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코로나 확진 자가검사기 결과 자가격리가 끝난 아이를 제외한 부부는 여전히 뚜렷하게 두줄이 나왔다.
 코로나 확진 자가검사기 결과 자가격리가 끝난 아이를 제외한 부부는 여전히 뚜렷하게 두줄이 나왔다.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한집에 사는 가족 구성원 3명이 3일 간격을 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됐다. 그리고 9일 0시를 기해 최종 자가격리가 해제됐다. 2주일간 가족이 경험한 코로나19 일명 '오미크론' 감염 상황을 정리했다.

개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일각에서 말하는 빨리 확진되는 것이 나을 듯하다는 주장에 공감되지 않는다.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새벽 늦어 조용한 시간 방에서는 여전히 기침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벌써 보름이 넘었다.  

39도를 훌쩍 넘는 체온, 쉽게 잡히지도 않아

지난 3월 23일경 초등학생인 아이가 자기 전에 몸에 열이 났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일상과 다름없었다. 당일 아침 자가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와 코로나 확진을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튿날 상황은 심각했다. 아침부터 38도까지 열이 오르더니 결국 병원 검사 결과 양성 확진을 받고 25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계절감기나 독감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열은 서너 시간 단위로 38~39도를 오르내렸다. 해열제를 이용해도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자가격리를 시작한 아이 상황은 갈수록 심해졌다. 격리 2일째는 두통에 인후통까지 시작됐다. 목소리가 변할 정도로 기침이 끊이질 않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식사량도 크게 줄었다. 

아이 혼자 자가격리가 힘들어 엄마가 한방에서 챙겼다. 사실상 나 혼자 격리생활을 한 셈이다. 하루 24시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했다. 새벽까지 열을 내리기 위해 찬 수건으로 몸을 씻겨 냈다. 그렇게 3일이 지났다.
 
가족 구성원 모두 코로나19 확진으로 모두 약국에서 처방 받은 약을 복용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코로나19 확진으로 모두 약국에서 처방 받은 약을 복용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곁에서 챙기던 아내, 3일 만에 확진

다행히 아이 열은 조금씩 내려갔다. 그 외 증상은 오히려 심해지거나 그대로였다. 가족 구성원이 확진되자 하루가 멀다고 자가검사를 진행했다. 아이와 한 방을 사용하던 아내 상태가 다소 심각해졌다. 몸살 기운에 인후통이 생겼다. 자가검사에서 두 줄이 나왔다. 보건소에서 결국 양성 확진을 받았다. 아이 확진 3일 만이다. 평소 큰 병치레 없던 아내였다. 초기만 해도 견딜 만한 정도라고 했다. 이번 기회에 쉴 것을 당부했지만 그러질 못했다.

격리 2일 차부터 몸살 기운에 종일 누워있어야 했다. 확진돼 옆 방에서 생활하는 아이까지 챙겨야 했다. 3일 차부터 기침에 가래도 심해졌다. 회사 업무도 봐야 했다. 늦게까지 쉽게 잠을 청하지 못했다. 비대면 치료 후 약을 처방받아왔지만, 당장 효과는 '글쎄'였다.

4일이 지나고 아이는 7일간 자가격리가 끝났다. 아내도 증세가 다소 호전됐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 가족은 각자 방에서 식사했으며,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일주일여 사이 보건소를 찾아 진단검사만 2번 받았다. 사실상 하루건너 자가검사를 받았다. 진단도구를 사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2년간 방역에 최선 다했는데

이달 1일 결국 기자도 확진됐다. 일상이 가능하도록 집에서 한 명은 확진되지 않아야 한다며 챙긴 아내의 노력도 수포가 됐다.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한 감염병의 공포를 느꼈다. 확진 증세는 진단 도구보다 몸이 먼저 느낀다. 혹시나 하면 대체로 역시나다. 아이도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확진 첫날부터 심각한 두통에 시달렸다. 평소 조금씩 괴롭히던 치통 등 증세가 심각해졌다. 그사이 자가격리를 마친 아내가 약을 챙겨줬다. 격리생활을 마친 아이와 아내는 여전히 가래와 기침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이상 약을 챙겨 먹고 있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지금도 집에서 기침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산 이후 2년 넘도록 가족들 나름대로 방역에 적극적이었다. 건강상 더 조심해야 할 이유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확진은 한순간이었다. 확진 이후 전염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였다. 특히 아이가 있으면 부모의 확진은 불가피했다. 다행스럽게 회사 지원과 주변 격려에 7일간 자가격리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여전히 후유증은 남아 있고, 무엇보다 걱정과 두려움은 막연한 '트라우마'로 각인됐다. 코로나19보다 더 심한 감염병이 창궐하면 과연 우리는 안전하게 넘길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 용인시민신문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