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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가 노란 스카프를 목에 맨 사진 2022년 4월 19일자 동아일보 A8면에 실렸다.
 김건희씨가 노란 스카프를 목에 맨 사진 2022년 4월 19일자 동아일보 A8면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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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세월호 8주기 다음날 노란 스카프 매고 한강 산책(조선일보)
김건희 여사, 세월호 8주기 다음날 노란 스카프 매고 산책(연합뉴스)
김건희, 세월호 8주기 다음날 '노란 스카프' 착용... 팬카페 "센스 있다"(한국경제)


주요 언론들이 또 다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씨의 옷차림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 8주기 다음날 김건희씨가 노란 스카프를 목에 매고 윤 당선인과 함께 한강 산책을 나간 사진이 공개되면서부터다. 

김씨가 '노란 스카프'를 매고 산책을 나간 사진에 대해 네이버 뉴스 검색 기준 34개의 기사가 나왔다. 기사 구성과 내용은 대부분 비슷했다. 김씨가 노란 스카프를 매고 윤 당선인, 반려견 토리와 17일 잠원한강공원을 산책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의 노란 스카프는 '세월호 참사 추모'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일부 기사는 김씨의 팬카페 반응을 덧붙이기도 했다. 

대다수 기사가 마치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처럼 천편일률적이었지만, 해당 기사들 중에는 포털 주요 기사에 올라 수천 개의 댓글을 받은 것도 있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땡건(김건희) 뉴스"다, "연예인 근황 소식이냐", "이게 기사거리냐", "반려견 토리가 경찰특공대 가슴 줄을 착용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의미냐" 등의 부정적 의견을 남겼다. 윤 당선인과 김건희씨는 16일 당일 이뤄진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사진 속 패션에만 집중... 의혹은 오히려 감춰진다

김씨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공개되는 사진 하나하나가 화제가 되며 기사화되고 있다. 문제는 언론이 마치 연예인이나 SNS 유명인을 다루듯 사진 한 장으로 김씨에 대한 수십 개의 기사를 양산하면서, 그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논문 표절 의혹 등에 얽혀 있는 '공인'이라는 걸 망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팬카페' 등의 여론을 인용하다 보면 "센스 있다"라는 주관적 의견이 기사에 들어가는 등 사실상 김씨에 대한 찬양에 가까운 내용이 담길 수밖에 없다. '권력에 대한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조차 잊게 되는 셈이다.

심지어 언론에 공개된 김씨의 사진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 김씨의 SNS에 올라와있지도, 언론사 기자가 찍지도 않았다. 지난 번 자택 인근에서 경찰특공대 폭발물 탐지견을 안고 찍은 사진과 이번에 노란 스카프를 매고 찍은 사진의 출처는 '독자 제공' 혹은 '팬카페'였다. 사진을 찍은 사람이 누군지, 어떤 경로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는지도 불분명하다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보도 과정은 언론이 '취사 선택된', 즉 개를 품에 안거나 '세월호 추모'를 뜻하는 노란 스카프를 매고 있는, '따뜻하고 온화한' 김건희씨의 이미지 사진만 보도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한편 해당 기사들을 연합뉴스와 같은 국가기간통신사가 주도하고 확산시킨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폭발물 탐지견 사진의 경우 연합뉴스가 최초 보도했으며, '노란 스카프' 사진 역시 연합뉴스 보도 이후 사진을 인용 보도하는 언론사가 급격히 늘었다.

태그:#김건희, #노란 스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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