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3월 29일 오전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공동대표를 비롯한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모습.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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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표가 자신은 혐오적 발언을 한 게 없고 지하철 집회의 불법적 요소를 비판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이 대표 자신이 용감한 정치인이라고 하지 않나.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용기있게 지적한 정치인이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면 다른 정치인들은 다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치인에 되는 거다. 그렇게 또 갈라치기 하는 거다."

- 국민의힘 쪽에서 전장연이 정치적 편향성을 띤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당에 대한 지지를 한다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전장연은 지금까지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았다. 이번 대선 때도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았다."

- 이번 지하철 투쟁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중앙 정부가 장애인특별교통수단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지원을 뒷받침할 보조금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 보조금법(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시행령에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운영비는 중앙 정부가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장애인특별운송사업은 중앙정부의 보조금 지급 예외 대상이다).

장애인특별교통수단 예산을 지방 정부에만 떠넘겨놓으니 지자체 사정에 따라 장애인 이동수단 차별 문제가 불거진다.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에도 우리 요구를 넣어놨다. 이제 답을 줄 때다. 일단 4월 20일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 토론에서 이준석 대표를 만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인 이동권 문제는 반드시 꼭 풀어야 할 문제다. 그런데 이 대표는 (전장연의 투쟁) 방식에 대한 문제만 이야기한다. 이준석 대표에게, 혐오와 갈라치기, 낙인찍기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 이 대표는 토론회 자리에서 사과해야 한다."

태그:#이준석,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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